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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떠도는 인생길/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23번째/ 폰세바돈~ 폰페라다 28.7km 8시간 10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8. 6. 10.

2018년 5월8일 화요일

 

 

 

어제 너무 힘들게 걸어서

오늘은 조금 늦게 일어났다.

매일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들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출발 준비를 마치고 알베르게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챙겨 먹는다.

난 아침 일찍에는 뭐든 잘 먹히지 않아

차 한잔과 비스켓 한개를 맛 본다.

 

 

 

일출을 하려고 동녁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다.

 

 

 

우리가 산 정상부에서 잠을 잔 줄 알았는데

계속 산길을 오르고 다시 더 높은 봉우리로 오른다.

 

 

 

예쁜 모양의 야생화

 

 

 

멀리 철십자가 보이기 시작하고 모여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자 울컥해진다.

우리가 저 곳에 오르기 위해 모든걸 인내하며 걸어 온 듯한

느낌도 들고, 여기까지 무사히 왔구나 하는 안도감도 든다.

먼저 온 순레자들이 철십자가 곁을 떠나지 않고

멍 하니 앉아 있거나 주변을 돌아보고 있다.

 

 

 

아이고라 산, 해발 1531m 정상에 있는 철십자가

크르즈 데 페로 에 도착~

 

 

 

철십자가 위로 올라 뒤늦게 도착한 딸내미와

부둥켜 안고 "ㅇㅇ아 수고 했어! 사랑해~" 라고 말해준다.

멀뚱히 서있던 남편도 딸내미를 안아주고

감격에 겨워 다같이 끌어 안는다.

 

 

 

철십자가 아래에 고향에서 가져 온 돌이나

소원을 담은 물건을 묻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까미노에서 이루어지는 뜻깊은 의식에 동참하므로해서

까미노를 걷는 의미를 되새기고 성취감을 맛보게 되는것 깉다. 

아들이 학창시절에 직접 만든 작은 스카프를 준비해 와서

어젯밤, 각자 한 귀퉁이에 소원을 적어 메듭을 묶었다.

기둥에 묶인 줄에 메달아 놓고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빌어 본다.

 

 

 

주변에 쓰레기처럼 나뒹구는 사진과 소원이 적인 편지,

돌맹이들이 사람들 발길에 계속 짓밟히고 있는게 마음에 걸린다.

우리것도 언젠가는 떨어져 저렇듯 쓰레기가 되면

안되겠기에 다시 떼어내 소중히 간수 한다.

귀국하여 깨끗하게 태우거나 순례길의 징표로 삼아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열심히 사는것이 더 의미가 있을 듯 하여....

 

 

 

남편의 재촉에 아쉬운 듯 철십자가를

다시 한번 올려다보고 발길을 돌리는 딸내미

 

 

 

 

어제부터 계속 되었던 오르막이 끝나고

이제는 내리막 길이다.

순례길도 산티아고를 향해 가파른

내리막을 치닫고 있는것 같다.

 

 

 

기부제 무인 판매대

 

 

 

내리막 길에도 오르막은 늘 있는 법.

 

 

 

저 설산의 이름이 궁금하다.

 

 

 

장소는 좋은데 파리만 날리고 있는 듯~

 

 

 

 

산악회를 통해 20년 넘게 꾸준히 산에 다니는 남편

산길을 걸으니 어느때보다 신이 날것 같다^^

 

 

 

이런 산에만 오려해도 큰 돈을 들여야 할터인데

순례길 걸으며 경치 좋은 산을 타니 일석 2조인 셈^^ 

 

 

 

 

딸내미가 절절 매는 가파른 내리막길~

 

 

 

발목까지 아파 자꾸 뒤쳐지는

딸내미를 독려하며 보조를 맞춘다.

 

 

 

바 앞에서 기다리는 남편

 

 

 

하몽이 들어간 바게트 샌드위치와 커피를

시켜놓고 오가는 순례자들을 살펴본다.

우리가 연속 장거리를 걸어와서

대부분 낯선 순례자 들이다.

