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일 토요일
지난주에 이어 낙남정맥을 가려고 심야버스를 예매하고
돼지등뼈 우거지탕을 큰숱에 한가득 끓여 놓았다.
조카와 큰딸 부부가 주말에 놀러 오기로 했는데 집에 막내가 있으니
먹거리와 장소를 제공하고 자릴 비워주면 더 잘 놀다 갈것이다 ㅋㅋㅋ
새벽 3시에 진주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
자금성 찜질방에 갈까하다가 모텔에서
대실비를 내고 잠깐 눈을 붙이고 나왔다.
6시 30분에 옥종행 첫차를 타고 와
백토재에서 내리니 7시 30분이다.
북천면 방향 고갯마루를 넘어와서
이정목과 시그널이 있는 곳으로 올라간다.
오르막에 올라서니 조망이 트인다.
북천면 방향인 듯~
부드럽고 쿳션 좋은 등로
12월 1일 이지만 아직은 가을이라고 우겨도 될만
솔티고개까지 22.72km
오늘 걸을 거리가 솔찬하네~
임도를 따가 걷다가 우측 산길로 들어선다.
지나온 천왕봉과 옥산 그리고 지리산 천왕봉도 쪼매 보일락말락
넓은 임도 가로질러 산으로 오르고
다시 임도 따라 걷다가 산으로 들어간다.
여러차례 임도와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장인조경 안으로 난 임도를 따라가고
지나온 천왕봉과 옥산이 중앙에 보이고
지리산 천왕봉도 살짝 보인다.
235.3봉
이번엔 감티봉인가 했는데 표지판의 글씨가 지워져 알수가 없군.
잡목과 쓰러진 나무들이 많아
여름에 지나가려면 고역스럽겠다.
간간이 울창한 소나무길이 있어
얼마나 보기 좋고 걷기도 좋은지...
옥정봉 244봉
지난주에 정맥 끝내고 집에 돌아가서
4일 동안 허벅지 근육이 땡겨서 쩔쩔매었었다.
이번 구간은 산이 낮고 길도 좋아
다리 아픈 줄 모르고 걷는다.
단풍든 곤반부리
마곡고개
시그널을 보고 안으로 들어간다.
서정주 시인의 '국화옆에서' 가 생각난다.
낙남정맥 이정표따라 계단을 오르고
잘 가다가 이 표지를 보고 헷갈려서
한 바퀴 맴도는 알바를 하고 간다.
산들이 낮고 남쪽지역이라 일조량이 많아서
산을 개간하여 만든 과수원이 많은가 보다.
고만고만한 산군들
잡목과 가시나무가 등로에 많지만
시기를 잘 맞춰와서 무사통과
솔티고개 21.22 km 라 잘못 표시된 이정목
방향도 엉뚱한 곳을 가르키고 있다.
시그널따라 공터가 보이는 곳으로 나가니
꿩들이 깜짝 놀라 덤불속에서 요란스럽게 날아 오른다.
지들보다 우리가 더 놀라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
폐건물을 지나가는데 이곳에 얽힌 사연이 궁금해진다.
동네개들이 경쟁하듯 짖어댄다.
원전고개
길을 건너 '송림' 버스정류장 안쪽 마을로 들어간다.
우리는 지금 사천시를 지나가는 중
9정맥 덕분에 팔도강산 유람 한번 잘한다!!
길 귀퉁이에서 옴쓰락하게 자라는 어린 채소들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있는 농작물을 구경하며
시멘트 도로 따라 농가 았는 곳으로 오른다.
밤나무밭을 지나가며 푸픗푸릇한 냉이가 보여
몇뿌리 캐내어 향기를 맡아보니 쥑인다.
이건 또 어느 장인의 솜씨인가!!
자연이 예술이다~
많이 걸은 것 같은데 길이 안 줄어 드는게 이상하다.
해찰을 많이 하고 걸어서 그런가
조용한 숲길에 낙옆 밟는 소리만 울려 퍼진다.
바스락빠쓰락~
동백나무인지 긴가민가~
국가지점번호 표지판
첨 본다 애
송전철탑을 지나고
금새 편안한 길에 길들여져서
짧은 오르막인데도 힘들게 오른다.
239봉
와 이름이 안 보이나
이름을 까묵었나?
우헤헤~~우회길이당
까칠한 잡목들에게 싸데기를 맞으며 통과한다.
이래저래 은근히 힘들게 하는 정맥길
삼각점이 있는 236.3봉
이번엔 싸데기 맞는걸로는 해결이 안 되겠다.
전화가 와 받아보니 이웃에 사는 친구가 놀러 오란다.
지금 바쁘기도 하지만 차비도 많이 들고
넘 멀어서 갈수가 없어 미안타 친구야~
미세먼지가 절반은 가리고 있는 듯 ~
임도 만나 계속 따라 올라간다.
갈림길에서 위로 오른다.
잡목 때문에 철조망 끝까지 가기가 힘들어서
좁은 틈새로 간신히 빠져 나온다.
농장에 있는 개들이 달려나와 짖어대고
지나가는 자동차와도 마주쳐서 개망신이다 ㅋㅋㅋ
딱밭골 고개
감나무밭 언덕배기로 오르니 송곳니를 드러내며
개시키들이 졸라 짖어대서 정신이 하나도 읎다.
묘지가 있는 곳에서 울타리를 넘어
지나 온 딱밭골 방향을 돌아본다.
길을 잘못 든것 같아 두리번 거리니
염소들이 우르르 몰려 다니며 우릴 구경한다.
그래, 실컷 구경해라
날이면 날마다 오는것이 아니니라
일신자연농원에 주인은 없고 개들만 있어서
다행히 개소리만 듣고 빠져 나왔다.
협박성 경고문으로 보아 주인이 있었으면
개소리보다 더한 소리를 들었을 것 같다.
야는 하늘 높은지만 아는가
길가에 수두룩하게 떨어져 썩어가고 있는
모과를 남편이 배낭에 주워 넣으려 한다.
내일까지 산행을 해야 하는데 그 무거운 걸
어찌 지고 다닐려고 그러냐며 간신히 말렸다.
선덜재
돔물 이동통로로 건너간다.
어마어마한 넓이의 공원묘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묘지 상단으로 오르는 길
진주내동 공원묘지
바람에 흔들리는 손가락 크기만한 억새
공원묘지 맞은편 조망
공원묘지 끝까지 진행하여 산길로 내려선다.
김밥 두줄과 단감, 쑥떡만으로
아침, 점심을 때워서 배가 고프다.
차소리는 들리는데 찻길은 안 나오고
산넘어 봉우리를 계속 넘어 돌아간다.
덕천고개
하동과 진주를 잇는 2번 국도
주변에 주유소와 모텔 식당등이 있다.
맞은편의 고월마울 표지석과 약국 사잇길은
내일 걸을 4구간 들머리다.
30여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진주시내로 나가
저녁 먹고 새벽에 자고 나왔던 숙소를 찾아든다.
샤워 후 시간이 일러 중앙시장을
둘러보고 간식거리와 치킨도 사먹고....
**2인 하루 지출 내역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진주까지 버스비 -4만 8천 200원
대실비 -2만원
김밥 2줄 -4천원
터미널에서 백토재 버스비 -8천원
솔티재에서 터미널 버스비 -4천원
저녁식사 길비탕, 육계장 -1만 4천원
치킨 -8천원
빵, 우유 -5천 300원
합계 11만 천 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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