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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떠도는 인생길/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15번째/ 보아디아 델 카미노~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 26.km 6시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8. 6. 6.

2018년 4월 30일 월요일

 

 

딸내미가 일어나더니 자는 사람들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자신의 배낭과 소지품들을 챙겨 홀로 나간다.

새벽에 날씨가 춥고 비가 오는 것 같기애

뭉기적 거리고 누워 있는다.

딸내미는 세수한 뒤 얼굴에 애지중지하는 달팡크림 펴 바르고

썬 크림도 살결따라 여러번 덧 바르는 시간이 한 세월이다.

거기다 옷 갈아입고 양쪽 발가락에 바세린을 바른 후

발가락 양말에 발가락 10개를 차례로 끼우는데 반 나절.

양치하고 널브러진 짐보통이를 배낭에 집어 넣을 때쯤

이미 준비를 마친 내가 재빨리 나서서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시키려고 신발끈을 매주고 슬리퍼도 배낭에 넣어준다.

 

 

 

배낭을 들어 어께에 매어주고 스틱과 장갑, 모자 등을

꺼내서 손에 쥐어 주고 드디어 출발~

하지만 뒤에 쳐져서 마지막으로 립스틱을 바르고 

어떠냐고 물으면 예쁘다고 확인을 해 주어야 한다 ㅋㅋㅋ

 

 

 

성질 급한 남편도 이제는 재촉 않고

그러려니 하며 기다려줘서 고맙다.

 

 

 

날이 밝았는데도 커다란 보름달이

해처럼 둥실 떠 있다.

 

 

 

같은 알베르게에 묵었던 한국인 6명이

거의 같은 시간에 출발하여 흩어져 걷는다.

 

 

 

 

 

 

 

긴 수로에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새들이 갈대숲에서 포로롱 날아 오르며

재미 난 놀이를 하는 듯 부산스럽게 짹짹 거린다.

 

 

 

길 옆으로는 끝없는 초원~

 

 

 

아무생각없이 멍 때리며 걷기 좋은 길

 

 

 

마을에 들어서서 수로를 건너 간다.

 

 

 

바 에 들러서 아침 끼니를  잇는다.

어제 먹은게 부실하여 모두들 배가 고픈 상태

게 눈 감추듯 한다.

 

 

 

물 관리를 잘 하는 듯 보인다.

 


 

마을을 지나 간다.

 

 

 

찻길 옆으로 난 순례길

 

 

 

건널목 마다 세워져 있는 순례길 표지석

 

 

 

어젯밤 춥고 머리가 아파 두통약을 먹고 잤더니

멍하던 머리도 개운해지고 베낭을 맨 어께도 가뿐하다.

 

 

 

 

 

 

 

몸살, 감기가 들어오려다 철벽방어를

뚫지 못했나 보다.

 

 

 

볼거리도 없고 날씨가 추우니

빨리 걷는게 상책

 

 

 

 

순례자들의 방명록이 된 사방 벽

 

 

 

딸내미가 즐겨 마시는 음료는

따뜻한 우유에 타 마시는 꼴라까오~

 

 

 

순례견과 주인장

동행하는 외국女가 강아지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으니

1유로씩 받으라고 주인장을 부추키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 ㅋㅋㅋ

 

 

 

요즘 순례자 중 절반가량은 매번

배낭을 배달 시키고 가볍게 걷는 것 같다.

사설 알베르게가 비싼데 깨끗하고 시설좋은

사설 알베르게를 골라서 예악하는 경우도 많다.

매일해야 하는 빨래는 많은 사람들이 손빨래 대신

세탁기와 건조기를 사용하고 있다.

자전거 순례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돈을 많이 들여서라도 좀 더 편하고 즐겁게

순례길을 걷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 많던 포도나무와 야생화는 보이지 않고

먹장구름만이 호시탐탐 비를 뿌릴 기회를 엿본다.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 진입

쉬는 시간 포함 1시간에 4km 이상 걸었나보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여 점심은 알베르게에서 먹기로 한다.

 

 

 

계단에 그려진 다양한 형상의 사람들

길거리에서 만난 신부님이 우리가 한국인 인줄 알아보고

"안녕하세요~ "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넨다.

한국인 순례자가 많이 늘어 난 효과 인것 같다.

 

 

 

수녀원 알베르게가 3곳이 있다는데 그중 한 곳에 들어 간다.

어찌나 수녀님들 인상이 좋고 친절하신지...

한 가족이 함께 온 우리들을 보시곤 놀라워하며 좋아하신다.

딸내미가 샤워 후 젖은 머리로 나오자 영어가 안 되시는 수녀님이

손짓, 몸짓으로 감기에 걸리니 빨리 말리라는 시늉을 해보이신다.

그 모습이 인자하고 자상해 보여 친근감이 든다.

 

 

 

 

 

 

 

'Dia' 에서 이것 저것 푸짐하게

사가지고 와서 점심을 먹는다.

 

 

 

날씨가 추워서 침낭에 들어가 있는데

딸내미가 카메라를 들이댄다.

한동안 둘이서 파파라치 처럼

몰래 갑자기 사진을 찍어대며 히히덕 거린다.


 

 

이탈리아 까까머리 형제 중 한분이

릴 보며 웃으며 열심히 일기를 쓰신다.

맞은편 침대에 누운 형제분은 집에 전화를 걸어

아내와 어린 아들들과 영상 통화를 오랫동안 하고 있다.  

 

 

 

평화롭고 여유로운 한 낮~

갑자기 창 밖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우루루 몰려가 창밖을 내다 본다.

 

 

 

잠깐 사이에 내린 콩알 만한 우박이

계단에 하얗게 쌓였다.

 

 

 

저녁시간이 되자 한꺼번에 몰려 든 순례자들로

주방이 북적북적해져서 순번을 기다려 식사 준비를 해야 한다.

기다리는 동안 외국 男이 와인을 권하여

성의를 봐서 고맙게 받아 마신다^^

 

 

 

 

파스타가 냄비에 한 가득~

양이 너무 많아 어쩌나~~ 했는데

파스타 한 가닥 안 남기고 깨끗하게 비워냈다ㅋㅋㅋ

 

 

 

식사 준비를 돕지 않은 아빠가 설겆이를 해야한다고

딸내미가 강력하게 주장하여 설겆이통에 손 담근 남편.

설겆이 한 그릇들이 쌓여 있어 딸내미와 내가 나서서

찬장에 정리하여 넣고 바닥과 주변 정리도 깨끗하게 한다.

곁에서 지켜보던 외국인 아가씨 둘이서 뭐라뭐라 하더니

한국어로 "감사 합니다" 하며 고개를 숙여 인사 한다.

베풀에준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서

한 일인데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인상을 준듯하여 기쁘다^^

 

 

**3인 하루 지출내역

바 -7.4/ 3.2유로

알베르게 -15유로

수퍼 -25.46유로

세탁, 건조 -7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