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일 일요일
지난 여름부터 유명산, 용문산 연계산행을 하고 싶었으나
대중교통을 알아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복잡하여 염두가 안 났다.
차일피일 하다가는 낮 시간이 짧아져 연계산행을 하기는
어렵겠다싶어 마음을 굳히고 어젯밤에 배낭을 꾸렸다.
잠실에서 아침 8시 20분 첫 차를 타고 가도 10시가 넘어서야
산행이 가능할것 같아 이리저리 재보느라 밤잠을 설쳤다.
아침 6시 알람소리에 일어나 남편한테 유명산 휴양림까지
자가용으는 1시간 거리니 데려다 달라고 아쉬운 소릴했다.
밑져야 본전이겠지 하며 해본 소리인데 아침잠을 포기하고
두말없이 유명산 휴양림 앞에 내려주고 일하러 가는 남편~
새삼 고맙고 나이들수록 내편은 남편밖에 없구나하는 생각이 든다ㅋㅋㅋ
여름휴가도 끝나고 입추가 지나 썰렁 할 줄 알았던 휴양림
생각보다 많은 텐트족들이
일찌감치 일어나 활기찬 아침을 연다.
더 부지런한 무리들은 산책길에서 수다 삼매경이다.
A. 야, 여기가 그 유명하다는 유명산이야? 이름 한번 잘 지었네~
B. 맞아, 유명해서 유명산이라 했나봐~ 절대 안 잊어먹겠어.
C. 원래는 유명산이 아니고 다른 이름이었다고 하던데....
A. 그런데 니가 유명산으로 바꾼거야? 잘 바꿨네~ㅋㅋㅋ
객쩍은 농담 사이로 웃음이 번지고 친근함이 묻어난다.
졸졸 뒤따라가기 뭐해서 앞질러가는
나를 두고 농하는 소리도 들린다.
" 저 아줌마는 왜 저리 빨리 가?!
인삼 먹고 가나 봐~ ㅋㅋ"
습하고 바람이 한 줄기도 불어주지 않아
땀으로 목욕하며 걷는다.
계속 되는 오르막
조망이 없어 조금 답답하고
볼거리가 없으니 심심하기도 하다.
심심하던 참에 액자처럼 가지를 뻗은 나무 발견
위험을 무릎쓰고 저기 올라가서 사진이나 찍어볼까나~
찍어 줄 사람이 없어서리 그냥 간다ㅋ
선답자들도 아마 심심해서 길가운데 있는 나뭇가지에
매급이 시그널을 매달아 놓고 간걸거여 ㅋㅋㅋ
워라~ 이건 또 뭐지?
누가 심심해서 공기놀이를 하다 간거로군 ㅋㅋㅋ
고진감래....올것이 오고야 말았군!ㅎㅎㅎ
유명산 정상부
유명산 정산 868m
100명산 스물 한번째 양평 유명산 인증^^
유명산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 보는
용문산 정상 가섭봉과 장군봉
용문산 가는 방향
아이스크림 파는 아저씨께 용문산 가는 길을
물으니 손으로 가리키며 자세히 알려주신다.
현찰이 없어 마수걸이도 못해드려 죄송.
100명산 인증하시는 분들이 여러팀 있었는데 유명산에서
바로 하산하고 나 혼자 용문산 연계산행에 나선다.
한강기맥 이정표
농다치고개에서 올라오는 한강기맥과 합류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아직 이른 시간이라 활공맨들이 출근을 안 한것 같다.
알록달록 하늘을 수놓는 패러글라이딩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아쉽당
조망도 박무와 안개때문인지 신통치 않고....
용문산 가섭봉과 장군봉은 골이 나서
김을 내뿜고 있는 모양새다.
피기 시작하는 억새
패러글라이딩맨들을 출근시키려
올라간 트럭이 터덜터덜 내려온다.
좌측 이정표 따라 진행
계속 가다보면 한발 앞서 가며
땅을 일구고 있는 멧선생을 만날지도
풀밭에 핀 어여뿐 풀꽃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의심이 들게하는
유명산 ATV 길을 따라 한없이 걷는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 혹은 시작되는 지점이 나온다.
배너미고개
용천 4리 표지석
소리없이 배너미고개를 지키고 있는 백구
등산로 입구 계단으로 올라 산길 접속
임도 따라 힘 안들이고 왔는데
이제부터 고생문이 열리는건가?
큰바위
쉴자리가 마땅치 않아 계속 걸었더니
배도 고프고 갈증도 심하다.
단팥고로케와 두유를 먹고 미싯가루도
타서 마시고 한참동안 쉬었다가 간다.
