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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꿈꾸는 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4. 10. 9.

아직도 동장군이 봄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늘어지는지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아침....

 

엊그제 뒷산에 올라 연분홍 고운 꿈을 부풀리는 수줍은 진달래와 인사를 나눈지라,

 

오늘쯤이면 가녀린 웃음 날리며 반겨 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로 뒷산에 올랐다.

 

 

 

바람결에 스며든 꽃향기에 두리번거리니 노오란 생강나무꽃이 지천이다.

 

(길언덕이나 소공원에 피어 있는 산수유꽃과 흡사하나, 산수유나무 껍질은

 

얼룩덜룩하고 들떠있으며 꽃송이도 낱낱이 피우고 향기도 덜하다.)

 

"지똥 지똥"노래하는 듯한 저 새는 개똥지빠귀인가~

 

초록물과 붉은 기운을 끌어 올려 반지르르 윤기가 도는 나무 가지 가지마다,

 

불거진 눈들이 매운 꽃샘바람에 눈을 부비고 있다.

 

해끔한 가지끝에서 추위에 볼이 붉게 달아 오른 진달래를,

 

한참 동안 달래 주고 깔딱 고개를 넘는다.

 

 

 

지난주 일요일 평택의 들녘으로 봄 나드리를 갔었지...

 

햇살이 곱게 퍼져 있는 논,밭길을 천천히 가로 지르며 봄 나물을 찾아보니,

 

농사를 짓기 위해 풀약을 해서인지 달래, 냉이, 곰밤부리등

 

봄 나물을 기대한 밭에는 냉이 몇 뿌리만이 체면치레를 했다.

 

논 두렁의 억센 풀뿌리를 재치고 뽀족이 얼굴 내민 쑥들은 솜털이 보송보송하고,

 

마른풀 덤불속에서는 갑자기 까투리 두 마리가 인기척에 놀라 푸두덕 날아 올랐다.

 

군데군데 개나리와 산수유꽃이 노랗게 피고,

 

빈 들녘도 노란 봄 햇살에 노오레 보였었다.

 

 

 

숨을 할딱이며 깔딱 고개를 넘어 정상에 섰다.

 

머지않아 나무들이 옷을 차려입고 꽃을 피워 내면,

 

저 아래 산야가 더없이 아름다우리~

 

울긋불긋 단풍이 든 가을 산처럼 연두, 하양, 분홍, 노랑, 자주, 초록이

 

짙고 연함을 더하여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리라~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을 온 몸으로 마주하고도

 

결코 놓을 수 없는 꿈이 있었기에 ....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봄을 꿈꾸었기에....

 

심술궂은 동장군이 백기를 들고 멀어져간다!!!

 

 

 

2013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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