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4일 일요일
친정 가까이에 2박 3일 산행을 가서 거리가 어중간하여 엄마를 못 뵙고
올것 같아 죄송했었는데 어젯밤 장례식장에 들렀다가 친정으로 갔다.
숙박비 굳은 돈으로 엄마가 두고 잡수실수있도록 갈비탕과 과일, 생선을
사드리고 예전보다 건강해진 모습을 뵙고 잠을 청하니 마음이 편안했다.
남여치
이왕 작정하고 나온 길이니 고창에서 가까운
내변산 산행을 하고 귀가하기로 한다.
남편은 오며가며 운전하느라 힘들고 피곤할테니
나만 내려주고 하산길인 내소사로 가라한다.
으슥하고 등산로 찾기도 어려울까봐 걱정했는데
등산객도 더러 있고 등로정비도 잘 되어 있다.
가파른 오르막을 힘들게 올라섰는데
앞쪽에 태산이 또 버티고 있다.
계속되는 오르막에 질려갈 즈믐 우회길이 반갑게 맞아준다.
월명암까지 500m
월명암
인기척을 듣고 짖으며 달려나온 황소만한
털복숭이 아무개가 접근금지 시킨다.
예전 같으면 걸음아 나살려라 삼십육계였겠지만,
1대간 9정맥 하면서 쌓은 이력으로 적당히 구슬린다.
우회길과 편안한 길이 계속되어 발걸음이 가볍다.
내변산 관음봉과 직소보가 보이고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바윗길이 난도질을 해놓은듯이 잘게 쪼개진 모형이다.
난간 잡고 조망보며 조심조심 내려선다.
내변산분소 방향에서 가벼운 차림으로
직소폭포를 보러 올라오는 사람들과 만난다.
직소보다리를 건너서
템플스테이 하시는 분들이 직소보전망대에서 기념촐영 중~
전망대에서 바라 본 관음봉 전경
물빛에 반영 된 직소보 전망대
직소보 둘레길을 걸어 선녀탕 갈림길에서
선녀탕에 다녀오기로 한다.
선녀탕
선녀는 추워서 온천탕을 찾아간듯 보이지 않는다ㅋㅋ
내변산 직소폭포
직소폭포 전망대에서 바라 본 모습
전망대 아래로 내려가는 데크길
직소폭포를 다시 한번 담아보고 걸음을 옯긴다.
아저씨 두분을 만나
세봉삼거리까지 함께 걷는다.
직소폭포위를 지나가고
말없이 걷던 두분 중 키 큰 아저씨가 돌부리에 치여 휘청거려서
"제가 안 밀었어요~" 했더니 웃으며 친근하게 대해주신다.
혼자 산에 다닐때 만나는 아저씨들은 하나같이
누가 업아가면 어쩔려고 혼자 다니냐며 걱정해 주신다.
산에서는 제 혼자 몸뚱이도 감당하기 힘든데
행여나 업어다 주면 고맙겠지 ㅋㅋㅋ
재백이고개
잠시 쉬어서 조망도 보고 아저씨들이 주시는
흑미찰인절미와 쥬스를 낼름낼름 받아 먹는다.
재백이고개에서 위쪽 능선으로 오른다.
전문 산악인 같은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래전 부터
전국의 산들을 안방 드나들듯 하신 등산 마니아와 베테랑이시다.
두분 배낭 크기나 무게가 장난이 아니어서 비박 가시냐고 물으니
내변산의 숨은 비경을 찾아 종주하면서 먹을 간식과 점심이라 하신다.
곰소만이 보이기 시작하고
재백이고개를 올라가면서 더 멋진 절경들이 보이는 암릉이 나온다.
조망 좋은 널찍한 공터에서 내변산 산세와 종주길을 설명해 주시는 아저씨~
앞에 보이는 봉우리 너머 골짜기엔 사람이 살고 있는 인가도 있다고.
지나온 직소보도 아주 작게 보이고 올라야 할 관음봉과
멀리 부안 변산반도 곰소만도 잘 보인다.
