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9일 수요일
아침에 먹을 샌드위치에 넣을려고 계란, 야채 부침을
하려는데 인덕션에 불이 안들어 온다.
인덕션 위에 누룽지를 끓이려는 냄비, 후라이팬, 주전자 등
주인 한테 버림받는 그릇들이 어수선하게 놓여 있다.
모두들 불이 없으니 생식을 하거나 음료만 마시고 가는 분위기다.
출발준비를 하는 사이에 여자 자원봉사자가 들어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문제를 척척 해결해 주신다.
인덕션이 안 들어오는것도 이것저것 알아보더니
전기를 공급해주어 버릴려던 계란부침을 해서 배낭에 넣었다.
가방 1개를 배달 시킬려고 하는데 알베르게에는
우리가 이용해야 할 배달회사 봉투가 없다.
비상시에 쓸려고 가지고 다니던 봉투가 관할지역을
벗어나 무용지물이 되어 버려서 난감하다.
길 건너에 있는 바 에서 택배를 취급하여
일단 그곳을 찾아간다.
외국인 노익장이 가방을 맡기러 오셔서 여분의 봉투가
있냐고 물어보니 없다시며 카운터에서 구해 주신다.
세 사람 모두 어께나 발목이 아파 베낭을 매고
34.5km를 걸어가는 것은 무리다.
밤새 가방 배달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는데
쉽게 해결이 되어 다행이다.
미리 걱정하지 말고 부딪쳐 보는 것도 해결 방법인것 같다.
순례자들을 보호해주는 역활을 한 템플 기사단의 근무처?
잘 모르는데 아는 척 하기 힘들다 ;;
자전거 순례자들이 늘어나면서 순례길이 갈리는
곳에서는 이정표를 따로따로 표시해 놓았다.
벽마다 낙서가 되어 있다.
어디서나 보는 자연스런 광경이다.
공원 안으로 나 있는 순례길
고혹적인 양귀비 꽃
모네의 '아르장퇴유의 양귀비꽃' 그림을 연상케한다.
남편이 늘 챙기던 핸드폰 충전기를
숙소에서 챙겨 나왔느냐고 묻는다.
충전기 놓아 둔 곳을 찾아보아도 없어서
우리가 가지고 나온 줄 알았다고.
와이파이 되는 숙소에서는 핸드폰으로 찾아볼게 많아
딸내미가 며칠 잠 못자고 끙끙거리며 밤을 세웠었다.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가 코 앞으로 다가 와
바로셀로나 행 비행기표와 숙소를 알아보기 위해.
아직 날짜가 많이 남았는데도 예약이 다 차서
매일 밤 숙소를 예약신청하고 답신을 기다렸었다.
비행기표 예약과 숙소 예약을 어제
모두 처리해서 한시름 놓았었는데....
핸드폰 충전기를 잃어버렸으니
근심 걱정이 끊이질 않고 바람 잘 날이 없다.
당장 충전을 못하면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해서
어려운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닐 터.
그날그날 걸어 갈 길에 대한 정보와 알베르게 검색,
길찾기와, 마트 찾기 등 핸드폰이 하는 일이 많고 많다.
그래도 핸드폰을 잃어버린것은 아니니 다행이기도 하다.
어제 저녁땐 세면도구를 넣어 놓은 봉투가 안보여서
멀리 있는 샤워장까지 가서 찾아보느라 땀 좀 뺐다.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던 세면도구는
침대밑에 얌전히 놓여 있었다.
생필품을 잃어버리면 마트가 없는 마을이 많아서
돈이 있어도 쉽게 사지 못하니 물건 간수를 잘해야만 된다.
아저씨가 차에 바게트빵을 잔뜩
실어와서 소에게 던져주고 있다.
카페에서 아침에 도움을 주셨던 노익장을 만나
다시 한번 감사 드리고 태극마크 손톱깎기를 선물한다.
순례자들이 갈수록 많아진다.
길 양쪽으로 포도밭이 헤아릴 수없이 먾다.
포도가 익어가는 가을에 다시 올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꼬!
체리나무를 본적은 없는데 꼭 체리나무 같다.
이것도 여자의 육감에 속하나? ㅋㅋㅋ
복잡한 골목길
순례길을 걸으며 보기 좋은 풍경 중의 하나는 웅장하고
멋진성당을 중심으로 마을이 결집 되어 있는 모습이다.
종교인들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 뜻깊은 순례가 될것 같다.
시골마을
눈에 보이는 건 포도밭 뿐.
또 다른 마을을 거쳐간다.
숲길 그늘에서 쉬고 있는 순례자들이 더러 있다.
넓고 넓은 포도밭
스페인 최대의 포도산지가 아닐련지?
햇볕이 뜨거우니 목이탄다.
이곳 사람들은 예사로 벽이란 벽에
모두 낙서를 하는 것 같다.
어떤 의미가 담긴 것 같기도 하고,
볼만한 작품 같기도 하다.
언덕 아래로 꽤 커 보이는 도시가 보인다.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에 도착
화장실이 급해 바삐 바 를 찾아간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지친 심신에 휴식을 주는 시간
거대한 순례자상을 지난다.
큰 계곡 양쪽으로 자리 잡은 산골마을인데
관광수입이 많은 곳 같다.
대형 관광버스가 지나다니고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거리도 붐빈다.
마을을 벗어나 찻 길 옆 도로를 따라 걷는다.
도로에서 살짝 들어간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알베르게에 들어 간 시간
텅 빈 순례길을 신바람 나게 걷는다.
산골이라 바람이 살살 불어주고 길옆엔
깨끗한 계곡물이 좔좔 흘러 지루하지 않다.
벌레에 물려서 고생이 많았던지라
풀밭에 앉는게 겁나 불편하게 쉬고 있는 남편 ㅋㅋ
트레바델로 입간판이 반갑다.
34.5km 장거리구간도 끝이 보인다.
앞에서 혼자 걸었던 사람을 가까이에서 보니
한국에서 온 학생인 듯 보인다.
가방을 보낸 알베르게를 찾아가는데
같은 알베르게로 들어간다.
값이 저렴하고 친철하며 저녁도 제공해준다고
딸내미가 추천한 알베르게 이다.
그러나 침대가 하나만 남았다하여
예약을 못한 우린 아쉽게 발걸음을 돌린다.
라면을 끓여 준다는 한글 간판이 있는 '바'
배가 고프지만 알베르게 부터 찾기로 한다.
예전에 배드버그가 나와서 꺼려한다는 알베르게에 찜찜하게 짐을 푼다.
주인도 친절하고 시설도 깨끗해 보이나 좀 노후한 느낌이다.
슈퍼가 있다기에 가보았더니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여
저녁거리를 사와서 파스타 요리를 한다.
이탈리아 부부가 들어와서 파스타를 요리 하며
우리가 차려 놓은 파스타를 보고 굿~하며 웃음 짓는다.
딸내미에게 이것저것 물으며 대화를 하더니
정통 스파게티 요리도 전수해 준다^^
비가 오려하는데 빨래를 빨이 널어놓고
여차하면 걷을 요량으로 그네와 미그럼틀을
타며 딸내미와 재미있게 논다ㅋ
**3인 하루 지출내역
바 -1.3/ 3.2유로
알베르게 -15유로
마트 장보기 -9.6유로
가방 배달료 -6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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