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3일 월요일
비가 오면 늦잠이나 실컷 자고 여기저기 관광이나 하자고 했는데,
새벽에 일어난 남편이 땅은 젖었는데 비는 그쳤다고 산행을 하잖다.
멀리까지 내려왔으니 본전은 뽑아야 한다고~
편의점에서 아침과 점심에 먹을 김밥을 종류별로 사서
삼수마을 정자에 주차 후 왕새고개로 간다.
오는길에 가지가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려 있어서
작은거 한개를 살짝 따고 싶은데 남편이 말린다.
빗방울이 메달려 있어 바짓가랑이와 신발이 젖는다.
정상이 마루금에서 조금만 벗어나 있어도 남편은
갈림길에서 앉자 쉬고 나혼자 갔다오라 한다.
먼길도 마다않고 새벽이나 밤중에 혼자
운전해서 오니 발품은 내가 팔아야지 ㅋ
활성산 정상 삼거리로 돌아와 붓재를 향하여~
주인이 안 돌보는 사이 잡풀과 한통속이 된 차밭.
우째 또 스멀스멀 안개가 몰려온다냐~
습기가 많아 제일 살판난건 버섯류.
아들 손자 며느리 다같이 손잡고 바깥구경 나온다.
기대하고 고대하던 녹차밭 조망을
눈꼽 만큼도 허락지 않은 무정한 안개로다!
짙은 안개때문에 속상해서 힘도 빠져보이고,
왠지 처량해 보이는 것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되지 뭐~
아무도 없고 멀리서 보일리도 없으니
내 차밭인것처럼 찻잎도 따보고 ㅋㅋ
향기도 좋고 예쁜 녹차꽃
차 밭옆에서 사과를 먹으며 한참동안 쉰다.
길가 풀숲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곳에 주먹만한 수박이 3개나 열렸다.
더 클것 같지 않아 제일 야문 한덩이를 따서 가방에 넣었다.
임자있는 수박도 아니고 수박속이 너무 궁금해서리~ㅋㅋ
봉화산 등산로 입구
잘보여도 어디가 어딘 줄 모르는데....
임도가 잘 닦여있어 산에 오르는 것 같지 않다.
이동 통신중계소 지나가고....
마춤한 곳에 쉼터가 잘 설치되어 있어서 애용한다.
조망이 좋은 곳 같은데...그냥 편히 쉬어간다 ㅋㅋ
봉화대
못보고 지나쳤는데 봉화정에서 내다보여 상봉했다.
올라가 보면 뭔가가 보일지도....
구름이 잠깐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돌아온다.
알밤이 천지에 깔렸는데 너무 흔해서 밟고 지나간다.
요즘 애들은 밤을 삶아놔도 까기 싫어 안먹으니 줍지도 않을거고...
시골엔 노인들만 계시니 높은 산까지 주우러 올 사람이 없겠다.
잡풀이 우거져서 못 보고 지나갈 뻔~
길도 좋고 날씨도 산행하기 좋은 날씨라 진행속도가 빠르다.
오늘은 산에 온 사람도 없어 좋은 공기 우리가 다 마신다 ^^
그럭재
앞에 보이는 산을 넘어가야 한다.
된비알 오르느라 땀이 비오듯 했는데
애게~ 272봉?
삼각점 있는 315봉
뭔가가 보일것 같은 기대을 안고 자꾸만 위로 올라간다.
ㅋㅋ 또 수입 잡았다.
산속에 버려진 감나무가 많은데
탁구공 만한 똘감홍시를 먹어보니 맛이 좋다.
홍시 되면 먹을려구 두개만 따서 배낭에 넣었다.
보일락말락~
구름이 다시 걷힌다.
득량만인가 보다.
좀 더 당겨서 보고 또보고...
갑갑하고 답답한 시야가 밝게 터졌으니
점심먹고 노닥노닥거리다 가자구요^^
상큼 달큼한 사과맛이 끝내줘서 쉴때마다
사과 반쪽씩 나눠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이쁜이들아~ 내가 오길 기다려서 꽃피운거 맞지?ㅎㅎ
시누대길
가시나무와 억새들이 길을 접수해 버렸다!
복면강도 처럼 완전무장하고 지나갈수밖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알게 모르게 함께 한
긴 그림자을 앞세우고 오도재로 내려간다.
울 서방님 밤까지 주워가지고 퇴근하시네.
가을 산행 수확이 괜찮구만 ㅋㅋ
버스가 지나가 버려 어제 이용했던
택시를 불러 타고 삼수마을로 간다.
기사님의 안내를 받으며 우리가 지나갔던 곳과
산위에서 구름에 가려 못 보았던 녹차밭등을
골고루 구경하며 가니 재대로 관광을 하는 기분이다.
마을사람들은 정자근처에 얼씬도 안하시는데 호남정맥
산님들을 위해 수도까지 놓아주신것 같은 고마운 마음이 든다.
손, 발씻고 세수하고 흙묻고 냄새나는 양말까지
대충 빨았더니 그런대로 개운하다.
정자에 올라 통통불고 쭈굴쭈글해진 발바닥을
바람에 말리며 기분좋은 휴식을 취한다^^
4시간 밤길을 달려 성남에 올라가야 하니 저녁을 든든히 먹어야 하리.
맛집을 검색하여 보성군청 옆 수복식당에서 꼬막정식을 시켰다.
이 많은 음식을 김치종류만 남기고 게눈 감추듯 했더니 더 이상 바랄게 없다.
이런게 행복인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