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일 일요일
한남금북정맥을 테이프만 끊어놓고 사정이 생겨
뜬금없는 금남정맥을 가기로 하였다
대추나무 연걸리듯 정맥길을 헤집고 다니게 생겼다ㅋㅋㅋ
금남정맥은 금호남정맥이 끝나는 조약봉에서 호남정맥과 함께 분기하여
부여의 구드레 나루까지 이어지는 128km의 산줄기이다
금남정맥은 국립공원 계룡산을 비롯하여 도립공원 대둔산 .진안고원의
최고봉인 운장산 등의 명산들이 이어져 있어 '정맥의 꽃'이라 불리운다
주요산으로는 주화산, 입봉, 연석산, 운장산, 인대산, 대둔산,
월성봉, 바랑산, 계룡산, 부소산등이 있다
아, 가을이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찬바람이 불어오고
퇴근시간이면 환하던 거리에 땅거미가 진다
가을엔 하고 싶은일이 많은데
해야할 일이 더 많은것 같다.
추석도 코 앞으로 다가오고....
모래재에 도착하여 날이 밝을때까지 잠깐 눈을 붙이고
산행준비를 하는데 차 한대가 들어온다.
'새벽을 걷는다'는 통영에서 오신 4명의 산사나이들~
이것도 큰 인연이라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함께 출발한다.
휴게소 맞은편 전주 공원묘지
안쪽으로 난 길을 따라 산으로 오른다.
주화산조약봉 이정표를 지나고
주화산 3정맥 분기점
호남정맥에 이어 두번째로 이자리에 서보니 감회가 깊다.
이제 정들었으니 한번은 더 와봐야지~^^
'새벽을 걷는다' 는 분들 뒤에서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간다.
3년전 가을에 왔을땐 나뭇잎들이 초면이라
부끄러운듯 발갛게 물들었었는데....
가을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걷기에 안성마춤이다.
입봉
통영아재들이 잠시 숨을 돌리는 사이
우리부부가 먼저 출발한다.
표고버섯 재배단지 철울타리를 따라 간다.
혹시나 표고버섯이 보일까하고
두리번 거려보지만 그림자도 안보인다.
완만하고 평탄한 길을 지나
걔속 내리막 길을 간다.
26번 국도 보룡재에 내려선다.
고갯마루에 있다는 동물이동통로로 길을 건너야 하는데
남편은 차량통행이 뜸한 틈에 중앙분리대까지 돌진한다.
이럴땐 '부창부수'
남편의 진두지휘하에 일사천리로 중앙분리대를 넘는다.
시멘트길 오르막에서 선답자들의
표지기와 들꽃들이 반겨준다.
구절초
언제봐도 청초하다.
이정표가 안내해주는 산길로 들어선다.
차들의 경적소리가 요란한걸 보니
통영 아재들이 무단횡단을 감행하나보다.
바위지대 된비알을 오른다.
헬기장에서 아침을 먹고 있으니
통영아재들이 다시 추월한다.
오랫만에 산에 들었더니 여름에 성했던
하루살이와 산모기들이 종적을 감추어서 좋다.
산죽들이 무성한 등로
나무사이로 전망을 당겨본다.
675.4봉
반바지가 황조치봉이라고 이름표를 붙여 놓았다.
큼지막한 바윗돌 있는 곳이 700봉 이랬지...
못 알아보고 지나온줄 알았는데 반갑구만~
황새목재
여뀌
흔한 식물이지만 이름을 알고나니 정감이 간다.
산의 아늑한 품속에 안겨 있는 마을
자갈들이 자글자글한 된비알
계속되는 가파른 오르막에 기진맥진
힘내라는 응원에 힘을 쥐어짜본다.
바위구간도 많고 높은 봉우리를 계속 넘어가느라
힘들어 죽을 지경인데 기분이 좋은건 왜일까?
기분에 살고 기분에 죽는다는 것이 이런거구나ㅋㅋㅋ
단풍나무가 아직 청청하다.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한 동생 간병을 하느라
병원잠을 며칠 잤더니 허리와 다리가 묵직하다.
다행히 산행날짜가 되기전에 퇴원을 하여
오늘 맘편히 억수로 고생하고 있다ㅋㅋㅋ
등산로를 정비하고 있는 듯하다.
밧줄 잡고 낑낑대며 또 올라가 봐야지~
오후늦게나 비가 올줄 알았는데
벌써부터 빗방울이 떨어진다.
옴마나~~
시상천지가 다보인다.
저기가 방곡저수지 인갑네~
남편이 지난번 산행때 넘어져서 여기저기 아프다 하더니만
걷는데는 무리가 따르지 않는것 같아 다행이지 싶다.
