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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미소를 머금고

엿장시 맘대로~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4. 10. 9.

어릴적 엿장시 가위질 소리가 들리면 같이 놀던 동무들이

느닺없이 제각기 집으로 담박질을 쳤었다.

집안팎을 두리번거리며 마루밑의 닳아빠진 흰고무신,

소주병, 대둣병과 찌그러진 양재기와 비루푸대기를 줏어들고

기대에 차 눈썹휘날리며 엿장시를 쫓아갔던 기억이 난다.

 

"자아~엿 사시요, 엿들 사아!

아들 밥비벼주다가 숟가락 몽당이 뿌러진것,

부부쌈 하다가 놋사발 내붙친것,

누룽밥 긁어먹다가 양은냄비 빵구낸것,

재앙시런 외아들이 붕알시계 고장낸것,

생과부 오줌발에 놋요강 찌그러진것,

동서간에 싸우다가 솥뚜껑 깨묵은것,

쓰자허니 못쓰것고, 내뿔자니 아까운것,

뭣이든지 싸게싸게 갖고 와서

달고 맛있는 엿허고 바까묵어...."  ㅡ태백산맥 중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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