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이엔 누구나 부모님이 이미 세상을 뜨셨거나 생존해 계셔도 대부분 각종 병마와 싸우며
홀고 지내시거나 요양 병원에서 하루 하루 힘겨운 나날을 견디고 계시리라.
내 아버지는 내가 이십대 초반때 환갑전에 이름 모를 병으로 2~3년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셨다.
어려운 시골 살림이라 큰 병원에 모셔 병명도 밝혀 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떠나가셨다.
아버지 나이 또래의 어르신를 뵐때면 효도 한번 못해드렸는데
허망하게 가신 아빠 생각에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젊은 나이에 홀로 남은 어머니가 6남매 뒷바라지에 맘고생 몸고생을
지긋지긋하게 하셨음은 불을 보듯 빤하다.
올해 나이 78세..만성 두통과 허리 통증.관절염때문에 날마다
병원에서 물리치료받고 약 타오는게 일과시다.
컨디션이 더 안좋은날은 집에서 하루 종일 누워계시는듯,
전화 목소리가 기운이 없고 신음소리가 절반이다.
당장 달려가보고 싶은 마음 굴뚝 같지만 일터에 매인 몸일뿐더러
거리가 멀어 엄두도 못 내고 안절 부절 못할때가 많다.
언젠가 이웃에 사는 친구도 어머니가 시골에 홀로 사시는데 자식들은 살기 바쁘고
멀다는 핑계로 잘 들여다보지 못해 죄송하고 불효가 막심하다는 얘기를 했다.
다행히 동네의 이웃 사람과 이장이 이런 저런 편의를 봐주고 복지관에서 봉사자가
가끔나와 보살펴주셔서 고맙기 그지 없다는 얘기를 나누며 많은 생각을 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누구나 가난과 못 배운 "한"을 자식들에게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밤,낮가리지 않고 논,밭에서..공장에서..시장터에서 고생을 낙으로 살아오신 분들이시다.
우리 세대는 그분들의 희생덕분에 오늘날과 같은 문화 혜택을 누리며 자유롭게 살고 있다.
멀리 있는 내 부모는 가까이 사는 이웃이 보살펴드리니
나는 내 가까이에 계시는 소외된 어른들을 돌봐드리는게 도리가 아닐까!
그즈음 중3딸아이가 학교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확인서 받아오라 한다고 했다.
그리하여 수소문끝에 종합 사회 복지관에서 매일(일요일 제외)저 소득층과 노인분들께
점심 무료 급식을 하는데 일손이 부족하다는것을 알고 자원 봉사를 신청하게 되었다.
매주 토요일에 둘이서 봉사 활동을 오고가며 많은 얘기도 하고 MP3도 함께 듣고..
한창 사춘기인(반항기)딸과 사추기인(갱년기) 엄마는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해 주려 노력하며 힘든 시기를 헤쳐 나갔다.
딸애가 학교에 가는 주일은 혼자 가기 심심하기도 하고 좋은 일을
혼자 하는게 미안해서? 두 친구를 불러 권유하게 되었다.
평소에 늘 생각은 해왔는데 시간도 없고, 혼자 엄두도 안 나고
장소와 방법도 몰라서 못하고 있다며 한 친구는 당장 동참하기로 했다.
토요일 아침..느긋하게 잠자리에서 뒹글다기 아차~ 호떡집에 불난듯이
서둘러 아침밥을 챙겨먹고 대충 집안일을 해놓고 9시에 복지관으로 향한다.
호봉이(청소년)대봉이(대학생 봉사자)들과 식당을 쓸고 닦고
수저통에 수저도 챙겨 넣고 휴지통에 휴지도 채워 넣는다.
예쁜 메모지에 희망 메세지를 정성들여 적고 사탕봉지에 붙인다.
시간이되어 들어오시는 분들께 상냥하게 인사하고 안부를 묻고 식사를 날라다 드린다.
식사후 커피와 사탕를 드리고 배웅한 다음 설겆이와 뒷정리~
끝나고 나면 1시30분.. 뿌듯함이 남는다.
그렇게 1년 남짓 다니다가 친목회 연말 모임에서
봉사 활동을 소개하고 다 함께 참여 하기를 건의했다.
4가정이 얘들 초딩때 만나 10년 넘게 가족 동반 여행도 다니고
송년회도 집에서 다 함께 하는 가족모임이다.
부모 형제 보다 더 자주 만나는 사이라 뭔가 뜻있는 일을 하자는 의견에 환호하였다.
복지관측과 의논.."금빛 삼일회"봉사팀으로 매달 둘째.다섯째주 토요일에 자원봉사한지 3년째다.
중간중간 명절과 연말, 복지관 행사때는 시간 나는대로
송편 만들기,김장 담그기,불우 이웃돕기 바지회등도 한다
봉사 활동을 끝내고 다 함께 등산을 하거나 뒷풀이를 하는데 화기 애애~기분 만땅이다.
복지관에는 조.손가족 결연, 도시락.밑반찬 배달, 재능 기부등
여러 형태의 봉사 활동이 자원 봉사자를 기다린다.
가족들에게 주말은 가능하면 가족과 함께 하자고 부르짖었는데
정기적으로 등산이나 봉사활동을 하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을해본다.
나만의 뚱딴지 인가?! 생각은 자유다~ 세금도 없다.
이 생각 저 생각에 가을이 깊어져 간다!!
2012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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