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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간 9정맥/호남정맥(終)

호남정맥....8구간 ; 천치재~치재산~오정자재~강천산~금성산성 북문~시루봉~광덕산~덕진봉~방축재 29.4km 13시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6. 4. 25.

2016년 4월 23일


길을 막는 잡목과 가시덩쿨을 피해서 늦가을부터 여름오기전까지

호남정맥을 하는게 좋다고들 하시는데 시간내기가 넘 어렵다.

우리가 정맥하려고 고대하는 쉬는날 마다 줄줄이 행사가 있어

최대한 머리를 굴려 짬을 내려하니 뒷꼭지가 따갑다.

24일이 엄마 생신이신데 금요일 밤에 시장을 봐서 자정 12시에 엄마집 도착.

바삐 유부초밥으로 도시락을 싸놓고 3시간가량 눈을 붙인뒤,

여동생에게 뒷일을 부담지우고 천치재로 달려간다.

 

(아무리 찾아봐도 안보이던 천치재 정상석을

도로 가드레일 안쪽 비닐하우스앞에서

산행 끝나고 차를 회수하면서 우연이 발견했다.)

 

천치재에서 오정자재까지만 할것인가! 방축재까지 갈것인가! 고민했지만,

남편이 무조건 방축재까지 가자고 우겨서 아침 5시에 산행 시작.

헤드렌턴을 켜고 산길을 걷는데 산새들이 새소식을

째잘째잘 주고받으며 잠든숲을 깨운다.


날이 어두워 못보고 지나친줄 알았던 찌그러진 주전자가

길위에서 뒹굴고 있어 리본 많은 가지에 걸어주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듯 발길에 채일뻔한 주전자가 나뭇가지에 걸리니

호남정맥 한구간을 상징하는 영예로운 주전자로 탈바꿈~


 

블로그에 산행정보를 세세하고 꼼꼼하게 남기셔서

매번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반야님의 리본발견.

지인을 만나듯 반가워 쓰담쓰담~

 

가마골 임도

 

치재산이 8구간 최고봉이라 했는데

초반이라 그런지 그리 힘들지 않게 올랐네~


멀리까지 눈에 잡히는 산너울과 실금처럼 이어진 산길이

카메라를 거부하며 이리저리 제모습을 감춰버렸군.

정광사 갈림길~

피젯골이라 하는구만.

 

용추봉...별멋은 없지만 성의를 봐서 인증샷~


 

산죽길을 지나며 지나온 산죽길들이 떠올려진다.

병이 들었는지 한꺼번에 꽃대가 올라왔던 산죽도 있었고,

무성하게 자라 터널을 이루었던 산죽과

싱그러운 생명력이 넘실되던 산죽,

그리고 가랑비오는날 바짓가랑이를 흠뻑 적시게 했던 산죽들...

 

산에피는 철쭉은 대부분 연분홍이네~

 

 

깃대봉도 있었구나~

 


여기는 왜 벌목을 다했을까?

 



간식으로 허기를 면하며 봉우리 몇개를 넘고

또 된비알을 오르려니 힘이 드는구만. 

 



전망좋은곳에서 한숨돌리고 땀을 식히야지~

 

어디가 어딘지는 모르지만 산도 마을도

봄옷을 입으니 더욱 아름답구나!

 

염소목장 전기울타리를 따라 진행하니 분뇨냄새가 진동하던데

마을사람들은 면역이 되서 참고 살만한가~

널찍한 바위에서 오렌지를 까먹으며 오랜만에 여유를 부리고...

 

양쪽으로 철조망이 쳐져있어 좁은 철망사잇길을 따라 마을로 내려오니

잔잔한 야생화가 과수원울 수놓고 있다.

 

진보라빛 때깔고운 이꽃은 제비꽃 종류인가?

 

너의 빛깔과 향기에 맞는 이름을 불러주어야 할텐데...

보기는 많이 봤어도 이름을 몰라 미안하구나~



 

오정자재에서 산행을 마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간.

길 좋고 완만한 길이 많으며 날씨도 시원하고, 

전망도 좋아 오늘 산행이 즐겁다^^


521.9봉을 오르느라 땀좀 뺐네~


아담한 저수지도 보이고~

 

있을건 다있고 보일건 다 보이는 강천산 구간.

 

바람아 불어다오~


오늘 컨디션이 좋아 나는듯 걷고있는 남편~


이번 산행을 앞두고 100대 명산인 강천산구간이라 설렘과 기대감이 컸었다.

