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0일
지난해 8월 여름휴가때 뭣모르고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
15회차 마지막 두개 구간을 남겨두고
처음시작 못지않은 긴장감으로 한달을 보냈다.
남편이 10여년 동안 매월 정기 산행을 같이 다녔던 '거북산악회'
회원들이 우정 산행을 해주신다하여 부담스러웠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동행 결정.
10일 새벽, 대형버스에 오르자 먼저 타고 계신 본대장을 비롯
많은 거북이 회원님들께서 박수와 칭찬을 보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다.
한계령에 가까와지니 빗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며,
12시간동안 악전고투했던 앞전 산행이 그려진다.
비단 그때뿐이었겠는가!
매번 구간 종주때마다 무리수가 따르고, 체력의 한계에 도달하며
백두대간? 장난이 아니구나를 실감했었지!!
앞으로 걸어야할 두 구간 역시 공룡능선의 험난한 바위길과
비탐방구역 감시카메라, 철책 그리고 무더위와 한판 붙어야한다.
한계령 들머리부터 이어지는 철계단과 울통불퉁한 돌부리길을
겨우 1km 걸었는데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잠시 땀을 식히며 거북이 회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느라
입가에 경련이인다ㅋㅋ
비탈길을 올라서면 설악의 기암괴석과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땀흘린 보상을 해준다.
연령대가 다소 높은 거북이 회원들이지만, 험한 깔크막을
농담과 객소리로 기름칠을 해가며 잘도 올라가신다.
두세시간 산행에 몸은 녹초가 되고, 다리는 더는 못간다하며
뱃속에선 거지가 밥을 달라 아우성이다.
둘러앉자 옹삭한 길모퉁이 돌팍위에 펼쳐놓은 도시락 반찬들이
젓가락을 바쁘게 한다.
후미팀을 위해 방을 빼주고 다시 오르막을 오르고,
꽃들의 환영을 받으며 전망대에 올랐다.
귀떼기청봉, 주걱봉, 가리봉이 3년전에도 거기 있었건만,
비선대까지 13시간 동안 헉헉대며 앞만보며 가기바빴었구나!
대청봉이 다가오고 울산바위가 웅장한 모습으로 등장하니
반갑기 그지없다^^
설악의 아름다움과 늠름함은, 누구든 한발한발 땀 흘려 올라온자만이
누릴수 있는 특권이리니!!
중청산장에서 다리쉼하는중에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시위를 하며 비탈진 자갈길을 땡볕속에서 오체투지하는 장면 목격~
전경련에서 전격 추진하는 설악산 케이블카설치 반대를 위해
녹색연맹과 종교인, 언론인들이 한계령에서 대청봉까지 오체투지하신단다.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전국의 국립공원에도
카이블카가 설치될것이라고...
그뿐아니라 200평 이상의 숙박이설과 부대시설이 들어설것이기에
자연훼손이 심각해질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한다.
대청봉 문전에서 귀하고 어여쁜 금강초롱이 반긴다.
거북이회원님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열렬한 응원과 격려와 포옹을 받으며 소청을 향해 돌아섰다.
선두대장님이 3일동안 산행을 같이하고자 간식을 후원받아
우리와 어께를 나란히했다.
힘도 좋고, 산행경력도 화려하시며 산지식도 풍부한 대장님이
셀파와 사진기사를 자처하셔서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멀고 가까운 능선과 봉우리들을 소개해주시고...
곁들인 산행경험담을 들으며 여유로히 희운각에 내려섰다.
라면을 끓여 이른 저녁을 먹고, 잠자리걱정도 덜고 나니
눈썹같은 그름달과 별무리가 눈에 들어온다.
지리산에서 지새웠던 별밤도, 새벽별을 보며 걸었던 큰재,
어둑어둑한 밤길에 동무해주던 이화령 별님들도 아스라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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