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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떠도는 인생길/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21번째/ 산 마르틴 델 카미노 - 아스트로가 30.1km 6시간 30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8. 6. 9.

2018년 5월 6일 일요일

 

 

오늘 걸을 거리가 30.1km라서 일찍 일어나 출발한다.

30km가 넘으면 배낭을 하나씩 배달 시키기로 했으나

경비를 아낄겸 견딜만 하겠기에 직접 매고 가기로 한다

 

 

 

숲길을 걸으며 상쾌한 아침을 맞는다.

 

 

 

찻길 아래로 난 풀밭길을 계속 따라 간다.

앞에 가던 남편이 달팽이를 봤다고 해서

길바닥을 살피며 걷는다.

 

 

 

달팽이가 가끔 한 마리씩 보이더니

풀잎마다 하얀 꽃처럼 매달려 있는게 보인다.

 

 

 

작은 달팽이는 본 적도 없는데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달팽이를 보게 되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앙증맞고 귀엽다.

 

 

 

식용 달팽이 농장에 온것 같다. 

 

 

 

우리 뒤에 오는 한쌍의 순례자들도 달팽이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한눈을 팔고 있다.

 


 

어느 순례길 여행책자에선 달팽이가 많아 밟지 않고

걸을려고 깨금발을 뛰었다고 한게 생각난다.

아침일찍이라 그런지 거의 다 풀잎에 매달려 있어

조금만 조심하면 밟지 않고 걸어갈 수 있어 다행이다.

 

 

 

출출하던 차에 마을이 나타난다.

 

 

 

딸내미가 바 에서 치르는 또 하나의 의식이 끝날때를 기다린다.

의식의 순서는 음료를 비롯 음식을 심혈을 기울린

선택하에 차례를 기다려 주문하고 화장실에 다녀온다.

음료를 비롯 음식은 카메라 앵글을 맞추어

죄다 사진에 담아 기록한다.

 

 

 

덕분에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몹쓸 기억력에 의지하지 않고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속으로 언제든 되돌아 갈수 있게 되었다^^

 

 

 

오르비고 다리

스페인에서 가장 길고 오래된 중세다리

20개의 아치가 있는 다리는 13세기에 만들어 졌다고 한다.

'명예의 통행료'라고 불리는기도 하고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도 영감을 준 곳이기도 하단다.

 

 

 

얼굴이 시커먼 청년이 날렵게 우리 앞을 쓱 지나가더니

오르비고 다리 위에서 20개의 아치를 구경하고 있다. 

중국인 인가 했는데 한국인이다.

모자를 안쓰고 다녀서 시커먼스가 다 된것 같다 ㅋㅋㅋ

 

 

 

시커먼스청년은 하루에 40km 이상씩도

여러번 걸어서 빠르게 이곳에 왔다한다.

 

 

 

지나는 건물 현관문 위에 붙어있는

순례자 장식품을 당겨서 촬영한다.

 

 

 

순례길 초반에 가끔 눈에 띄었던 순례자를 보며

딸내미가 호스를 낀 환자이더라고 알려줬다.

직접보지를 못해서 설마~ 하면서도 중병에 걸린 사람이

'버켓리스트'를 실천해 보고 싶어 왔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 했었다.

이후로도 의외로 호스를 끼고 온 환자가 많다하여 의아 했었다.

오늘 빨간 옷을 입은 순례자를 보고 어처구니없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폭소를 금할수가 없다.

물을 배낭안에 넣고 걸으면서 호스를 이용하게

편하게 물을 마시는건데 딸내미는 알 턱이 없었겠지.

등산가거나 암벽 갈때 남편도 호스로 물을 마시곤 하는데`ㅋㅋㅋ

 

 

 

아스팔트 오르막길을 걸으면

더 힘들고 따분해 지는것 같다.

 

 

 

순례자들을 위한 식수대

 

 

 

허허벌판을 호기롭게 걷는 순례자들

 

 

 

고지가 높은 마을로 오르는 오르막길

 

 

 

새끼 젖소방 ㅋㅋ 

 

 

 

8km 완만한 오르막 산길구간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야생화가 지천에 펼쳐져 있다.

깨끗하고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을 맘껏 호흡한다.

