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7일 일요일
여름 장마라 이틀연속 비가 오고 있는데
일요일 오전쯤에 갠다하여 산행준비를 한다.
남편이 한달에 한 두번 정도 주말에 쉬는 날이 돌아온다.
이때에 산을 못 가면 얼마를 기다려야 될지 모르기에
만사 재끼고 산행을 우선한다.
집을 나설땐 비가 오지 않아 안심이었는데 가평을 지나오면서
비를 만나 구담사에서 비와 함께 산행을 시작한다.
이슬비가 보슬보슬 내리는건지
보슬비가 이슬처럼 내리는건지...
불땅계곡을 지나 풍경이 있는 캠핑을 마다하고 산행 ㅋㅋ
참나무 버섯들이 비가 오니 쑥쑥 자라나고...
지난번에 구담사로 내려오는 길을 잘못들어 엉뚱깽뚱한 곳으로 내려왔어도
횡재한 기분이였는데, 오늘은 올라가는 길을 잘못들어 생고생 ㅠㅠㅠ
길도 아닌 오르막을 미끄러지며 올라와서 반대방향으로
알바하러 갔다와서 2시간만에 도성고개에 접속했다ㅋㅋ
벌써 기진맥진 하였지만 김밥과 바나나로 충전하고 본업에 충실~
하늘 말나리아가 지켜봐 주니 힘이 나누만
샛노랑 원추리도 고개를 높이 쳐들고 우릴 기다렸나보다 ㅎㅎㅎ
계단을 올라서면 강씨봉이겠지
강씨봉, 혹시 이씨봉이나 박씨봉은 어데 있는지 아시나요?
물방울을 메달고 있어 더욱 생기넘치는 작은 꽃송이들
올라온 만큼 내려가라네
다음은 올라갈 차례 ㅋㅋ
오뚜기령에 오뚝하게 서 있네
비 맞아서 꼴이꼴이 아니겠지만 한컷 허용~ ㅋ
갈데가 귀목봉 방향뿐이네
여로로고나! 요래 적으면 뭔소린지 모를지도 모르겠네ㅋㅋ
비가 좀 그치는 듯 하니 비옷을 벗어 가방에 구겨 넣고...
혼자라서 외롭지만 당당한 원추리
다시 내리는 빗속에서 어제 미리 해먹은
삼계탕 국물로 끓여 온 삼계죽을 먹는다.
방석이 불편하다고 남편이 선물해준
의자에 앉자 먹으니 진짜 편하고 좋다.
고맙다는 인사도 못했는데...고맙구만요^^
설마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산행하는 사람이 있을까 했는데
청계산 올라오는 계단에서 비를 쫄딱 맞으며 혼자 산행하는 분을 만났다.
"컥컥컥 이렇게 비 오는 날 왠 산행이예요?ㅋㅋㅋ"
"안 올줄 알았는데 오네요"
"안산 하세요~"
우리한티 하고 싶은 말을 묻고 나니 재밌다^^
아참, 돌무덤에 소원을 빌어야 했었는데 사진만 찍고 말았네.
지난 6월달에 남편이 쉬는 주말이였는데
엄마가 집에 와 계시니 꼼짝 할수가 없었다.
오빠와 동생들이 엄마을 뵈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도
산행 못 하는 아쉬움이 남을 뻔 했는데....
마침 그 날 비가 오락가락하고 나는 허리를 삐끗하여
산행 하기는 애초에 그른 날이라서 맘이 편했다ㅋ
오늘, 비는 오지만 다행이 허리가 나아서 산행 할수 있어 좋다.
엄마는 오빠와 동생들이 모시고 나가 모처럼 시내 구경도 시켜드리고
점심도 사드릴 계획이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리라~
비가 오는데 이 험한 곳에 산행 온 사람들이 무리지어 나타나곤 한다
여름엔 비산행이 재격이지 ㅋㅋ
시원해서 좋고, 자외선 노출도 신경 안쓰고, 더위 때문에
지치지도 않고, 마실 물을 많이 준비하지 않아도 되니 짐도 가볍고...
말은 바른말을 하랬다고 비산행이 줗은 점도 많지만,
짐이 가벼워도 비에 젖은 옷과 신발, 배랑 때문에 몸이 무겁고,
(더 바른대로 말한다면 그 동안 산행을 안해 몸 무게가 늘었기 때문이지만 ㅋㅋㅋ)
비 오는날 요래 힘들여 오르고
더 높이 올라가 봐도
편히 앉자 쉬지도 못하고,
전망도 '꽝' 이라 비산행이 망설여지는거겠지.
이 바위는 두꺼비를 닮아 보인다.
이 산 너머에 뭐가 있을지 궁금하니 가 봐야지
길매봉 오르기가 험난하기는 해도 등산로를 잘 정비해 놓았다.
덕분에 재밌고 안전하게 오를 수 있어서 관계자분들께 감사^^
노채고개가 2 km라고요? 그럴리가.....
바위와 한 몸인양 보이는 양지꽃
이건 방화선인가 반공호인가?
모르는게 넘 많아 답답할때가 많구만.
너희들은 산에 사니까 아는게 많겠다.
때가 되면 알아서 올라오는것만 봐도...
참 이상하단 말이시~
원통산 다음이 노채고개인데 벌써 노채고개라니....
알고 보니 포천시와 가평군의 경계 지역인
387지방도를 노채고개라 하는가 보다.
내가 메모한 노채고개는 원통산 지나서 있고....
길이 완만하여 생각보다 빨리 왔다.
신비한 노랑 그물버섯.
장마에 버섯들이 살판 나는구나~
3시엔 갤거라 믿었던 비가 더 굵어지며 꿈 깨라 한다.
이왕 버린 몸이라 괜찮지만, 5시정도 되었는데
날이 빨리 어두워질까 걱정된다.
메모해온 종이가 물에 젖어 무용지물이 되고
휴대본도 안터지니 숯고개가 어딘지 분간이 안 간다.
날이 어두워지는 것 같아 차 소리가 들리는
우측 갈림길로 긴가민가 하며 접어 들었다.
다행히 은성기도원 방향으로 잘 내려왔다.
우리를 환영하는듯 하네^^
화현 2리 마을 회관 맞은편 버스 정류장에서
우리가 걸어 내려왔던 산을 바라보며,
다음에 가게 될 운악산도 눈여겨 봐둔다.
10분쯤 기다려 7-1번 버스를 타고 연곡4리 제비율상회 앞에서 하차.
차를 회수하러 구담사로 올라가는데 물소리가 요란하다.
계곡에서 비에 젖은 옷과 신발을 시원한 물에 깨끗하게 빨고....
비오는 날의 시원했던 산행을 시원시원하게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