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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떠도는 인생길/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18번쩨/ 베르시아 노스 댈 레알 카미노~만시아 데 라스 무라스 약 27km 6시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8. 6. 7.

2018년 5월 3일 목요일

 

 

맘먹고 늦장을 부린다.

얼마만에 누려보는 여유인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과 직접 걸으면서 부딪히는

여러가지 일들로 맘고생 몸고생하는것은 같을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 백두대간과 9정맥을 하면서 얻은 경험과

체력을 믿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쉽게 생각

했었는데 현실은 첫날 부터 악전고투였다.

처음부터 하나하나 익히고 인내하며 마음을 다잡아

이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순례길을 완주 할 수

있으리란 자신감이 든다.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아침 상

맘껏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있다.

 

 

호스피탈레로의 배웅을 받으며....

 

 

 

정들자 마자 이별이란 말을 실감하며 걷는다.

 

 

 

찻길에 차가 다니는 것을 볼수 없다.

 

 

 

앞에 보이는 풍경도 변함이 없다.

 

 

 

순례자들도 거의 보이지 않아

순례길을 전세낸 것 같다.

 

 

 

 

아침을 먹어서 배가 부르지만 바 에서

오렌지 쥬스를 시키고 화장실을 다녀온다.

 

 

 

첨 보는 외국 女가 딸내미에게 말을 붙인다.

딸내미도 이제는 외국인들과 즐겁게

대화를 이어 가는 것 같다. 

 


 

우리 딸내미도 혼자 왔거나 같은 또래들과 왔으면 

외국인들과도 잘 어울리며 친구들도 많이 사귈수 있었을 텐데....

 

 

 

외국인 친구를 사귀면 주려고 준비해 온

예쁜 태극마크 카드가 배낭 안쪽에서 빛을 못보고 있다.

 

 

 

우리땜에 대화가 방해 되지 않도록 멀찍이 떨어져서 걷는다.

길 양쪽으로 야생화가 갸녀린 몸을 흔들며

저마다 자태를 뽐낸다.

 

 

 

어떤 식물을 심게 될련지...

이 구간도 16.9km가 무인구간이라

순례자들이 하염없이 앞만 보고 걸어야 할 터.

 

 

 

한 두달 뒤에 이 길을 걷는 순례자들에게 보여질

새로운 풍경이 결정되는 순간 같다.

 

 

 

잠시 후면 뒤따라 올줄 알았던 딸내미는

아직도 대화 중인지 계속 같이 걷는다.

영어 밑천이 바닥날때까지 가는가 보다 ㅋㅋㅋ

 

 

 

2시간이 지나서야 뒤쫓아 온 딸내미가

그녀와 나눈 얘기들을 대충 들려준다.

 

 

 

캐나다에서 오신 유치원 교사이고

시간 날때마다 1주일씩 순례길을 걷고 있단다.

이번이 세번째 온 것이며 어제부터 걷고 있다고.

구간을 짧게 잡아 천천히 걸으며 사진을 많이 찍는단다.

그녀에게 태극마크 카드를 선물 했다고.

 

 

 

바람이 엄청 심하게 불어 춥기도 하고 배도 고파

쉼터에서 바람을 피해 바나나와 빵을 먹고 간다.

 

 

 

지루한 무인구간 끝

하늘색 대형 얼굴이 페인팅 된 '나의 산티아고' 영화에 나왔던 바가 보인다.

 

 

 

유명세를 탄 바 에서 폼잡고 쉬어간다ㅋㅋㅋ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를 구경하며 걷는 길

먼 곳에 하얗게 눈을 이고 있는 설산이 보여

남편은 계속 설산에 눈길을 준다.

 

 

 

넓고 긴 다리에 올라선다.

 

 

 

넓고 큰 밭들이 잘 보인다.

 

 

 

소떼들이 풀을 뜯고 있는 농장이 가까워진다.

 

 

 

순례자들은 너희들을 구경하고

너희들은 순례자들을 보며 무료함을 달래겠구나 ㅋㅋㅋ

 

 

 

목적지에 닿아 좋다고 소문 난 사설 알베르게에

찾아가니 침대 1개만 남았다고 한다.

며칠 전에 만났던 활달한 모녀가

홀에서 손을 들어 아는체를 한다.

그나저나 우리보다 천천히 짧게 걷고 있었던

그 모녀가 어떻게 해서 벌써 와 있는 걸까?!

 

 

 

공립 알베르게로 오니 마음대로 침대를

고르라고 해서 세개 모두 아래칸으로 정한다.

딸내미 기분과는 다르게 나는 오히려 공립으로 와서 좋다.

값도 싸고 편의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어서

샤워 후 밀린 빨래를 하여 양지바른 곳에 말린다.

 

 

 

가까운 곳에 있는 Dia를 찾아

장보기하러 나간다.

 

 

 

우리처럼 한가해진 순례자들만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시에스타시간이라 근처의

어린이 놀이터에서 어린이 노릇 중ㅋㅋㅋ

 

 

 

어린이 노릇이 싫증나 딸내미는 그늘에서 쉬고,

남편과 나는 따뜻한 벤치에서 다시 어른 노릇~

 

 

 

세 서람이 서로 자기가 사고 싶은 것을

사와서 펼쳐놓고 먹고 마신다.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는 즉석 리조또를 사 왔는데

쌀이 잘 퍼지지 않아 오랜 시간을 들여 조리했다.

집에서 가져 온 멸치가루로 계란국도 끓였다.

남편이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은 것 같다나 뭐라나.

그 동안 잘해준 것은 금방 까먹고 안 좋았던 것만

기억하는 것처럼 들려 칭찬 같지 않네~~

 

 

 

오후 늦게서야 도착한 순례자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남아 있는 2층 침대를 차지한다.

밤늦게 우리의 2층침대와 맞은편 2층침대에 올라 간

외국인 할머니들이 뭐가 좋으신지 마주보며 웃으신다.

몸이 힘들고 피곤하실텐데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한참동안 속삭이며

소리죽여 웃으시니, 아래층을 양보 못한 우리도 마음이 편안해 진다.

 

 

**3인 하루 지출내역

바 -4/ 5유로

알베르게 -15유로

Dia 장보기 -14.95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