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16일 토요일
지난 3월4일에 발생하여 9일간 계속된 울진, 삼척 산불~
그로 인해 울진 4개 읍 면과 삼척 2개 읍 면이 피해를 입었고
역대 최장시간 동안 이어진 산불로 기록 되었다.
산불이 나기 직전에 다녀온 해파랑길이 화마에 휩싸인걸
TV화면에서 지켜보면서 내마음도 까맣게 타들어 갔다.
나와 함께 1박 2일 해파랑길을 걷고 100명산인 응봉산에도
급하게 다녀왔던 남편과 친구부부도 산불을 보며 애를 태웠다.
해가 지고 날이 밝아도 꺼질 줄 모르고 활활 타오르던 산불....
응봉산까지 옮겨 붙은 산불진화에 불철주야 애쓰시는 분들과
삶을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한 지역민들이 안타까워 맘 줄였던 시간....
3월달에 해파랑길을 가려고 미리 시간을 비워 놓았건만
산불 피해 지역이라서 몇 번을 망설이다가 취소하였다.
산불로 인해 해파랑길이 소실 되었을 것 같은 두려움과
산불피해로 상심한 지멱민들께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호산버스정류장
해파랑길 29코스 시작점
기여히 해파랑길에 발을 들여 놓았다.
우리 눈으로 직접 산불피해를 확인해 보고 싶기도 하고
해파랑길이 무지무지 그리워서....
호산교
해파랑길 전체거리의 절반지점을 넘어서서 그런지
집에서 해파랑길에 접근하는 고속도로가 바뀌었다.
지난번까지는 경상도로 내려가서 동해안으로 올라왔는데
이제는 강릉을 거쳐 동해안을 따라 내려가는 길로 안내한다.
오는길에 바라본 동해의 산불피해 현장은, 거센 불길 만큼이나
강한 봄의 생명력이 화마가 휠퀴고 간 흔적을, 초록빛으로
감싸고 있어 그리 흉해 보이진 않아 다행스러웠다.
호산천 뚝방길
이곳은 산불 피해가 저의 눈에 띄지 않고
평온한 봄기운이 감돌고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어느새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지고.
모처럼 미세먼지 없는 맑은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인적없는
차도와 임도를 번갈아 걷는다.
수릉삼거리
해파랑길에 와서 바다는 못보고 해만 보고 걷는다.
주변에 주택도 없고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는
길가에 편의점도 있고 한식 뷔페식당도 있다.
손님이 없어 밖에서 노닥거리던 여자분이 우릴 보더니
두손을 번쩍 들어 "언니들 화이팅!"하며 응원 해준다.
차도 따라 굽이굽이 산길을 넘어 간다.
해파랑길에 무슨 사연이 있길래 노곡항도 패스하고
비화항도 패스하며 차도로만 안내하는 걸까?
7번 국도
길은 많은데 오가는 사람도 차도 별로 없다.
수다 떠느라 뒤쳐져서 걸어오는 남정네들을
기다려 그늘에서 간식먹고 쉬어간다.
임원항이 가까워진다.
7번 국도를 아래로 지나간다.
수로부인 헌화공원으로 오르는
거대한 엘리베이터가 눈길을 끈다.
해파랑길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임원항과 수로부인
헌화공원에 들어 갈까말까 망설이다 그냥 지나간다.
**딱히 볼거리가 없는 29코스를 종료하고 아쉬운 마음에
차를 회수하여 둘러 본 임원항과 수로부인 헌화공원***
수로부인 헌화공원 가는 길
임원항
남편들은 차에서 내리고 싶어하지 않아 친구와 둘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로부인 헌화공원에 오른다.
입장료는 1인 3천원~
수로부인 헌화공원은 헌화가와 해가사 설화에 나오는
수로부인 이야기를 현대적 조각품으로 재현한 곳이다.
조망이 좋고 포토죤과 데크길이 설치되어 있으며
전망대에서는 울릉도가 보인다고 한다.
수로부인 헌화공원 전경
수로부인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편 생각에
여러 조각상들을 건성 건성 둘러 본다.
수로공원 헌화공원 위쪽에서 바라본 조망
날씨가 맑아 지나온 가스 저장소도 멀리 보인다.
