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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간 9정맥/백두대간 북진(終)

백두대간....(17구간 - 이화령~조령산~조령3관문~마패봉~하늘재 18.36km 10시간 30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5. 4. 1.

2015년 3월 28일

 


지난번 13구간을 16시간 종주했던 과로가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다시 배낭을 둘러맸다.

봄바람 불고 시간이 허락할때 날씨가 더워지기전에 

힘든 구간을 빠져나가려는 의지로.


6시 30분에 이화령에서 출발하여 가파른 길을 끙끙 올라가지만 

오늘은 이정표와 리본이 곳곳에서 반겨주어 흐뭇하다.

산길에서 마주친 까뚜리 새끼?인듯한 산새와

땅위에 고개 내민 여린 풀잎, 

나뭇가지의 작은 눈들이 봄마중 나온거같다. 


조령샘에서 목을 축이고 철계단과 능선을 올라 1시간만에 

조령산 정상에 이르니, 추위에 움추렸던 몸이 쫙 풀렸다.

시원하게 펼쳐진 산자락과 산골 마을을 조망하고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에 감사~


염려했던대로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밧줄이 손을 내민다.

친절하게 끌어올려주고 내려주고 하더니 

심술궂은 바위와 한바탕 씨름도 붙인다. 

오늘 구간에 밧줄이 40여개가 넘는다하니 다리가 후덜덜거리고 

뱃속도 구라파 전쟁중이라 바위가 나올때마다 심사가 복잡해진다.


스틱을 접고가야하는 암릉구간이 1.2 km라니.....

빙벽, 직벽을 넘어온 담력과 안전제일의 원칙하에 

조심스레 네발로 기었다.^^

바위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신선암봉을 못보고 

지나칠뻔했으나 용케 신선암봉 정상석을 발견.


 

바둑판 깔아놓고 신선놀음하기에 안성마춤인 곳이라, 

간식거리를 펼쳐놓고 여유만끽.

다시 바위와 철계단을 오르내리며 흐르는 땀을 닦으려 

노란 손수건을 찾으니 없다.

아마도 나 대신 신선놀음 하려고 탈출했나보다.


대간길에서 15분만 투자하면 왕복할수있다는 깃대봉. 

지난번에 건너뛴 봉우리도 있고 하여 

100 m위의 깃대봉에 올랐다.

오늘은 시간을 맘껏 사치하기로 작정했거든.

헤프게 물쓰듯 펑펑 ㅋㅋ

날씨한번 끝내준다~~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조령산에 간다는 등산객을 만났다.

봉우리 하나만 돌아가면 조령 3관이라하니 걸음이 겁나 빨라진당.

 

둘레길과 주홀산이 있는 문경새재에 진작부터 와 보고싶었는데 

드뎌 조령 3관문앞에 섰다.

조령 3관문 안팎을 드나들며 옛선인들의 자취를 더듬어봤다 더듬더듬~^^ 

 

가족 나들이 나와 음식을 나눠 먹으며 여흥을 즐기는 전경을 부러워하며 

돌팍들이 너덜너덜 박혀있는 언덕에 코를 박으며 오른다.

마땅한 장소가 없어 한뼘이나 될 길모통이 한켠에서 

시장을 반찬으로 점심을 먹었다.

마패봉에 올라보니 암능구간도 끝난것 같고 

갈길도 많이 줄인것 같다.


생강나무가 꽃눈을 틔여 노르스름하게 물든 곳이 군데군데 보이고, 

키큰 철쭉나무가지가 어우러진 길이 멋스럽다.


동암문을 지나 주홀산 갈림길에서 500 m거리의 

부봉에 오를까말까 잠시 갈등.

하늘재에 일찍 도착하여 감시당하느니 천천히 가면서 

눈이나 호강시키자하고, 부봉에 오르는데 암벽이 만만치 않다.


몸부림뒤에 오는 짜릿한 쾌감을 안고 부봉에 올라 

어김없이 반겨주는 이정표와 리본을 대하니, 

이곳 백두대간 관계자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진다.


 

탄항산 가는 길에도 심심찮게 바위와 철계단이 나타나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하나 시간이 넉넉하니 마음도 너그러워진다.


 

하늘재로 내려와 초소쪽을 엿보니 감시원이 오락가락 하고 있어 

표지석에서 살그머니 인증샷을 하고 샛길로 내려왔다.


 

10시간 30분의 산행을 마치고 택시를 불러타고 

차를 회수하여 민박집을 찾아 나섰다.

벌재 쪽 안생달마을 동네분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산모롱이 민박집에 도착.

귀농한 부부가 반갑게 맞아주고, 다소 비싼 방값도 배려해주신덕에

예쁘고 편안한 집에서 하룻밤을 묵을수 있게 되었다.


귀한 고로쇠물과 직접만든 곶감도 선사해주셔서

 따뜻하고 행복한 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