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퇴근길에 친구와 걷다보니, 어느새 아카시아 꽃이 탐스럽게 피었는지,
바람결에 환한 웃음을 날리고 있었다.
'야~ 이젠 꽃소식도 전하지 않고 지들 맘대로 피고 지는구나!'
그동안 발이 이끄는대로 따라다렸던 몸이, 더 이상 못 견디겠다고 드러누워서
주말에 밖엘 못 나갔는데, 아카시아꽃이 그새 거의 지고 말았다고 한다.
저녁먹고 간만에 바람좀 쐴까하며 무심코 밖으로 나왔을때,
확 끼쳐 오던 아카시아향을 올해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쉽기만 하다.
이틀동안 두문불출하며 내 몸과 화해하고 출근길에 나서니, 환영나온 인파처럼
울타리에 줄줄이 매달린 장미들이 일시에 미모를 뽐내여 벅찬 기쁨을 안겨준다.
도로와 인도의 경계를 이룬 쥐똥나무 울타리에도 흰 싸래기같은 꽃봉오리들이,
내일이면 한 방 터트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안녕? 니들 향기에 이끌려 나도 쥐똥신세 같았던 예쁜 너를 알게 되었지... '
푸르름을 더하여 짙푸른 나무잎과 풀들이 온 세상을 점령해버린듯,
위를 봐도 아래를 봐도 녹색 물결의 바다를 이룬다.
운좋게 잔디밭 한켠을 차지하여 방울방울 하얀 꽃들을 쏟아낸 클로버(토끼풀)가
뿜어낸, 달큰하면서도 짙은 풀꽃향기가 발길을 유혹한다.
네잎 클로버는 행운을~ 세잎 클로버는 행복을 상징한다지...
굳이 행운까지는 바라지 않고, 향기 머금은 똥그란꽃을 뜯어들고
신랑,각시되어 꽃시계며 꽃반지 끼워주며, 소꼽놀이하던 옛추억속에 잠겨본다!
2014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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