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1일
암릉이 많고 단속이 심했던 속리산구간도 끝나고,
대간종주도 후반부로 접어드니 새삼 들뜬 기분으로 봄산행이 기대된다.
우리의 대간 종주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절친 중 두팀이
소백산구간에 함께 하겠다기에 내심 기쁘면서 한편 걱정도 되었었다.
결국 서로 일정이 달라 단짝과 홀가분하게 새벽길을 달린다.
죽령에 주차하고 벌재에서 6시 40분에 산행시작.
시원시원하게 쭉쭉 뻗은 나무와 바닷가에서나 있음직한
굴이 더덕더덕 붙은 모양의 신기한 바위들이 많다.
문복대에 올라 한숨 돌리고 신바람나게 걸으며,
노오랗게 꽃망을 터뜨린 생강나무와 만나 반가움을 전한다.
난데없이 왠 학생들이 좁은 바위길에 줄지어서서 웅성웅성거려
병목현상도 피할겸 마춤한곳에서 아침이나 먹는다.
2~3명 혹은 너댓명씩 무리지어 걷거나 앉자서 쉬던 학생들이,
"안녕하세요"하며 먼저 밝은 모습으로 인사하니 고놈들 참 이쁘고 기특하다.^^
남녀공학 용인 흥덕고교생 60여명이 선생님들의 인솔하에 새벽 다섯시에 산행을 시작
시루봉까지 간다고 하는데, 힘들어하지만 활달하고 여유있어보인다.
저수령에서 만난 선생들과 학생들이 사진도 찍어주고,
화이팅도 외쳐주니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져 날지도 모르겠다ㅋㅋ
키큰 철쭉나무가 터널을 이루는 군락지가 이어지고...
드문드문 산행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눈에 익은 J3리본을 배랑에 달고 가는이는 남진 중인가 보다.
산에 오를때면 모든 잡념이 어느덧 사라지고,
오로지 눈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넘겠다는 일념뿐.
고대하던 정상에 오르면 뭔가 큰 일을 해낸듯한 뿌듯함에 가슴이 확~
시루봉지나서 부터는 나뭇가지에 달린 수천 수만의 눈들만이
조용히 우릴 지켜볼뿐 인적이 없다.
맑은 하늘, 시원한 바람, 따사로운 햇살...뭘 더 바랄까!
돌출되에 있는 바위위에 할아버지 형상이 멀리보여
비탈길을 올라 바위에 접근해본다.
정신일도 하사불성이란 글을 새기고 정성스레 쌓아 놓은 돌탑이 있어
구경도 하고 전망도 즐겼다.
뱀재를 향해가던중에 젓가락 크기의 애기뱀이 느릿하게
스르르 기어가는 것을 발견.
내 생전에 뱀이 안 무서워보기가 처음인것은
새로 태어난 생명은 뭐든 신비하고 귀여워서 인가보다.
헬리콥터장이 바로 뱀재라는걸
앉자서 점심을 먹고 나서야 알고, 어머나 놀래라~
마르고 단단한 땅을 뚫고 할미꽃과 여린 야생화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4월은 잔인한 달인가 대~단한 달인가?!
이구간은 이정표도 잘 되어 있고 긴 의자까지 놓여있어 참 친절하다.
의자를 보니 앉고 싶고, 앉으니 눕고 싶고, 누우니 자고 싶어진다 쿨쿨~
묘적령 지나 묘적봉에 올라보니 멀리 뾰족한 봉우리가 보이는데,
설마....우리가 가야할 도솔봉이구나~
높이 보이는 만큼 긴긴 계단과 바위길이 지쳐가는 몸에서
진을 다~빼간다.
힘들고 진이 빠지는데도 길게 뻗어나간 길을 보면
왜 이리 가슴 설레이게 이쁜지...
홀딱 반해서 연신 사진에 담으라고 남편을 조른다.
이쁘게 끽어줘 잉~
도솔봉에 올라 잠시 갈곳을 몰라 휘돌아보고 방향을 잡아 내려가니,
응달에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쌓여 있다.
며칠전에도 눈이 왔다더니 여긴 아직도 겨울의 끝자락이 버티고 있넹.
올라간 만큼 힘들여 내려가고 또 올라가며, 봉우리를 넘고넘어
산죽이 살판난 곳에 이르니 이 몸도 이제야 살판나는듯~
죽령까지 12시간의 산행이 끝나가는데 다리가 아플락 말락하더니,
겁만 주고 그냥 봐 주나...괜찮네~^^
죽령을 경계로 선비의 고장 경북 영주와
청풍 명월의 고장 충북 단양이 마주하고 있나~ 등돌리고 있나~
암튼 충북과 경북을 넘나들어 충북 단양 대강리 죽령 민박에 들었다.
초저녁부터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어느 동창회 남녀 단체손님이 맞은편 방에서
밤새 고수돕을 치며 희희낙낙하네그려~
그래, 더 나이들면 맨날 구들장 지고 있을 텐데 실컷 놀아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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