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2일
새벽엔 잘 안넘어가던 밥이 황태해장국에 홀랑 넘어간다.
든든한 밥심을 빌려 마지막구간 철책을 넘었다.

이짓도 이제 끝내고 '개과천선'해야지~ㅋㅋ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던 날씨도 개과천선했는지 맑고 좋다 ^^

자갈길을 오르고 너덜길도 건너고 오르막길에
뒤돌아 지나온 산줄기를 더듬어본다.
저 높고 험한 먼길을 걸어온것이 어제 일인데도
꿈인양 아득하게 느겨진다.

너덜이 다시 등장이요~


이 높은 고지에서 6.25전쟁당시 치열한 전투로
아까운 많은 목숨들이 순국했었나 보다.
최근까지 100여구의 유해를 발견한 발굴현장에서 잠시 숙연해진다.

상봉에 오르니 햇님의 축복에 눈이 부시다.
상봉과 정상회담후 정상석의 자세를 바꿔 사진촬영~
온 다던 비대신 땀이 비오듯 하고....
간식과 휴식에 힘을 얻어 신선봉에 올랐다.
고생한 보람을 톡톡히 챙기려 확트인 전망도 맘껏 즐기고,
시원한 바람에 신선놀음과 모델놀이가 자연스럽다.
연륜이 묻어나는 나무들과 작은 매력에 빠트리는 야생화.
채윤봉에 힘겹게 오르고...
대간령 도착과 함께 출입금지구역의 범법행위에 대한
부담감에서 해방됨이 무엇보다 기쁘다.
쉬는 날이면 남편과 암벽등반을 하며 친목을 다져온 구인회 5명이
하루일을 재끼고 마중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주린배를 안고 암봉을 지나 병풍바위로 오르는 길이 험하고 멀다.
생각보다 근사한 병풍바위를 맘껏 감상하고...
그늘을 찾아 좁은길에서 도시락을 다먹어갈즈음 환영객이 당도했다.
같은 내리막길에서 세번씩이나 알바를 하며 백두대간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했다나~ㅋㅋ
슬러시된 막걸리와 머루주, 복숭아, 참외, 얼음물을 공수해온
환영객들과 떠들썩한 인사를 주고 받으며 반가움을 나눴다.
마지막 봉우리인 마산봉에서 인증샷을 한뒤,
대부대가 진부령으로 행진~
시작은 미미하나 그 끝은 창대하다고 했던가!
우리부부의 대간종주가 많은 사람의 도움과 관심을 받게 될줄 몰랐다.
그저 산에 미쳐 체력과 시간과 돈을 낭비한다고 손가락질이나
하지말아주었으면 하는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사는게 후회스러웠는데...확실하게
우물안을 탈출하여 세상구경을 한것 같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더니, 지리산에서 설악산까지 언제 다왔는지...
백두대간의 오르막과내리막 그리고 평탄한길...
꽃피고 새우는 봄날, 덥고 또는 춥고 비오고 바람부는 궂은날...
구비구비 돌아오며 만났던 꽃과 나무 그리고 고마운 사람들...
백두대간은 인생의 축소판 같았다!!
항상 옆에서 묵묵히 나를 챙겨주고,
힘을 실어준 남편께 무한한 사랑을 보내며...
응원과 격려와 도움을 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립니다.
여기서 잠시 멈췄지만, 또 다른 길위에 서있는
아름다운 당신을 만나러 가겠습니다^^
**********
백두대간을 하면서 조금씩 알게되었는데 우리나라의 산맥체계는
하나의 대간과 하나의 정간13개의 정맥으로 나누어져 있다.
10대강의 유역을 가늠하는분수령들을 기본정맥으로 삼고 있어
대부분 그 이름이 강 이름과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이제부터는 정맥산행을 해야하나?
해볼까....하고싶다!!!
'1대간 9정맥 > 백두대간 북진(終)'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두대간....(33구간 ; 희운각~1275봉~공룡능선~마등령~저항령~황철봉~미시령 13.7km 12시간) (0) | 2015.08.15 |
---|---|
백두대간...(32구간 ; 한계령~서북능삼거리~끝청~중청산장~대청봉~소청~희운각 10.03km 8시간) (0) | 2015.08.14 |
백두대간....(31구간 ; 조침령~북암령~단목령~점봉산~망대암산~한계령 23.9km 12시간) (0) | 2015.07.14 |
백두대간....(30구간 ; 구룡령~갈전곡봉~왕숭골정상~쇠나드리~조침령 21.05km 10시간) (0) | 2015.07.14 |
백두대간...( 29구간 ; 진고개~동대산~두로봉~응복산~구룡령 23.5km 10시간 40분) (0) | 2015.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