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4일 일요일
어제 알바를 심하게 해서인지 몸이 쑤시고 결려 일찍자고
늦게 일어나 게으름을 피우며 포장해 온 팥죽을 나눠 먹는다.
밖으로 나오니 안개가 자욱하고 밤새 서리가 많이 내려
일찍 산행에 나서지 않은게 다행으로 여겨진다.
활인동치에서 들머리로 오르는 길이 좋지 않다하여
크리스탈모텔입구 쪽으로 들어와 마이종합학습장에 주차한다.
마이종합학습장에서 내려와 농장입구 울타리에 있는
시그널을 발견하고 풀숲을 헤치며 산으로 오른다.
아침에 편의점에 들러 김밥 두줄과 생수 2병을 샀는데
물을 차에 두고 와서 남편이 다시 가지러 갔다온다.
이곳에도 마른 고사리가 많이 보여
봄 고사리철에 오면 땡 잡겠다.
뒤를 돌아보니 마이산이 그림자처럼 따라 붙는다.
오늘 산행할게 걱정스러웠는데
길이 완만하여 아직은 걸을만 하다.
벤치만 보면 앉아서 쉬고 싶어진당
최근에 길을 정비하였는지 새로 낸 등산로 표지판이 있다.
부귀산 3.96km
절골 갈림길
길을 가로질러 산으로 오름
우회길로 간당^^
우회길 고고 씽~
부귀산 된비알 시작
된비알을 끙끙거리며 오르기
잠시 임도를 따라가다가
계단타고 산으로 오름
꽃잔디마을 갈림길 이정표 지나고
부귀산 정상까지 갈길이 멀기만 하다.
정곡제 갈림길에서 우측 방향 진행
발목까지 파묻히는 미끈미끈한 낙엽 쌓인 등로
눈길을 가듯 조심조심 느리게 오른다.
정맥길 아래로 시멘트 임도가 구불구불 같이 간당
부귀산 806.4m
정상석이 있을만한데 없어서 쫌 서운하네
남편은 아직 괜찮다는데 난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아
음식을 잘 못먹어서 인지 배가 고파 김밥 한줄을 해치운다.
높아서 조망이 좋을 줄 알았는데 사방이 막혀 있어 아쉽구만.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무덤 뒤쪽 바위로 된
절벽위에서 조심스레 내려다 본 조망
대책없는 미세먼지 속에서 마이봉이 간신히 존재감을 알린다.
아래쪽에 멋진 전망대가 보여서 남편이 먼저 내려가
견우와 직녀처럼 서로를 바라 보며 애를 태운다.
여보~~ 빨랑 와~~ㅋㅋㅋ
최고의 조망처인데 이노므 미세먼지를 어쩔끄나~~
다시 못 올걸 생각하니 넘 아쉽고 속상하다.
이런 멋진 전망대에서는 만세를 불러야 마땅한데
잘 안보이니 두 손가락만 들었당 ㅋㅋㅋ
덩달아 남편도 시무룩해 보이고 ㅋ
마이봉과 지나온 능선들을 다시 한번 담아보고
위쪽에 있는 절벽과 가야 할 능선
절벽 틈에서 자라는 멋진 소나무들을 조망한다.
절벽을 우회하여 내려가는 길
위험하여 멀리 떨어져서 뒤따라 간다.
요즘 말로 하자면 졸라 무섭고, 열라 힘들고, 대따 미끄럽당
이쪽 방향으로 올라간 사람들은 반죽음이 되었을것 같다.
아님 초주검 일지도 ㅋ
한참만에 내려서서 올려다 본 된비알
봉우리를 몇개째 넘어 오는데도
이름표가 없으니 어디가 어딘줄 모르겠고
나무들 사이로 부귀산이 내려다 보고 있어
가끔씩 아는체를 해주며 걷는다.
부귀봉으로 이어진 능선
생각보다 날씨가 덥고 힘이들어 봉우리에
올라서면 자동으로 앉을 자리부터 찾는다.
아침에 되돌아가서 물을 안 가져왔으면
물이 부족하여 중도탈출도 불사했을 것 같다.
혼자라면 놓칠수 있는 많은 부분들을 채워주고
앞장서서 리드해 주는 남편께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힘들게 올라 온 봉우리에 표지판이 없어서 맥이 빠졌는데
물을 마시려 고개를 쳐드니 높은 나무가지위에 표지판이 달려있다.