여보슈~ 앞으론 솟아나온 돌부리는 밟지말고 넘어다니기요~
비가 와도 조망은 기가 막히다.
연석산이 1km 남짓 남았군.
멀리 운장산서봉이 삐쭉하게 솟아나와 선을 보인다.
바위 틈에서 자라는 멋진 소나무
전망대에서의 전망
억새 핀 가을산
가을꽃 한송이만 피어 있어도
가을 분위기가 물씬난다.
비바람에 우비를 휘날리며 한컷~
고도가 높아지니 나무잎 색깔이 다르다.
반가운 첫 단풍
산죽을 쳐내고 길을 환하게 뚫어놓은 고마운분들
추석에도 복많이 받으시길~^^
저 높은 곳을 향하여 간다.
연석산
우측 만항재 방향으로 내려간다.
운장산서봉으로 뻗어가는 마루금이 손에 잡힐듯 하다.
댓닢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사뿐히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가
운장산으로 올라오라고 한다.
만항재
볼수록 멋진 산줄기에 반한다.
토닥토닥 내리던 비가 주춤하고
멋진 소나무에 반한 남편도 주춤한다.
이런 명당에선 무조건 쉬어가는 법~
에고머니나~
다시 날씨도 산길도 험해진다.
갈수록 태산
암봉을 오르기 위한 계단식 계단이 계속 이어진다.
남편은 인삼 깍뚜기를 먹고 왔는지 펄펄 난다.
한계단 한계단 밟고 올라가다 날 저무는 건 아닐련지~
백마고지 고지전을 방불케 한다.
빨리 올라오라는 독촉을 받고
밧줄에 이 한목숨 의지하려 한다.
와~~ 이렇듯 고고한 기상이려니!
고생고생해가며 올라올만 하다.
운장산서봉 1120m
북두칠성의 전설이 깃든 곳으로
정상석은 칠성대라 표기 되어 있다.
드디어 고지 탈환 ㅋㅋㅋ
비바람이 거세게 항거한다.
장군, 기필코 고지를 사수하시요!
바람에 날아갈듯 하여 바위넘어
끝까지 못 가보고 사진으로 남긴다.
정맥에서 600m 쯤 벗어나 있는 운장산(운장대)이
금남정맥의 최고봉이라서 기꺼이 다녀오기로 한다.
이쁘기도 하구나~
운장산이 100대 명산인줄 모르고 왔는데
K2와 산림청이 지정한 100명산이라고 한다.
건장한 청년 둘이서 100명산 와서
비바람과 사투를 벌리며 라면을 끓여먹고 있다.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골짜기
되돌아 본 칠성대
운장대가 보인다.
운장산 (운장대) 1126m
이름 높은 명산이라 그런지 비오는 날인데도
인근의 고장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이 많다.
날씨따라 표정도 무겁고 흐린것 같다.
운장산에서 바라본 전경
운장산(운장대) 남쪽으로 진안팔공산과
그뒤로 마이산이 뚜렷하게 보인다한다.
날씨가 좋으면 대둔산과 군산 앞바다까지
보인다하던데 여기가 거긴가?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나무가지에 우산을 걸쳐놓아
지붕을 만들고 비를 피해 라면을 끓여 먹고 있다.
오늘 같은날 산불 날 위험은 없을테니 봐준다 ㅋ
칠성대쪽으로 되돌아간다.
웅장한 칠성대에 올라 신난 사람들이
각종포즈로 인증샷을 하며 즐기고 있다.
피암목재 방향으로 하산
내리막이 내리쏜다.
동상휴게소 방향으로 ~
웅장한 바위. 툭 트인 조망과 멋진 소나무가
곳곳에 등장하여 힘든 산행의 활력소가 된다.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는 가운데 가파른 내리막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 용을 쓰며 걷는다.
내리막도 이리 힘든데 오르막은 장난 아니겠다.
피암목재
1구간 날머리에 닿았다.
넓은 주차장과 폐업한 옛 휴게소가 있고
입구쪽에 컨테이너 매점이 있다.
뒤따라 내려온 통영 아재들은 택시를 불러
모래재로 차를 회수하러 가고 우리만 남았다.
매점에서 물어보니 주천면쪽으로 1km 내려가면
진안가는 버스를 탈수있다 하여 터벅터벅 걸어간다.
외처사동 버스정류장에서 1시간 넘게 기다려서 비를 흠뻑맞은
부부등산객을 태운 4시 40분행 버스를 타고 진안터미널로 간다.
저녁으로 백반을 먹고 터미널에 들어가서 보니
마침 6시 20분에 모래재를 넘어가는 버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