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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간 9정맥/백두대간 북진(終)

백두대간....(25구간 ; 댓재~두타산~청옥산~고적대~상월산~백봉령 29.1km 13시간 )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5. 5. 28.

2015년 5월 25일

 

댓재 산신각뒤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누웠는데,

밤새 바람소리가 빗소리처럼 들려 걱정스레 잠을 잤었다.

아침밥먹고 설거지를 하려다 손이 시러워, 그냥 차에 실었다.

집나온지 3일째...몸은 뻐근하고...오늘 가야할산은 높고...

거리도 제일 멀고...날씨할라 덥다는디...


누가 시켜서 하는짓이 아니어서 할말이 없어 입 꾹다물고 걷는다.


초반부터 깔크막이 아스라히 이어지고....


ㅋㅋ이 양반도 산너머 산이라 앞산을 바라보더니 얼음이네~


자갈이 자글자글한 돌계단을 간당간당하게

밟으며 드디어 두타산에 올랐다!


 에그에그~ 또 청옥산엔 언제 올라간다냐~


 청옥산 주변 철쭉이 찐분홍이라 예뻤는데,

힘들어서 찍어달란 말도 못하고 그냥 올라와 버렸구만~


제일 높고 힘든다는 산을 두개 다 넘었으니 여유좀 잡아볼까?


음~ 이 향이 뭐였더라~

아~ 더덕 향이다....더덕은 맛도 좋지만 향도 끝내주는군!


뭐여 이건?? 오르막에 밧줄까지~

오늘 예상못했던  난코스가 난감하다!


정말 끝이 있기나 한건가?


오매~ 징한것!!


 

여그가 얼마나 힘든 구역이었는데 바위를 안찍고...

허기사 뒤로 물러서서 사진찍기도 어려웠을거구만.


야, 고적대야 니가 이렇게 고고한줄 몰랐다야 흥~


이제는 그길이 그길 같고... 힘만 들고....


감미봉 정상은 싱겁게 와서 좀 싱겁긴 하다^^


별 볼거리도 없고 잡목만 우거진 비탈길을 걷다가.

내 몸도 푸르딩딩하게 물들것다.

하얀색 나무는 자작나무란걸 어제 알았는디 여기도 있네~


나는 더 이상 못 가것네,

배째라 마~


웬만하면 참을려고 했는디...

속이 부글부글 끓는지 앞서 가는 사람이 자꾸 독가스를 뿜어대네.

내가 가다 쓰러지면 가스 중독인줄이나 아슈~


이젠 사진찍기도 귀찮고...그냥 간판만 찍어둬요~


10시간을 걸엇는디 아직도 저 자갈길을 3시간이나 더 가야 되것네~

이 구간은 봉우리마다 구만리길이고, 높이는 태산만 한 것이 사람 여럿 잡겠다.


밧데리가 닳아 사진도 거의 못찍었으니, 어두워지기전에

어렵사리 한장 더 찍고 싶은데...몸이 말을 듣지 않네~


29.1 km 13시간 산행...겁나게 욕봤슈~

 

1시간 동안 묵호시내를 뱅뱅돌면서가는 버스를 타고,

동해에서 내려 시외버스로 삼척으로 갔다.

교통 통제를 하며 중앙로에서 부처님 오신날 연등행사에

두마리 용이 불을 내뿜으며 근사하게 거리행진을 한다.

우선 허기를 면하고자 터미널 근처 안성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지쳐서 밥이 안 먹혀 남겨주고 나왔다^^

 

차를 회수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졸음 운전이 염려되어,

갓길에 차를 세우고 한숨 잔뒤, 새벽2시 넘어 집에 도착.

 

떠남은 돌아오기 위함이라던가~

일상의 소중함과 편안함에 더욱 깊이 빠져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