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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간 9정맥/백두대간 북진(終)

백두대간....( 23구간 ; 화방재~만항재~함백산~매봉산~피재(삼수령)21.45km 8시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5. 5. 28.

2015면 5월23일

 

 

 

3일 연휴동안 산행을 계획하고 야영 장비와 등산용품,

 

음식, 식수, 간식을 꺼내 놓으니 거실이 난장판이다.

 

차 트렁크와 뒷좌석에 구겨 싣고 화방재로 달렸다.

 

들머리 언덕배기에 산골부부가 나란히 호미질하며 지나간 자리엔

 

동그란 나무그루터기가 군데군데 남아있는 산밭이 일구어진다.


 

 

숲속으로 들어서니 익숙한 향기가 코를 벌름거리게 한다.

 

"아~ 이 향기는....아카시아향 인것 같은데?"하고,

 

고개를 드니 탐스러운 꽃송이들이 하얗게 웃고 있다.

 

길 옆 풀섶엔 자주빛 줄기딸기꽃이 수를 놓는다.


 

 

다양한 소리로 우짖는 새소리를 들으며 많고 많은

 

나무와 야생화와 새들 중 내가 알고 있는 이름이 너무 적다는걸 느낀다.

 

그것도 매번 헷갈리거나 아리송해 하는 수준으로.


 

 

야생화 공원이 드넓게 펼쳐진 천상의 화원 만항재.

 

 드문드문 꽃대를 올리고 있는 야생화 개화시기는 7~8월이라한다.


 

 

멀리 보이는 함백산 정상을 향해 긴 계단을 오른다.


 

 

기묘한 바위와 여러개의 조형물, 등산객과의 만남~


 

 

 

 

 

와~ 조망이 좋구나!!


 

 

 

 

 

길 좋고, 꽃 예쁘고~ 지화자 조쿠나!!


 

 

이번 구간은 은대봉, 금대봉, 비단봉이 자리하고 있어

 

굉장히 값지고 아름다은 구간임에 틀림없다.


 

 

 

 

 

 

 

 

두문동재에서는 수문장들이 여러 사람들의 발길을 막고,

 

백두대간 하는 우리 부부에게만 싸인을 부탁하더니 격려까지 해주며 문을 열어준다^^


 

 

철쭉 꽃잎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는 이 기분!!


 

 

노오란 민들레와 홀씨가 안내하는 매봉산 기슭!!


 

 

 

 

 

봐라봐라~ 와 사진은 이 정도 밖에 안 되나?

 

직접 내가 바라본 광경은 눈과 입이 딱 벌어져서

 

말로는 표현할수없은 기맥힌 풍경이었단 말이시~


 

 

이거 뭔가 보통 문제가 아닌것 같은디...

 

 사진사도 바꾸고 모델도 좀 바꾸어야 되것다.


 

 

매봉산 바람의 언덕~


 

 

이런 멋진 곳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어떻게 알고들 왔는지 청춘남녀들이 상큼발랄한 커플룩 차림으로

 

바람에 옷깃을 날리며 추억을 저장하고들 있다.


 

 

우리 부부는 여름에 만나 6개월만인 겨울에 결혼식을 올렸었다.

 

"아참, 자기는 나한테 청혼이나 했었어?"

 

"글쎄~ 나도 잘 생각이 안나는데...

 

애들 낳고 잘살고 있으면 된것 아니여?"

 

하는 뜬금없는 대화가 오간다.


 

 

우린 연애다운 연애를 못해보고 여행도 못 가보고...

 

그래서 별다른 추억이 없음이 늘 아쉽다.

 

백두대간이 아니었으면 먼 훗날 이런 추억마저도 없어서

 

더욱 씁쓸할터인데...얼마나 다행인지!


 

 

가뿐하게 8시간 산행을 마치고 피재(삼수령)로 내려오니 오후 3시.


 

 

화방재에 두고 온 차를 회수해야 될텐데...

 

지나가는 차 앞에서 살짝 손을 드니 인상 좋으신 아저씨가

 

차창을 내리고 "시내까지 태워달라구요?" 하며 물으신다.

 

두말하면 잔소리지 ㅋㅋㅋ

 

냉큼 차에 올라타고 가는 도중 운좋게 태백시 조합장님 차를 타게 된걸 알았다.

 

외진곳이라 가끔 손드는 사람들을 잘 태워주신다는 조합장님께선

 

태백시의 고랭지 배추, 고추, 오미자, 삼채? 등 농산물의 우수성을 설파하시고...

 

태백시 조합장으로서의 책임감있는 언행으로 좋은 인상을 심어주셨다.


 

 

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서 차를 회수하여 피재로 왔다.

 

공원가운데에서 예쁜 꽃구경에 넋을 잃은 다람쥐가 또한 이쁘다.


 

 

 

 

피재 근처의 공터에 텐트를 치고 훈제오리고기를 구워 저녁을 먹었다.

 

물을 아껴가며 설거지를 한 후 간단히 몸을 씻고 누웠다.

 

목욕을 못해 찜찜했으나 침낭이 포근하여 잠이 잘 올것 같았다.

 

그러나 왠걸... "뻐꾹~ 뻐꾹~"

 

몇 십년만에 들어보는 듯한 뻐꾸기 소리가 반갑고도 얄궂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