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6일
건강이 악화되어 모셔온 엄마와 함께한지 스무날.
고통을 호소하며 나날이 여위어가는 엄마를 모시고
병원 문턱이 닳게 다녀봐도 뚜렷한 병명이 없단다.
아파서 식사를 거의 못하시니 기력이 쇠하여 어지럼증과
변비와 소화불량까지 더해져 악순환이 거듭 되고...
영양제를 맞고 다행히 식사를 조금씩 하기 시작하면서 차도가 있다.
일요일을 맞이하여 집에 온 아들과 병문안 온 동생이 잠든 새벽녘에
어둠속에서 더듬더듬 배낭을 챙겨 나왔다.
가까이에 사는 여동생이 내 빈자리를 매워 줄것을 약속했기에....
한달만에 다시 찾은 광덕고개
쉼터에 차를 주차하고 서둘러 들머리로 향한다.
6시 30분...조금 이른 시각이라 조용하고 한적하네.
들머리를 찾아 계단을 오른다.
숲속을 가득 채우는 맑고 고운 산새소리가
몸과 마음을 생동감 넘치게 해주네.
오랫만에 호젓한 산길 걸으니 살맛나네요ㅎㅎㅎ
뒤돌아본 광덕산...기상관측소가 흰공처럼 보인다.
이정표가 많아 알바는 못해보겠네 ㅋㅋ
나즈막한 오르막이 연이어 나타나 차츰 고도를 더해간다.
바위 모양새가 요상하다.
내가 좋아하는 싸리꽃
백운산 정상...1시간 30분 걸려 올라왔다는...
자리가 좋아 자리잡고 앉은 남편.
기린초
지나온 오르막 길과 꼭 닮은 오르막 길
뜸 안들이고 금새 나타나주어 반가운 삼각봉
넘어졌어도 살고 봐야지...
이 구간엔 헬기장도 많고 정상석도 많네
물이 말라서 가뭄일리는 없고
가뭄이라서 물이 한방울도 안 나오나보다.
멋진 터널길속으로~
젋은 부부가 야영하고 있길래 담소를 나누고...
도마봉이 조망 좋고 해넘이도 기막히게 멋지다고한다.
도마봉에서 바라본 도마치봉과 흥룡봉으로 이어지는 암봉
요즘 판치고 있는 미역줄나무 꽃
털중나리
풀들이 이슬방울을 달고 있다가 바지를 적셔 놓더니
무성한 풀잎으로 가야할 길들도 지우고 있다.
823.3봉과 그 너머
적목리 계곡과 석룡산 방향 조망
땡볕이라 덥지만 길이 완만하여 걸을만 하다.
어디에 어찌 쓰는 물건들인고?
신로봉 가는 길이 우회길보다 희미하다 해서
잘 살펴봤어도 그냥 지나쳤다가 간신히 찾아 들었다.
터리풀.
들꽃향기님 블로그에서 꽃들의 이름을 알아냈다^^
툭 틔인 신로봉 정상
시원한 바람이 땀방울을 날려보낸다.
한눈에 들어오는 지나온 능선들~
암릉, 멋진 산자락과 도심~
국망봉 능선
지나온 신로봉이 코큰 세사람의 큰바위 얼굴같다.
하룻밤 묵어가도 되겠네
포천시 이동 전경
드디어 국망봉~
아침을 안 먹어서인지 힘이 없어보이넹ㅋ
점심을 먹고 견치봉으로~
배부른 티가 나네.
어디서 부터 따라왔는지 전화선이 귀찮게 군다고 남편이 성화다.
머리위에서 놀라게하질 않나 가는 길을 막질 않나...
없는듯 해서 보면 길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다가 어느새 옆구리를 간지르고,
왼쪽과 오른쪽을 넘나들며 길을 막아 넘어가고 걷어내고 하며 걷는다.
민둥산....이름이 재미있다.
간식과 물을 많이 가져왔다 했는데
믿는 구석이 있으니 든든하다.
길을 내주어야지 이래 감쪽깉이 숨겨버리면 어찌가라꼬...
풀들이 아우성이지만 가시넝쿨이 없어서 헤집고 다닐만 하다.
야생화가 있어 예쁜길
꿋꿋하게 피어난 한 떨기 하늘말나리
도성고개까지 8시간 산행을 마치고...
구담사 방향이 이정표에 표기되지 않아서
휴양림 방향 맞은편길 리본을 따라 내려가기로 한다.
자태가 아름다워 여러장 찍어봤는데...
구담사 방향이 맞는구만.
길은 좋은데 이정표와 리본이 지들끼리 다 어디로 간거지?!
이리저리 뻗어가는 희미한 길을 따라 내려와 마주친 망초꽃밭.
멀리서 보니 왕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메밀꽃밭 처럼 환상적이다.
농사짓던 논과 밭을 묵혀 망초대가 점령했나보다.
길을 잘못 들어 걱정스러웠는데 왠 횡재람~ㅎㅎㅎ
커다란 나무 가지마다 찢어지게 열려 보석 처럼 빛나는
보리수를 열심히 입에 따 넣고 물병에도 따 담은 남편.
맑고 시원한 계곡물에 세수하고...
저수지를 내려와 내내 구경도 못해 아쉬워했던 산딸기도 만나고...
사직리 마을 길가에 서있는 옥수수.
택시를 부를까 했으나 버스가 자주 있다고해서 기다린,
산행보다 힘든 기다림이 아까워 40분만에 온 버스를 탔다.
이동 터미널에서 내려 편의점 매표소에서 표을 급하게 사서
뒤따라 온 강원고속 버스에 승차하여 광덕고개에 있는 차를 회수했다.
택시비 3만원을 예상 했으나 6천원으로 해결되어 기쁜 마음으로 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