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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떠도는 인생길/코리아둘레길ㅡ서해랑길

서해랑길 .....43코스 역방향; 사포버스정류장~김소희생가~미당 서정주문학관~선운사버스정류장 21km 약 7시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24. 7. 18.

2024년 6월 29일 토요일 

 

▼서해랑길 43코스(21.1km)

오늘은 친구의 여름휴가에 맞춰 해남땅끝마을에서

3박 4일간 남파랑길을 걷기로 한달전에 약속한 날이다.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세운 우리들의 거창한

여름휴가 계획이 며칠전부터 삐딱하게 흔들렸다.

며칠전에 친정엄마가 넘어져서 허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 하셨고, 이번주말부터 여름장마가 시작된단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 마음을 짓눌러

'걷자 go'단톡방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하였다.

동전무, 방전무, 총무님이 남파랑에서 서해랑으로

진로를 변경하여 비가와도 무조건 '걷자 고' 한다.

우여곡절끝에 친정엄마를 뵈러 가는 동생을 데리고

우여곡절이 기다리고 있는 서해랑길로 들어섰다

 

사포 버스정류장

서해랑길 43코스 역방향 시작점

한달전에 공사중이던 길가운데로 

버스정류장을 옮겨 놓은것 같다.

 

서해랑길 안내판 뒤에 있는

정유재란 무명의병 충의위령탑

 

제주에서 시작된 장마비가 이곳에 닿기전에

호젓한 정자에서 아침도시락을 먹고

서해랑길을 걷기로 한다.

 

반석교회

 

고창군 흥덕면 사포리 마을길

친정집과의 거리는 고작 13km

서해랑길에서 친정집과

가장 가깝게 접근한것 같다.

 

국가무형문화재 만정 김소희 생가

판소리 명창이자 국창으로 불리는 김소희는 송만갑 문하에서

판소리를 시작하여, TV에서 많이 봤던 신영희, 안숙선,

오정해 등의 수많은 제자를 길러낸 분이라 한다.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활동하면서

판소리의 세계화에도 큰 공적을 남겼다.

 

김소희 생가를 돌아보고 신작로 나와

서해랑길 리본을 따라 걷는다.

 

갈곡천

 

크게 쳐놓은 거미줄에서 큰 거미가

호시탐탐 먹이감을 노리고 있다.

 

고창에서 가까운 흥덕에 이렇듯 넓은 습지와

갯벌이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았었군!

 

찌프린 하늘을 울지마라 살살 달래면서 걷는다.

 

상포마을 은행나무아래 시원한 평상에서 쉬어간다.

 

태양광 시설지역

 

미당시문학관 방향으로 꺾는다.

 

친구부부와 함께하는 코리안둘레길 트레킹을

2020년 1월에 시작하여 동고동락하고 있다.

팀명이 없기에 이번에 금반지 한돈을 걸고

팀명을 공모하였는데 '걷자 go' 가 당선 되었다.

비가와도 눈이와도 걷자 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든지 걷자 고~

그래서 그러므로 그리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걷자 고~

ㅋㅋ 친구 딸내미가 지은 팀명 '걷자 고' 가 당선되어

친구 남편이 딸내미에게 금반지 한돈을 사주기로 함 ㅋㅋ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핀 담장길

 

예쁘개 가꾼 백일홍꽃길

 

비가 오락가락한다.

 

귀여운 궁둥이~

 

미당 시문학마을 선은리

이곳에서 동생은 차를 타고 고창으로 이동

엄마가 입원하신 병원에서 병간호를 하기로 했다.

 

미당 서정주 생가

 

담장가엔 빨갛게 익은 보리수가 주렁주렁~

 

고창군 부안군 선운리 소재 미당 시문학관

 

옥상에 올라 바라본 전경

 

서정주 생가와 선운리 마을이 환히 내려다 보인다.

 

미당의 85년의 삷과 시문학 70년 생애와 유품이

고스란히 담긴 미당 시문학관을 둘러보고 나온다.

 

서해랑길 표시가 뜨문뜨문하여 헤매다가

정자나무 좌측길로 올라간다.

 

사유지를 개방해준것 같아 고맙군!

 

조금씩 내리던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여

우비를 입으니 후덥지근하고 대략난감하다.

 

질마재

소요산 자락을 넘어 선운리에 이르는 약 2km구간

질마는 소나 말의 안장을 뜻하는 길마의 사투리다.

 

소요사 갈림길

 

고대하던 쉼터가 나오니 얼마나 반갑던지....

비맞은 생쥐꼴인 무거운 몸통이를

정자에  철푸덕 부려 놓는다.

 

우중 우비부부

 

게 셧거라~

너 집 나온 게 맞지?

 

다시 오지 않을 이순간~

 

오랫만에 우비를 입고 산길을 따라 빗속을 걷는다.

아무도 없는 외진 산길이지만 친구와 함께 걸으니

재미지기도 하고 옛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연기 저수지

 

저수지 둑방에서 바라본 연기마을

 

빗물로 옷과 신발이 모두 젖었지만

덥지 않아 지치지 않고 걷는다.

 

연기교

 

풍천 장어집이 즐비한 신작로

 

길고 지루한 길이 끝날 줄 모르고 이어져서

발이 아픈 친구가 넘 힘들것 같다.

 

눈에 익은 선운산 도립공원이 반갑다.

 

서해랑길 43코스 역방향 트레킹을 마친다.

장마가 시작되었지만 비가 쉬지 않고 

계속 내리는 것은 아니다.

융통성 있게 코스를 조정하여

내일 비가와도 서해랑길을 걷자 고~

 

엄마가 입원한 고창병원에 도착하여

수척해진 엄마를 뵈니 눈물이 핑 돈다.

엄마 나이 이제 90세 ~

몸이 아프지 않아도 일상생활을

하시기 버겨운데 치매도 있으시다.

이번엔 몸이 호전되시면 싫다하셔도

우리집으로 모시고 가야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