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눨 6일 화요일
3박 4일 산행의 마지막 날이라 짐들을 모조리 챙겨
묵직한 배낭을 메고 숙소앞 큰길에 나와 택시를 기다린다.
새벽 4시 30분까지 오기로 한 택시가 감감무소식이다.
전화를 걸어도 안받아 기다렸다가 다시 전화를 하니
잠이 덜깬 목소리로 금방오겠다고 하신다.
새벽에 안 일어나 봐서 알람소릴 듣고도 잠들었었다고..
기사님이 우리때문에 고생이 많으시다ㅋㅋ
천마/곰취농장 갈림길
임도 삼거리까지 걸어가기로 하고 4일동안
정들었던 기사님과 작별 인사를 한다.
임도삼거리 지나 마지막 풍차 직전
배수로 있는 곳에서 산으로 진입한다.
잡목이 우거진 오름길이다.
봉화산 733m
봉수대를 지나간다.
짐이 무거워 무게가 나가는 바나나를
쉴때마다 먹고 무게를 줄이며 간다.
스틱에 걸려 끊어진 더덕넝쿨
주변을 살펴보아도 더덕은 찾을수가 없어
배낭뒤에 메달고가며 더덕향기에 취한다.
쌩쌩한 나무가 왜 쓰러졌을까?
성질급한 남편은 봉우리가 나올때마다
우리가 찾는 봉우리이겠거니 했다가 실망하곤 한다 ㅋㅋ
명동산 812m
이번엔 틀림없는 명동산 정상이다.
조망이 좋아 풍력발전단지가 잘 보인다.
꾹꾹 눌러담아 주신 도시락 한개를 꺼내
찬물에 말아 이침을 먹는다.
맛난 생김치랑 먹고나니 배부르고
짐무게도 줄어 일거양득이다^^
화림지맥 분기점
이렇게 좋을수가~
오르막을 비켜서 간다.
박정고개 임도
얼마전, 서울수락산에 큰 불이 나서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우리 모두 제발 불조심 합시다.
오늘 오후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
구름낀 날씨가 금방 비를 몰고 오면 어쩌나 걱정된다.
완만한 길을 걷다가 오르막이 나오면
다리가 팍팍하고 허리가 뻐근하다고 서로 하소연한다.
포도산 갈림길 690봉
남편에게 슬쩍 800m 벗어나 있는 포도산에 갔다 오랬더니
"나는 안 갈랑게 가고싶으면 당신이나 갔다 와~"하고 주저앉는다.
나도 애시당초 500m이상 벗어난 봉우리는 갈 마음이 없었다.
이구간 이정표는 씨가 말랐나 보다.
선답자들 시그널이 길 안내를 잘해주어 안심이다.
송전탑을 지나간다.
여정봉 630.5m
안내판에 누군가 매직으로 '낙동정맥 여정봉'이라 써 놓았다.
빨간색 사다리는 용도가 뭔지 모르겠다.
산길 걸으면서도 먼산이 보이면 반갑다 ㅋ
낙동정맥트레일 안내도와 이정표만 있어서....삐짐;;
사과나무 울타리길을 따라간다.
사과가 자두만하게 커졌다.
가을에 빨갛게 익어 군침을 흘리게 할 사과나무를 상상해본다.
포산마을로 연결되는 소로길이 보이는 장구메기
갑자기 귀청이 떨어질듯한 충성이 울린다.
위협적으로 계속 울리는 총성이 도대체 무슨까닭인지 알수가 없다.
수확철이 아니니 새나 동물을 쫓는것도 아닐 터.
사냥하는 거라면 동물대신 사람을 잡을 것 같다.
엉겅퀴꽃에 엉겨붙은 벌
임도와 시멘트도로를 번갈아 가게된다.
숲길이 주는 폭신한 안정감이 좋다.
소로길
굴뚝이 있는 이곳은 뭐하는 곳인지...
시간은 이르지만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1박 할땐 음식이 상할까봐 도시락 대신 떡이나 빵으로
식사를 대신하였더니 자주 체하여 애를 먹었었다.
식당에서 공기밥을 주문하고 김치를 부탁하여
도시락을 싸와서 먹으니 내몸엔 보약이나 진배없다.
당집같지 않은 거무스름한 건물을
지나 왔는데 당집이었나 보다.
우측으로 보이는 마을이 포산마을인 듯~
좌측으로도 멀리 마을이 보인다.
혹시 이곳으로 정맥길이 이어지나 살펴보고
도로따라 아래로 내려간다.
좌측 묘지있는 산길로 들어간다.
송전탑지나 한참을 더 가야 화매재라고 한다.
선답자님들 덕분에 잘 가고 있네요^^
화매재
2차선 포장도로가 있는 영양군 경계지역
묘지가 환히 보이는 곳으로 올라간다.
묘지 위쪽에서 쉬었다가 간다.
철조망 울타리가 쳐져있는 밭을 돌아간다.
크고 작은 봉우리를 계속 오르락내리락 한다.
꼭대기에 올랐으나 반기는기색이 없다.
다행이 오름길을 비켜가고....
시루봉 느낌의 봉우리가 나타났다.
삼군봉(시루봉)
청송군.영덕군.영양군에 걸쳐져 있는 삼군봉이라 한다.
시루봉이 아닌 줄 알고 살짝 당황했었쥬?
간식 남은 걸 다 털어먹고
많이남은 물도 조금 버리고 간다
가파른 내리막을 룰루랄라 내려간다.
길옆 숲속에 정자가 보인다.
낙동정맥 트레일은 임도따라 내려가면 황장재란다.
정맥길은 작은 봉우리 2개를 더 넘어간다.
철울타리 너머 황장재 휴게소가 보인다.
멋진 풍차도 보이고~^^
빠져나오고 보니 죄측 끝으로 나오도록 되어있다.
안쪽에도 표지판을 걸어놓으면
굳이 개구멍을 뚫지 않았았을텐데...
꼭 우리의 산행종료시간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황장재에 내려서자마자 빗방울이 후두둑후두둑 떨어진다.
산행내내 4일 동안이나 맑고 시원한 날씨가 계속되어,
축복받는 느낌으로 즐겁고 기쁘게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받고 누린 만큼 앞으로 누군가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해야겠다는 다짐을 절로 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가면 밀린 집안일과 이번 지출로 인한
적자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메고 동분서주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다음 산행을 기다리며 행복한 꿈을 꾸리라~
**영양 -하삼의(곰취농장 갈림길) 택시비 3만원
하삼의- 진보 택시비 18000원
진보 - 안동 버스비 5200원
안동 - 동서울터미널 1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