이렇게 애를 많이 써서 무명봉에 표지판을 달아 논
준.희님께 감사장이라도 보내드리고 싶은데 어디로 보내야 하나~
암튼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긴긴 오르막과의 사투
낙엽은 미끄럽지
날씨할라 덥지
먹어도 배는 금새 고프지
물을 마셔도 목은 마랍지
다리는 퍽퍽해서 제자리 걸음이지
숨은 차서 넘어가려 하지
봉우리는 높게만 보이지
아이 고~ 나는 간다~ 골로 간다~
넋두리라도 하면서 가야지 제정신으로 몬 올라가것다.
남편은 벌써 저만치 갔는데 난 언제 다 올라가나
또 무명봉...
520.7봉은 어느만큼 가서 있는 봉우리인지
알수가 없으니 표지판이 있으나마나네
가정마을을 지나가나 보다.
질마재 인가?
차소리가 계속 들려와 금방 도로로 내려설 줄 알았는데
앞에 좌측으로 길게 보이는 능선을 타고 내려간다.
능선 좌.우로 도로가 보이는데 정맥길은
좌측으로 멀리보이는 도로로 이어진다.
돌무더기가 많아 성터였는지 살펴보았으나 알수가 없고
도로로 내려서지 않고 동물이동통로로 건너가기
단풍잎 진 자리
블로그에선 가죽재라 보았는데 오룡재라 표기 된 이정목
봉우리 높이도 다르게 표기되에 있어 감 잡을 수 없음이요
가을이라 잎이 져서 망정이지
여름엔 잡목들이 발목을 잡고 늘어지겠다.
된비알 올라서니 622봉 리본이 달려있다.
희망사항일뿐 앞에 있는 봉우리가 622봉이란 사실
암봉인 622봉을 젖먹던 힘을 써서 올라가야 하는데
벌써 오래전에 다 써버린 듯 ㅋㅋㅋ
조망은 좋으나 미세먼지가 훼방을 놓으니 대충보고
암릉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야 할 산이 대기하고 있다.
내림길에 바위들이 성벽처럼 둘러쳐져 있어서
발디딜 공간이 옹삭하다.
어찌저찌하여 내려와서 돌아본 622봉
대기하고 있던 다음 봉우리 탑승
구간 거리가 짧아 쉽게 끝낼 줄 알았는데...
오르막내리막의 연속이라 녹초가 되어간다.
이렇게 평탄하고 폭신한 길만 남아 있으면 좋으련만
봉우재봉
큰 산이 또 대기하고 있는 듯하여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
하지만 더 놀랍게도 우회해서 간다.
다음 봉우리도 우회한다.
지화자 조쿠나~ 얼쑤~~^^
조약치
마지막 고지를 향하여 박차를 가한다.
주화산 3정맥 분기점
호남정맥
금남정맥
금호남 정맥을 완주하였다.
먼저 올라와서 힘들게 올라오는 내게 수고했다고
반겨주는 남편과 부둥켜 안고 눈물을 낄끔 흘린다.
2015년 10월 9일 새벽 안개속에서
떨리는 마음을 안고 9정맥의 첫발을 내딛었었다.
모래재휴게소에서 이곳으로 오르면서도 알바를 했는데
금남정맥을 시작하는 부부를 만난 덕분에 오늘이 있는 것 같다.
사연 많고 추억 또한 깊게 서린 3정맥 분기점 뒤로 하고
호남정맥 방향으로 내려간다.
지나는 길에 못 보던 전망대가 있어 올라가 본다.
안개가 낀것 같은 미세먼지에 잠겨있는 봉우리와 능선들
전주공원묘지가 보이누만
도로가의 농염한 단풍~
정맥과 차회수를 하기위해 5차례 다녀가는 모래재 휴게소
모처럼 단풍놀이 나온 향락객들이 많아 붐빈다.
30분을 기다려 오후 4시 50분 (5시 3분 승차)
버스를 타고 진안으로 간다.
**2인 하루 경비 내역
편의점에서 생수 2병 김밥 2줄 구입- 5천원
모래재 휴게소에서 진안가는 버스비 - 2천 5백원
저녁식사 휴게소 칼국수 - 1만 4천원
자차경비 약 1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