이름모르는 꽃들을 들여다 보며 즐거운 눈요기
이질풀꽃
처음보는 꽃인데 계속 눈에 띄어
꽃검색을 해서 이름을 알아낸다.
용문산 정상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는데...
우회길로 돌아가란다.
걸어온 길 조망
희미하게 멀리보이는 시내와 강을 확대해본다.
양평시내와 남한강이 아닐련지...
지나온 능선과 유명산 조망
가을의 길목
오르락내리락길
다시 임릉 우회
뺑뺑이를 돌려도 유분수지!
용문산 정상 언저리에서 뺑뺑이 치느라 돌아버리겠다.
바위도 많고 돌도 많군!
장군봉 가는길은 어느새 지나버린 둣~
왠만하면 다녀올려고 했는데...
이제는 정상으로 올려주겠지!
이리 높고 오르기 힘든 곳에 있는
가섭봉에 오르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
욤문산 가섭봉 정상부
용문산 정상 1157m
15~6년 전 급하게 올랐다가 바람이 몹시 불고
추워서 잠시 머물고 간, 나를 혹시 기억하니?
난 네가 기억이 안나서 말야...
스물 두번째 100명산 양평 용문산 인증^^
용문사 방향 용문관광단지 조망
정자에 오르니 100명산 온 분들이 여럿 계시다.
전국의 남녀노소가 비지땀을 흘리며 100명산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게 만드는 대단한 100명산 프로젝트~!!
용문사 방향으로 하산
뒷쪽 중앙에 뾰족 솟은 산이 무슨산인지 궁금하다.
용문산 가섭봉을 한번 더 돌아보며
가파른 내리막을 어기적어기적 내려간다.
내려가기도 힘든 된비알을 힘겹게 오르던 사람들이
좁을 길을 비켜서며 가섭봉을 올려다본다.
"쩌~~기까지 올라가야 되는거예요?" 하고 올라오시던 분이 물으니
"가시기 싫으면 안가도 돼요~ 안 올라간다고 누가 뭐랄 사람없어요"
옆에 있던 아저씨가 소리높여 말대꾸를 하자 모두들 웃음보가 터진다ㅋㅋㅋ
올라가는 건 힘들어서 올라가기 싫으면 안 올라도 되지만
힘든 내리막길은 싫다고 안 내려갈수도 없으니 역전 된 상황이군ㅋㅋㅋ
긴긴 오르막을 올라오던 일행 중 한 분이 부러운 듯
내려가는 날 돌아보더니 어느 곳으로 내려가느냐고 묻는다.
용문사로 간다했더니 길을 잘 아느냐며 자기도 같이
내려가겠다고 돌아서서 급히 내 뒤를 따라온다.
일행들에겐 힘들어서 도저히 못 가겠으니
용문사에 가서 기다리겠다 외치고.
바위가 많은 산도 많지만 그런 산일수록 기암괴석이 멋지고 조망이
좋은 편인데 이 산은 막돼먹은 거친 돌덩이들이 까칠하기만 하다.
이러다 욕 나오겠다 ㅋㅋㅋ
상원사와 용문사 갈림길
계속되는 급경사 너덜길
뒤따라 오는 분께 이리 힘든 구간을 올라갔는데 정상도
못보고 와서 어쩌냐 물으니 거기까지 오른것도 기적이란다.
미련 때문에 갈팡질팡 하기보다는 상황을 미리 판단하여
과감히 포기 할줄 아는것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리.
용기있는 자만이 포기 할 때를 아는것 같다.
사나운 길이 이제 성질 좀 죽이고 온순해 질라나
마당바위
뒤에서 열심히 따라오신분과 복숭아를 먹으며 쉬었다 가려는데
일명 깔따구들이 물어 뜯으려고 달겨들어서 앉아 있을수가 없다.
이제야 길다운 길을 걷는것 같다.
선녀폭포라 하던데...아님 말구
대망의 용문사에 도착~
용문사
경기도 양평에 위치
오래전에 다녀간뒤 잊을만 하면 다시 오게되는 용문사
이번이 세번째로 용문사에 왔는데 또 대충 둘러보고 간다.
용문사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제 30호
수령이 천 백년이 넘었다는데 아직도 이팔청춘 같아 보인다.
도랑물이 찰랑찰랑 흐르는 길따라 용문관광단지로 내려간다.
작은 음악회도 열렸군~
용문산 용문사 일주문
버스가 오려면 1시간 정도 기다려야해서 정류장 앞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을 시켜먹으니 용문역까지 차량운행 서비스를 한다.
용문역에서 전철을 타고 돌고돌아 3시간 30분 만에 귀가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