이 행복한 여정이 내 인생에 보너스처럼

자리를 마련하고 있을 줄이야!!!

 

 

 

어쩜 이리 작고 앙증맞고 화사한지...내 스타일이얌^^

 

 

 

오르막길 끝에 선 두 사람

 

 

 

드문드문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길

 

 

 

며칠째 우리의 앞이나 뒤에서 걷고 있는 부부

이 부부를 앞질러서 걷다가 바 에 들어가 쉬고 나오면

어느새 우리 앞에서 걷고 계시다.

나이가 지긋하신데 느리지만 둘이서 꾸준히

걷고 있으며 한번도 쉬는 걸 본적이 없다.

 

 

 

또 내 스타일 야생화넹^^

 

 

 

오르막이 정상에 올라서서

가벼운 차림으로 걷는 순례자들을 만난다.

 

 

 

내리막길에 자리잡고 음악을 연주 하시는 분도 지나가고

 

 

 

우리의 목적지인 아스트라가가 보이는 듯~

 

                 

 

순례자상과 식수대

이 사진을 찍은 뒤 내 핸드폰을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ㅠㅠ

순례길 내내 여러번 떨어뜨려서 딸내미에게

쿠사리를 들었어도 말쩡하던 핸폰인데....

이번에는 자갈밭에 떨어져 액정이 박살 났다.

우리의 추억을 담은 사진과, 남아 있는 일정을 책임져 줄 핸폰이

못쓰게 된게 아닌가 싶어 화면을 켜보니 정상 작동한다.

하늘이 무너진 건 아니니 우선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을 취하기로 한다.


 

 

'바'에 들어가서 여기저기 알아 본 결과 다행히

여행자 보험에서 보상 받을 수 있을 거란다.

20만원 한도 내에서 수리비를 보상받고

1만원을 부담하면 될것 같다는데....꼭 그래야만 할텐데!

 

 

 

가깝게 보이는 마을이 걸어도 걸어도

다가서지 않고 뒤로 물러서는 듯~ 

 

 

 

마을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오시던 멋진 스타일의 외국 女가

경쾌한 목소리로 ' 올라. 부엔 카미노~~' 하신다.

기분이 더 좋아진다^^

 

 

 

크고 높은 철제육교 위로 올라서 아스트로가로 들어간다.

 

 

 

 

 

 

넓고 깨끗한 공립 알베르게에서 4인실을 배정 받는다..

일회용 침대시트를 깔고 짐을 푼 뒤,

세 사람이 차례차례 샤워한다.

갈아입고 벗어 놓은 옷가지들을 부지런히

세탁하는 족족 남편이 양지바른 빨래줄에 넌다.

딸내미는 샤워 끝내고 젖은 머리를 말리는데만도

반나절이 걸리니 빨리 처리해야 할 

육체노동은 우리 몫 이다 ㅋㅋㅋ

 

 

 

주방에 있는 밀가루로 수제비 반죽을 해놓고

3시에 까르프가 문을 닫는다 하여

정신없이 까르프를 찾아 나선다.

 

 

 

멸치가루 육수에 양송이 버섯과 양파, 감자, 계란을 넣은

수제비를 큰 냄비에 끓여서 배가 불록하도록 먹는다.

때마침 시커먼스청년이 마트에 갔다 들어와 수제비를 같이 먹자 권하니

외국인 친구와 음식점에서 먹고 들어오는 길이라며 요플레 3개를 주고간다.

우연히도 기브제 알베르게에서 딸내미와 만나

친분을 쌓았던 두 아가씨와도 다시 만나 반갑다.

25살 폴란드 아가씨 올라와 18살의 헝가리 아가씨 쎄시~

딸내미가 즐겁게 수다를 떨며 태극마크 카드를 나눠준다.

 

 

 

가우디 건축물 구경 ~

동화속에 나오는 '성'처럼 아름답고 특이한 건축물이라

어디서든지 척 보면 가우디 건축물임을 알게 될 것 같다.

 

 

 

주면을 둘러보고 공공기관인듯한 건물이 있는

광장을 지나 숙소로 들어간다.

 

 

**3인 하루 지출내역

바 - 8/7.1유로

알베르게 -16유로

까르프 -20.49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