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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청계산 홍일점의 장갑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6. 3. 21.

산악대장 럭키세븐...우연인지 필연인지

이번4차 등산모임도 3차 때와 같은 7명이 참석.

그중의 한명 바로 나... 홍일점이다.

홍이점이 될뻔했는데 한 친구를 간신히 떼어놓고 갔었다.ㅋㅋㅋ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 박근혜님도 부럽지 않다.

약속이나 한듯 청색 유니폼으로 맞춰입고 나온 보좌관들의

(한명은 튀어볼려고 배낭을 청색으로 했군!)보좌를 받으며 청계산 등산...

보좌관의 사전 지시로(직접 보고 받음) 발에 흙이 묻지 않도록

흰 카펫을 깔아 놓아 구름위를 걷는듯 가볍게 청계산 과천 매봉에 올랐다.

산 아래를 굽어보니 모든게 내 발 아래 엎드려 있다.

홍일점 인증샷 찰칵 ★

 

그새 출출할까봐 보좌관들이 매봉 중턱에 자리를 깔고

구룡포에서 공수해온 과메기와 그 일당들...

50여년 동안 숨겨온 비장의 솜씨를 보텐 돼지 껍데기요리와

여러 야채등으로 한상 푸짐하게 차려 놓았다.

오고가는 덕담뒤에 술잔이 따라다니고

훈훈한 우정앞에 한겨울 추위가 한풀 꺽인다.

주변의 인파가 부러운 시선으로 우리 일행을 바라보기에

음식을 하사하자 역시 답례품이 속속 들어온다.(인절미,굴,보드카)

 

오후2시에 산 아래서 만나기로 한 친구들을 위해

아껴두었던 음식들을 챙겨들고 눈길을 내려갔다.

점심 공양을 하려했던 청계사에 도착하니 때는 이미 지났고

부처님(와불)도 오수(낮잠)에 들었는지 누워계시다.

조용조용 묵념을 올리고 절 마당에 내려오니 곤줄박이,

동고비, 박새들이 이리저리 날며 고운노래로 환영 해준다.

땅콩을 하사하고 돌아서니 보좌관들이

엿을 사서 내게 엿먹인다.(내가 너무 거만했나?)

할수없이 두차례 엿을 먹고 버스를 타러 이동했는데,

대뜸 "군밤 먹을래, 꿀밤 맞을래" 하는

군밤장수의 협박문이 눈에 띈다. (나한테 왜들 이러나~)

 

인덕원에서 마중나온 여친 두명 남친 두명과 함께 뒷풀이를 했다.

마른 안주를 씹으며 친구도 씹고, 닭다리를 뜯으며 또 다른 친구도 헐뜯었다.

갑론과 을박이 술왕술래(갑론을박,설왕설래)를 하니 서로들 궁합이 맞는것 같다.

술이 취했는지 가만있는 홍일점을 칭찬도 하고 부상으로 비행기도 태워준다.

좀 적응이 안되 멀미가 났지만 참을만했다.

 

옛말에 나랏님한테도 없을땐 욕을 한다고 했다.

그것은 아마도 욕을 많이 먹은 사람은 오~래 산다는

전설 때문에 장수하시라는 의미로 그러나보다.

혹시 나중에 장수하는 친구들은 우리들 덕분인 줄 아시라 ㅋㅋㅋ

 

벌~써 어두워져서 아쉬움을 누르고 작별의 악수를 나누었다.

오늘 나를 좋아하는(아닌가 보다ㅋ) 내가 좋아하는 남친8명과

만날때와 헤어질때 악수를 했으니 16번 손을 맞잡았다.

맨손으로 했으면 지금은 흔적이 씻겨나갔겠지만

난 치밀하게 장갑을 끼고 악수를 했었다.

이제 그 장갑은 빨지 않고 소중하게 속 장갑으로 써야지~ㅎㅎㅎㅎ

 

2012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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