 

 

 

순례길 초반에 만나 며칠동안, 비슷한 구간 길이를 걸으며

인사를 나누고, 말을 섞어 정이 들었던 순례자들이 새삼 그립다!

 

 

 

높은 고지에 있는 마을인데 산골마을 같지않고

살림에 윤기가 도는 듯 보인다.

낮인데도 가로등불이 죄다 켜져 있다.

관광 수입이 쏠쏠한 모양~

 

 

 

젊은 순례자들이 가파른 바위길을

거침없이 뛰어 내려간다.

 

 

 

국내에서 못 보던 꽃들이 많다.

 

 

 

힘든 일정을 소화해 내느라 살이 좀

빠진 듯해 보이는 딸내미

 

 

 

몰리나세카 초입

 

 

 

꽤 큰 마을인듯 보이며 이름있는 관광지가 있는지

주위를 둘러보는 여행자들이 보인다.

 

 

 

큰 식당을 겸한 바 앞에 자리잡은 순례자들이

떠날 생각을 않고, 냇가와 잔디밭에서 노닥거린다.

 

 

 

페페로니 피자 한판과 라자냐~

오늘이 '어버이날'이라고 딸내미가 한 턱 쏜단다.

여행경비로 쏘지만 저나 우리나 다 같이 기분만땅^^

 

 

 

다리가 아파 늘 배낭 1개를 보내고 천천히 걷는다는

원주부부가  조금 늦게 도착한다.

 

 

 

아직도 7.9km를 더 걸어가야 한다.

땡볕에 걸어야 해서 심란하다 ㅋ

 

 

 

폰페라다가 보이지만 도로가 멀리 돌아서

시내로 들어가 시간이 꽤 걸린다.

기브제 알베르게를 찾아가면서 길을 잘못 든것 같아 

우왕좌왕 하는 우릴 보고 자가용 운전자가 차를 멈춘다.

말이 통하지 않지만 '알베르게?' 하더니 방향을 알려주는

정장차림의 여성 운전자는 멋진 '커리어우먼' 같다.

 

 

알베르게에 도착 하자마자 달달하고 시원한

냉차를 먼저 권해주니 기분이 좋다.

시원한 그늘에서 족욕을 즐기고 있는

순례자들이 즐거운 표정이다.

우리도 4인실 방을 배정 받아

아래칸 침대를 2개 쓰기로 한다.

 

 

 

샤워와 빨래를 마치고 Dia에 급히 왔는데

시애스타 시간이라서 그런지 문이 닫혀있다.

할수 없이 헛걸음을 돌려나오는데

문을 연 큰 마트가 보인다.

값이 싸고 간편하여 자주 해먹는 샌드위치 재료와

요플레, 음료수등을 샀더니 한 보따리다.

 

 

 

크고, 넓으며  편의시설도 잘 갖춰진 알베르게 앞

 

 

 

주방에 들어가니 원주부부와 첨 보는 한국인 아저씨와

청년들이, 요리를 준비하느라 주방을 다 차지하고 있다.

자전거 순례자인 아저씨 한분도 가세 하여

외국인들은 쪽을 못 펴게 생겼다 ㅋㅋㅋ

 

 

 

모처럼 양송이와 양파, 감자를 넣어 밥을 했다.

반찬이 없으므로 간장만 넣어 비벼 먹을려고~

고기만을 구워서 먹고 있는 아저씨들께

밥 한 공기를 퍼 드리니 고마워 하신다.

원주부부가 나눠 준 상추로 쌈 싸서 먹으니 따봉이다^^

 

 

 

남편은 밖에다 널어놓은 빨레를 들여다 보고

새나라의 어린이 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 날 모양.

딸내미와 난 부쩍 궁짝이 잘맞는 모녀가 되어

하루를 잘 마무리하는 절차를 밟는다ㅋㅋㅋ

 

 

**3인 하루 지출내역

바 -1.7/ 8.3유로

점심 -21.40유로

기브제 알베르게

마트장보기 -13.53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