관음봉 오름길
낙석주의 지역 안전통로
조망 좋은 곳이니 또 사진을 찍어주시겠다고 하셔서리
변산반도 내변산 관음봉 정상 489m
내변산의 관음봉은 동쪽의 세봉과 함께 능가산 또는 봉래산이라
부르며 내소사 일주문 현판에는 '능가산내소사'라 적혀있다.
관음봉 정상에서 바라 본 내변산과 곰소만
정상에서 기다리던 남편과 아저씨들을 서로 소개해 드리니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쓸데없은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눈다.
누가 부탁한 것도 아닌데 아저씨들은 나를 안전하게 남편한테
인계하여 책임을 다했다며 스스로 만족해 하신다ㅋㅋㅋ
100명산 서른일곱번째 내변산 관음봉 인증~^^
빈몸으로 올라왔던 남편이 내 배낭을 메고 앞장서 내려긴다.
서해바다와 내소사 전경을 바라보며 내려가는 길
세봉 직전 조망터
산 위에 고여있는 물이 아직 가보지 못한
백두산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을 연상케 한다.
산 아래에 반듯하게 지어진 암자가 보인다.
세봉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단체 등산객들을
조심조심 지나 와서 뒤돌아 세봉을 담는다.
먼저 가신 줄 알았던 아저씨들을 다시 만나고.
세봉삼거리에서 인삿말을 주고받으며
헤어져 우린 내소사 일주문 방향을 따라간다.
조망 좋은 곳에서 쉬어간다.
지나 온 관음봉과 세봉 조망
미끄럽고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와서
지나온 길을 올려다 본다.
반듯한 등로를 버리고 샛길을 따라 내소사로 내려간다.
저 분들은 산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우리가 무장공비 같겠다.
조용히 북적이는 인파속으로 파고 든다ㅋㅋㅋ
내소사 대웅보전과 삼층석탑
보물인 내소사 대웅보전 꽃살문
현존하는 꽃문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최고수준의 걸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음
쿵짝거리는 소리가 산위에까지 시끄럽게 들려와 무슨일인고 했더니
밴드와 가수를 초청하여 오색등이 내걸린 절마당에서 잔치를 벌이고 있다.
절간 같이 조용하다는 옛말은 잊어줘야겠다ㅋ
따뜻한 찻잔을 들고 관객석에 앉으니
유행가 가락에 몸이 반응한다.
초대가수가 바뀌고 기타반주와 듣고 싶었던
임지훈의 '회상' 노래가 가을 산사에 울려퍼진다.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느꼈을때 나는 알아 버렸네
이미 그대 떠난후 라는걸
나는 혼자 걷고 있던 거지
갑자기 바람이 차가워지네
마음은 얼고 나는 그곳에 서서
조금도 움질일 수 없었지
마치 얼어버린 사람처럼
나는 놀라 서 있던거지
달빛이 숨어 흐느끼고 있네
우 떠나버린 그 사람
우 생각나네
우 돌아선 그 사람
우 생각나네
묻지 않았지
왜 나를 떠나느냐고
하지만 맘은 너무 아팠지
이미 그대 돌아 서 있는데
혼자 어쩔수 없었지
미운건 오히려 나였지
우 떠나버린 그 사람
우 생각나네
우 돌아선 그 사람
우 생각나네
묻지 않았지
왜 나를 떠나느냐고
하지만 맘은 너무 아팠지
이미 그대 돌아 서 있는걸
혼자 어쩔 수 없었지
미운건 오히려 나였어
미운건 오히려 나였어
능가산 내소사 일주문
내소사 주차장 부근 식당에서 청국장을 시켜
늦은 점심을 먹었는데 청국장 맛이 일품이다.
다음에 엄마 모시고 내소사에 와서
청국장을 또 한번 먹어봐야지~
3일간의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귀가하는 길이
무척 막혀 휴게소에 들러 한잠 자고 쉬엄쉬엄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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