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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간 9정맥/백두대간 북진(終)

백두대간....(21구간 ; 고치령~마구령~늦은목이~선달산~빅달령~도래기재 26km 10시간 30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5. 5. 12.

2015년 5월 9일

 

풍기IC에서 택시를 타고 녹음이 우거진 산길로 접어들었을때,

"와~ 사슴이다~웨매이쁜거엇~^^"택시안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멀뚱히 서서 우릴 바라보던 아기 사슴이 숲속으로 유유히 사라져갔다.

(내눈엔 사슴이었으나 사실은 고라니다고 함)

9시 20분, 고치령에 도착하여 나물채취를 단속나온 감시원께 

우린 배낭이 무거워서 나물은 절대 못 뜯는다고 엄살 부리며 산행을 시작했다.


얼음이 녹고 추위도 물러간 4월.

새싹이 움뜨고 화려하게 산야를 수놓는 봄꽃들이 산들바람에 간드러진

웃음을 날릴텐데....아무리 쥐어짜도 산행날짜를 잡을 수가 없었다.

시제, 작은어머니 팔순, 큰애 남친과 첫만남약속, 엄마 생신,

아들 휴가 등등에 밀려 간신히 5월 9,10일에 동그라미를 그려놓았었다.

꽃은 피었다가 져버리고 때이른 더위에

고생길만 환한건 아닌지 조바심이 났었다.


아~ 이제야 숨통이 뜨이는것 같다^^

연본홍 철쭉꽃이 꽃그들과 꽃길을 마련해놓고 우릴 반겨주어 감격, 또 감격~

이번 구간에선 차량회수비용이 각각7만원 6만원이 예상되어,

비용절감을 위해 고민이 많았었다.

텐트를 가지고 가서 야영을 할것인가 대중교통을 이용할것인가!?

다행이 새벽 6시30분 풍기행차가 있어 짐을 최대한 줄이면서

이틀동안 사용할 준비물과 먹거리를 빠짐없이 챙겨야했다.


새벽4시에 일어나 첫시내버스를 타고, 한참을 기다려 첫전철을 갈아타고,

동서울 터미널에서 첫시외버스를 타고 온 보람이 있다.

휘파람새 소리...싱그러운 초록빛... 시원한 바람...

예쁜 꽃...멋진 나무...가벼운 발걸음.


아래쪽에선 꽃잎들이 길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어서 아쉬웠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가지끝에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어 더 반갑다.


남진하는 산악회팀 선두와 엇갈리며 인사를 나눈지 한참인데,

 후미는 2시간 정도 격차를 두고도 마구령에서 여유를 부리고 있다.


4시간을 걸어왔으니 우리도 쉴 자리를 물색하여 간식과 생수로

고갈된 에너지를 보충하고 더위를 식혔다.


6km를 더가야 늦은목이고 절반을 가는 셈이다.

오늘도 야간 산행을 해야될지도...


점점 배가 고파오니 점심을 먹어야겠다.

자리를 펴고 보니 소백산 자락길과 만나는 곳이다.

언젠가 소백산 11자락 과수원길을 걸은 기억이 새롭다.

나도 왠간히 싸돌아 다닌것 같다 ㅋㅋ


뾰족이 솟아 있는 선달산에 올라야 한시름 놓을텐데...

언지 저그까지 다 올라간다냐`

눈은 게으르고 손 발은 부지런하다니 내 발을 믿어봐야지~


1236m를 올라가느라 구슬땀, 비지땀, 진땀을 뺐으니

살도 좀 빠졌을라나~

종주 끝나고 집에갈때마다 뱃속에 거지가 들어 앉자,

자꾸만 먹을걸 밝혀서 지금 살을 빼놓지 않으면 아마 뚱보가 될거다ㅎㅎ


이구간엔 텐트를 치고 야영하기 좋도록 고갯마루에

공간을 설치해두어 마음이 흐뭇하다.

배려하는 마음...아름다운 마음이지요^^


안감힘을 써서 마지막 고비인 옥돌봉에 올랐으니,

이제는 룰루랄라~


550년된 철쭉나무에 분홍빛 꽃봉오리가 달래달래 달려있다.

꽃이 만개하면 장관이리라~

100년도 못사는 인생 값지게 살아야겠다!


땅거미지는 내리막에 꽃 터널길이 자동 세차를 하듯,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