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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내 남자 친구 ^^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6. 3. 21.

나는....집과 일터 ,그리고 한 달에 한번 또는 두달에 한번씩 만나는

친목회 친구들 사이를 오가며 다람쥐 쳇바퀴돌듯 살았다.

더러 그 날이 그날 같은 오늘이 따분하기도 하고...나는 뭐하는 사람인가!

난 왜 남들처럼 잘 나가지도...잘나지도 못 한채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아갈까! 후회와 열등감에 빠져 허우적대기도 했다.

 

그런 내가 요즘 잘 나가고 있다^^

"야 !너 지금 어디냐? 집이라고야~

그러면 내가 이따 전화하면 집앞으로 나와봐라이~"

"야,지금 뭐하냐~이따 저녁에 얼굴좀 보자이~"

"너 이따 시간있으면 나허고 어디좀 같이 가자이~"하며

조용한 시간에 뜻하지 않은 전화가 자주 걸려오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친한 친구들까지 모두 불러 모아 

"오늘은 내가 2차까지 쏠팅게 마음 놓고 먹고 놀아이~"하고

어느날은 시간 없어 못 가겠다는 나를

"니가 없으면 잼이 없지이~"하면서 캠핑도 데려갔었다.

내가 시간이 없어 미처 만나러 가지 못한 날은

집 앞에 선물 보따리를 놓고 간다는 문자를 주는 내 남자 친구!

 

오늘도 그 친구가 이따 전화하면 집 앞으로 나오라 하여 바삐 목욕을 마치고 나갔다.

"오늘 뭐 했냐? 등산 갔다 왔다고야~ 누구랑 갔냐?" 하면서 보따리를 건넨다.

"야, 이거 내일 쉬는 날이라 팔고 남은것 가져왔어야~

상추는 간장에 삼삼하게 겉절이 해서 먹어라이~"

"지난번에 준 배추는 부추랑 넣어서 겉절이 해 먹었냐?"

"야, 이것들은 팔기는 좀 그래도 잘 개려서 따듬어 먹으면 암스랑안한게 추려 먹어라이~"

"그리고 이것은 암도 주지말고 혼자 먹어라이~"하면서 프렌치 카페(커피)를 건네주고 간다.

 

벌써 여러번  고기값보다 비싸다는 상추도 주고, 야채값이 금값이라던데....

부추와 배추, 새송이 버섯, 감자, 대파. 깻잎, 콩나물. 시금치. 고추잎등을

주어서 삶고. 무치고. 부치고. 절이고, ..김치를 담아 먹는다.

젓가락 갈데가  없던 밥상에 진수와 성찬이 함께했다^^

재료가 좋은지...음식 솜씨가  좋은지...양푼에 밥과 콩나물, 시금치 나물,

부추 김치, 상추 겉절이를 넣고 참기름 살~짝 떨어뜨려 비벼놓으니

어느새 게눈 감추듯 ~흔적만 남았다.

 

남편과 애들이 마음이 너그러운지 ...나를 믿는지....

남자 친구가 불러서 나간다하면 잘 다녀오라하며 반기는?기색이다^^

내가 결혼을 잘한겨~인 복이 많은겨~

느그들 가까이 살면서 야채 장사하는 내 동창 친구 부럽지~?

 

2012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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