임원항으로 내려간다.*****
낭만가도 이정표가 하나 둘 보이더니 낭만가도 안내판도 보인다.
강원도 최북단 고성에서 속초 망양, 강릉, 동해, 삼척을 잇는
동해안의 빼어난 해안절경을 낭만가도라고 한다는 안내문.
삼턱은 낭만가도의 시작점이라는데
아직까지 빼어난 절경을 보여주진 않고 있다 ㅋㅋㅋ
임원천을 따라 조성된 벚나무 가로수길
벚꽃은 졌지만 꽃이 진자리에 붉은 꽃받침이
꽃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어 봐 줄만하다.
절터골교를 건너와 정자에서 잠시 쉬어가려는데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여름에 다시 와야겠다 ㅋㅋㅋ
곳곳에 산불초소가 보이고 산불감시 요원들이
등산객들 감시를 철저히 하고 있는 듯 하다.
하얀 냉이꽃이 천지다.
가재가 살고 있을 법한 도랑
봄을 보고 느끼고 만끽하며 걷는길
숲속의 작은 집
줄딸기 꽃
머지 않아 앙징맞은 줄딸기가 줄줄이 열리고
빨갛게 익어 새콤달콤한 맛을 선사해 주겠구만!
길가에서 자라고 있는 야생 머위를 채취하느라
한눈 파는 사이 남편들이 언덕을 올라 자취를 감춘다.
아칠목재
오르막에서 쓰려고 가져온 스틱을 잠시 맡겼더니
냉큼 가지고 올라가 정상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편.
하여간 좌우지간에 의리없게시리 그러면 못써요~
잠시 산넘어 알바하러 가다가 다시 내려와
다리건너 해파랑길로 들어선다.
용화마을이 보이고
용화레일바이크역도 보인다.
장호 초등학교
해파랑길 29코스를 마치고 다음 코스를 살펴본다.
30구간은 거리가 짧아서 이어 걸어도 될것 같은데....
일단은 차를 회수하고 점심을 먹어야 한다.
그리고 할일도 많다.
용화에서 30여분을 기다려 24번 버스를 타고 와
호산버스정류장 맞은편 공원에 주차한 차를 회수한다.
울진의 산불피해 현장을 돌아보려고
응봉산이 있는 덕구계곡으로 향한다.
까맣게 타고 발갛게 상처 입은 나무들이
줄지어 차창밖으로 휙휙 지나간다.
마을까지 침범한 화마를 간신히 물리치고
봄기운을 받아 회생하고 있는 산골마을이
눈물겹게 의연하고 아름답다!!!
다행스럽게도 덕구온천과 펜션들은 별로 피해를
입은것 같지는 않으나 관광객들이 없어 썰렁하다.
지난 2월달에도 북적였던 아름답고 가볼만한 곳인데....
산불피해를 많이 입었을거라 지레짐작하고 모두들
찾아오길 꺼려해서 도리어 폐업될 위기에 처한듯 보인다.
덕구계곡 응봉산 입구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린 탐방지원초소
멀리 보이는 응봉산 봉우리들이 새까맣다.
* 지난 2월 12일에 촬영한 탐방지원 초소*
차를 돌려 용화로 가는길에도
산불피해 현장이 고스란히 다가온다.
산 아래쪽이나 마을, 도로가는 접근하기가 비교적 쉬은편이라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려 피해를 최대한 막아낸둣 보인다.
차 창밖으로 멀리 보이는 산능선과 산봉우리는
까맣게 다 타버리고 숯덩이만 남은 듯하다.
그래도 이만하길 얼마나 다행인지....
꽁꽁 언 땅에 봄이 오고 새싹과 꽃들이 피어나듯
활활 타는 불길에 휩싸였던 자리에도 봄이 오고 있다.
사람들이 활기차게 북적일수록 봄은 더 빨리 올것 같다.
임원항과 수로부인헌화공원을 거쳐 용화에 도착~
용화레일바이크역 부근에 예약해 놓은 펜션에 짐을 푼 뒤,
비싼 고기를 사고 된장국을 끓여 늦은 점심겸 저녁상을 차린다.
1인 2만원이라 해도 아깝지 않을
근사하고 맛있는 머위잎쌈 삼겹살~
배물리 먹고 밤 늦게까지 지겹도록
놀다가 자정 넘어 잠자리에 든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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