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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간 9정맥/한남정맥(終)

한남정맥....마지막구간 ; 장승고개~것고개~문덕재~문수산~보구곶리 18.2km 6시간 20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6. 3. 16.

2016년 3월 13일


겨울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집에서 가까운 한남정맥을 이어가며,

경기도 일대 가깝고도 먼 이웃고장들을 탐방하는 쏠쏠한 재미를 맛보았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니 구비구비 추억이 아름답게 물들고....

두럽고 힘든 기억들은 어느새 자취를 감춘듯~


아무리 궁리를 해봐도 교통편이 복잡하여 자가용을 타고가서

오는길에 여행을 겸하기로하고 1시간을 달려 장승고개에 도착했다.

흐리다가 비가 올거라는 예보대로 우중충한 날씨지만,

춥지도 덥지도 않으니 좋은날이지~




잡목과 가시넝쿨을 헤쳐나오니 편편한 임도가 이어진다.

우리네 인생도 그러하겠지!


지난번 호남정맥에서 전해준 봄소식이

이곳엔 아직 도착하지 못 했구나.


서방님이 공부를 안하고 와서 컨닝중인가보다.

왼쪽으로 올라가다보면 공동묘지가 보이니 그쪽으로 가슈~





그냥갈뻔하다가 찾아낸 72.8봉 삼각점.




북한과 근접해서 곳곳에 자리잡은 군부대가 많은가 보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부대안에 군인은 안보이고

개들이 끈질기게 따라오며 짖어댄다.


보슬비가 보슬보슬하게 내리니

보슬보슬하던 땅은 질척해지네~


이정표가 없어서 이름모를 봉우리.


무의도한방병원과 통진두레 문화센타앞

것고개~


해병대를 우회하여 멀리 돌아가는 길


대한 폴리텍 안으로 들어갈까말까?

안들어 가고 신작로따라 진행~


차도 사람도 강아지 한마리도 안보이는 비내리는 마을.


문배술이 꽤나 유명한가 보다.

술을 안마시니 문외한~


문덕재를 금방 지나온것 같은데....

여기가 진짜 같아 보인다.


이런길을 오솔길이라 하는지 소롯길이라 하는지...

둘다 어울리는 이름만큼 이쁜길~


폐타이어를 이용하여 만든 길이 경제적이고 실용적인것 같네.


고정리 지석묘.


찻길 건너에 시그널이 보이고...

오늘도 알바없이 가야지~


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 못쉬고 쭉 걸어왔는데

누군가 깔아놓은 박스가 쉼터로 보이니 좀 쉬어가야지~


한달전부터 건강이 많이 안좋으셔서 이 병원 저병원에 다니시던

친정엄마가 새벽에 응급실에 실려가셨다는 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아픈 엄마를 안보러가고 산에 왔다는 죄책감이 엄습한다.

새로생긴 병원 갔다오고 나서 많이 좋아졌으니 

이제는 걱정말라고 하시더니....우리들 걱정할까봐 참고 계셨었구나!


    

시골 동생한테 엄마가 어떠신지 묻고자 전화를 했는데

순간 말문이 막히고 눈물이 쏟아진다.

상황봐서 서울로 모셔올테니 우선 내려오지 말고 기다려보라한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울엄마 어려운 고비 잘 이겨내시길....

제발 엄마한테나 우리한테나 돌이킬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뒤돌아 가기도 앞으로 나아가기도 어려운 시점.

평소에 우리 부부가 산에 다니는 것을 응원해주시고,

관심있게 지켜봐 주셨던 엄마이시니 전진해야지~


온통 엄마 생각뿐~

길을 잃으면 늦어지니 정신 차리고 걷는다.

빨리 걸어서인지 허리와 무릎이 몹시 아프다.

오늘 거리가 짧고 배낭이 가벼워서 그나마 다행이다.


오르막 길에서 땀과 비와 눈물로 온몸이 젖어간다.

엄마 힘내세요!

나도 힘낼께요~


오늘 이 시간을 헛되어 보내면 안되니까

사진도 꼬박꼬박 찍어야지~


12시...안개가 몰려와 문수산 정상을 점령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비가 눈으로 바뀐다.

내 마음과 같은 날씨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큰 병원으로 가려했는데 엄마가 좀 나아지셔서

우리집에 오셔서 쉬고 다음날 병원에 가기로 했다.

응급상황을 넘겨서 다행이다.

감사합니다!!


북문, 동막골, 경기도학생 야영장 방향으로 해서 

보구곶리까지 2시간은 내려가야한다.



마음은 급한데 안개는 앞을 가리고 몸은 쉬어가라한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고~


조금이나마 틔인 전망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강화도와 머머리섬, 한강, 북한의 개풍땅까지 보인다고 하더군.



이 봉우리를 넘으면 한남정맥을 끝맺나 보다.


수고 많았슈~


두고 온 산.


보구곶리 마을을 돌아보며 장승고개로 차를 회수하러갈

교통수단을 알아보니 12000원 이면 택시로 갈수 있다한다.


보구곶리 마을 회관앞까지 왔네요.

선답자님들의 발길과 손길이 우리를 이끌어 주셔서

무사히 완주하게 되었음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