명성을 듣고 5~6년전 친목회에서 오려고 날잡아 놨었는데,

나때문에 결국 무산되었었고 나는 호남정맥 덕을 본다ㅎㅎㅎ   

 

 


강천산 주봉인 왕자봉

 

부드럽고 평탄한길.


산허리를 따라  삥 돌고 있는 느낌이 들어

지도를 보니 정말 한바퀴돌며 가는길이다.


연녹색깔 잎사귀들이 눈을 시원하게 정화시켜주네~

 

저 위에 성곽이 모습을 드러내는군.


금성산성 북문에 입성하여 망루에서 두 다리 뻗고 앉자

유부초밥을 먹으며 망중한을 즐긴다^^


담양호 맞은편 추월산이 어느뫼요~


 

성곽따라 동문쪽으로 진행~

 



성벽길 걸으며 발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끝내주는군~

 

웬만해선 외눈하나 깜짝 안 하는 이 양반도 넋이 나갔구만ㅋㅋㅋ




앞서 갔던 산객이 돌아나오며 길이 없다하고 뒤에서 남편도

거기로 가는게아니라고 외치지면 뭔가에 끌린듯 북바위에 오른다. 


강천산하면 이렇게 멋진 금성산성길과 북바위가 번뜩 떠오를것 같다!
 

연하고 진하게 물들인 초록물결~


100대 명산은 운좋아서 뽑힌게 아니라고요~

먼저 내려가면 소나무 좀 폼나게 찍어주셈~

 

옥토끼가 놀기엔 손색이 없는 자리구만 으~흠~

 

비탈진 바위틈에 뿌리 박고 중심잡은

위풍당당한 소나무가 멋져부려!!

우회길로 간 남편은 운대봉도 못 밟아보고 우회하노~

 

이정표 방향이 어중간한 지점을 가르키고 있어

성벽길 놔두고 편안길 따라갔다가 10여분 알바.

돌아와서 보니 윗길에 리본이 달려 있었네~


시루봉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야 한다기에 남편만 올려보냈는데

한참지나도 기척이 없어 찾아나섰다.

 

오늘 미세먼지가 많다는 일기예보 였는데

생각보다 시야가 좋다.

남편 혼자 즐감하고 있느라 무소식이었구만.

 



잊지못할 전경들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강천산~


아직도 갈길이 멀었다고 발길을 재촉하는

남편을 따라가는데 점점 간격이 벌어진다.

 

우뚝솟아 있는 저 높은 산을 언제 올라간다냐~

다리가 달달 떨려온다.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너를 보고

냥 갈수없어 사진핑계로 잠시휴식.

 

 

먼저 올라가서 쬐매만 기둘리시요~


 

광덕산 정상에도 올랐넹


 


 

 

임도 가로질러 급경사 내리막을 간신히 내려와

다시 잡목우거진 급경사 산길을 내려서서 만난 넓은 임도.


 

돌탑있는 우측산길에도 고사리와 두릅이 눈에 띄긴하나

먼저 본 임자가 다 채취해가고 가뭄에 콩나듯 보인다.


 

광덕산에서 2.4km 거리에 있다는 350봉을

벌얼써 넘어온줄 알았는데 누가 여기다 옮겨놨을까 이~


 

 


 

뫼봉왔으니 남은 간식과 물로 다시 충전하고

마지막 덕진봉을 힘내서 가야하는데...눕고 싶다아~


 

반가운 덕진봉 돌탑과 표지판~


 

오매불망 그리던 방축마을이 보인다 보여~^^


 

수돗가에서 상추를 씻고 계시는할머니댁에 들어가 물한병 받고

상추가 맛있겠다 하니 아무데나 들어거서 뜯어가라 하신다.

인심 좋은 말씀에 이미 먹은거나 진배없이 마음이 넉넉해진다.


 

마을 길에도 드문드문 이정표를 세워놓은 순창군 금과면의

아름다운 방축마을에서 6시에 13시간의 산행종료~

큰길로 나오니 수퍼 맞은편 집앞에 택시가 세워져있어

아저씨를 불러 손쉽게 천치재로 차를 회수하러갔다.

 

 

 

 24일 엄마 생신날~

간만에 5남매가 함께 엄마와 외삼촌부부 모시고 유달산에 올라

노적봉과 목포 앞바다를 구경하고 바닷가 회집에서 맛점~


 

고창으로 돌아가는 길에 계획대로

공음면의 학원농장 청보리밭 축제현장도 둘러보고~

푸르게 펼쳐졌던 1박2일이 꿈같이 흘러갔구나!!

감사한 마음으로 새로운 한주를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