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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떠도는 인생길/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14번째/ 온타나스~보아디아 델 카미노 29.6km 7시간 30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8. 6. 5.

2018년 4월 29일 일요일

 

 

6시 40분 출발~

추워서 옷을 단단히 껴 입는다.

두꺼운 옷이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무거워서

괜히 가져왔나 했는데 요긴하게 입는다.

 

 

 

좁은 마을길을 벗어나 확 트인 들길을 걷는다.

 

 

 

 

 

 

 

자주 만나는 순례자들이 안 보이고

낯선 얼굴들 뿐이다.

 

 

 

어제 30km 이상을 걸었기에 앞 구간에서 걷는

순례자들과 합류 되어 그런가 보다.

 

 

 

순례자들이 많아서 인지 일요일에도 영업하는 바 가 많다.

들어갈까 말까 엿보다가 조금 더 가기로 한다.

 


 

비가 온 다더니...여기도 일기예보는 잘 안 맞나?

 

 

 

멀리 보이는 뾰족한 산 꼭대기에

"성"처럼 보이는 건물이 보인다.

 


 

동화속 마을처럼 예쁜 마을~

 

 

 

아침에 바 에 들를 시간 때쯤 한국은 오후 시간이라  

얘들과 동생의 카톡을 확인하거나 연락을 취한다.

큰얘가 지극정성으로 안부를 묻고 응원과

격려의 메세지를 보내주어 큰 힘이 되고 있다.

 

 

 

동생은 가끔 친정 엄마 소식을 보내온다.

엄마는 내가 외국에 있으니 서울이 텅 빈것 같다시며

날마다 손꼽아 귀국할 날만을 기다리신단다.

 

 

 

엄마는 젊었을때 고생을 많이 하셔서 나이 들면서

아픈데가 많아 갑자기 건강이 악화 된적도 여러번 있었다.

엄마가 많이 아프셔서 내가 없는 동안에 돌아가시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도 산티아고 순례를 떠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최근 1년 동안 건강상태가 양호하여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는데 출국 1주일 전부터 새벽마다 전화를 하셔서

"몸조심 해라. 좋은것 많이 보고 재미있게 지내다 와라

에미가 아침마다 정화수 떠 놓고 빌고 있으니..."

하시며 목이 잠겨 말씀을 잇지 못하시곤 하셨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길때마다

'엄마가 정화수를 떠 놓고 아침마다 빌어주시니 별일은 없을 거야'

하는 주문을 외며 위안을 받고 내가 복이 참 많다는 걸 느낀다.

 

 

 

 

 

 

산봉우리에 오르니 넓고 넓은 초록의 들판과

멀리 있는 산으로 순례길이 아름답게 이어지고 있다.

각각의 사연으로 길위에 선 순례자들이 부지런한 개미처럼 보인다.

 

 

 

우리의 여왕 개미님도 곱게 납신다 ㅋㅋㅋ

 

 

 

경치 좋고 날씨도 좋고 몸이 가벼우니 

맘편한 순례길~

 

 

 

강아지 한 마리가 갑자기 나타나 쫄쫄 따라온다.

 

 

 

순례길 조개장식도 목에 걸고 내 주위을

빙빙 돌며 보조를 맞춰 걷는다.

"올라, 부엔 카미노~" ^^

 


 

다리만 건너면 마을이 나올것 같다.

 

 

 

한 무리의 제비들이 물을 차고 날아 오른다.

아~하!! 물찬 제비란 말이 여기서 유래 되었나 보네 ㅋㅋㅋ

 

 

 

점심 먹으러 가야지~~

 

 

 

파스타와 또르띠아, 오렌지쥬스~

세 명이서 나눠 먹기엔 조금 부족한 듯 하나 두 세시간 마다 먹으니

내게는 가볍지도 부담되지도 않은 메뉴이며 식사량도 적당하다.

남편은 든든하게 먹고파 빵이나 우유를 더 먹곤 한다.

 

 

 

 

 

 

 

구름이 손애 잡힐 듯 낮게 떠있다.

 

 

 

예보대로 비가 오려는지 하늘이 캄캄해지고

바람이 심하개 불어 몹시 춥다.

 

 

 

 

 

 

 

알베르게를 향해 바삐 걸어간다.

배낭 한 개를 배달 시키길 잘했당^^

 

 

 

보아디아 델 카미노 도착

 

 

 

알베르게라 해서 들어왔다가 미심쩍어 돌아 나간다.

 

 

 

길 따라 건물 있는 곳까지 다시 가서

차례를 기다려 별관에 있는 침대를 배정 받는다.

 

 

 

한국인 모녀 순례자를 만났다.

두 모녀가 활달하고 영어도 잘하여

외국인들과 거리낌없이 소통하는게 부럽다.

대구 아저씨도 늦게 도착하여 반갑게 맞이 한다.

 

 

 

길에서 만난 강아지도 별체에 들었다.

비가 오락가락 하여 젖은 빨래 말리기가 쉽지 않다.

숙소에 라디에이타가 들어와 양말을

널어놓고 침낭속에 들어가 누웠다.

배는 고픈데 추워서 움직이기가 귀찮고

일찍 자고만 싶어진다.

 

 

 

주방이 없어서 순례자 메뉴를 시킬까 했으나

이 비싸고 맛있다는 소문도 못 들어서 망설인다.

마을을 돌아다녀 봐도 마땅히 식사할 만한

곳이 없고 날씨만큼 냉냉하게 느껴진다.

식당을 겸한 알베르게 식품코너에서

구입한 빵과 음료로 저녁을 대신하기로 한다.

 

 

**3인 하루 지출내역

바 -3.2/8.5유로

슈퍼 -5.9유로

알베르게 -24유로

배낭 -5유로

식품구입-8.6유로

커피 -1.5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