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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간 9정맥/호남정맥(終)

호남정맥....14구간 ; 예재~온수산 ~가위재~고비산~큰덕골재~군치산~숫개봉~봉미산~곰치 17.4 km 10시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6. 8. 17.

2016년 8월 14일 일요일



3개월만에 다시 예재로 향하는 맘속에 걱정이 태산처럼 자리하고 있다.

입추가 지났건만 35도를 오르내리는 살인더위를 

1박 2일 동안 과연 이겨낼수있을까!

매년 8월 중순에 있는 4일 연휴의 유혹에 못 이겨 재작년에 

백두대간을 시작하여 작년 8월에 백두대간을 완주했었다.

그리고 이번 여름엔 거리가 멀어 평소엔 엄두가 안 나는 호남정맥을 

연휴동안 기필코 줄여야 겠기에 고창에 들러 잠을자고 새벽길을 달려왔다.



예재터널에서 구도로를 찾느라 금쪽같은 새벽시간을 

30분 가량 허비하고 있다가 근처에 참깨 베러오신 

아주머니께서 알려주신 길을 따라왔다.

알고보니 처음에 들어섰다가 아닌 것 같아 다시 되돌아갔던 길이었구만.

그런데 이 차들은 언제 다 들어왔다냐~



안개가 자욱하고 물방울이 맺혀있지만 

시원하니 모든걸 용서해준다ㅋㅋ



온수산과 인사만 나누고 

안개가 걷히지 않기를 바라며 걸음을 재촉한다.



두동강난 시리산 표찰을 이어붙여 찍고....



새들이 지져귀는 소리가 평화롭게 들린다.



대단한 선답자들의 응원에 기분이 업~^^



잡목이 우거진 길인데 고맙게도 누군가의 

노역으로 깔끔하고 예쁘게 단장 되어 있다.



벽옥산 갈림길...봉화치

여기서 부터 정맥길이 고행길



가시덤불로 악명높은 호남정맥의 진수를 보여주려나...



힘들게 올라선 봉우리



8시가 넘었는데 안개 덕분에 벌목지대도 무사통과



몸은 작아도 포부는 엄청스레 큰 거미인가봐~

 


가위재 안부에서 참외씨가 나래를 펴고 있네.

2~3년 뒤에는 참외밭이 되어 있을수도....

수박씨도 묻어 놓을까나~ㅋㅋ



암만 생각해도 벌써 지났을것 같은디...

여그가 가위재라네



고비산엔 고사리들이 이팔청춘이네


  

지쳐서 꼴이 우수워지기전에 한컷~



나도 아직 볼만하쥬?ㅋㅋ



해가 나오자마자 기진맥진한 남편



바람도 불고 그늘이 있어서 괜찮구만.



여기는 키작은 소나무길이라서 그늘이 없으니 어째야쓰까



땡볕속에서 걸어야 할 길과 넘어야할 산.

봄이나 가을, 겨울이었다면 참말로 멋긴 풍경일텐데....



타는듯한 불볕더위에 목이타서 연신 물을마셔서 

물이 부족 할까 걱정되어 아껴가며 마시기로 한다. 



큰덕골재

쉴 자리 좀 찾아보소~



저기로 올라가야 한다는것 같았는데...



다행이 좌측 능선으로 빠지네


앉아서 쉬는건 쉬는 것도 아니여~

누워서 땀이 마를때까지 쉬어야지 

휴유~~~~



군치산 정상인줄 알았는데...

에고에고~ 



군치산 정상 .

곰치에서 넘어온 정맥팀들이 자리를 내줄생각이 없나벼.



시원한 그늘에서 점심을 먹는데 밥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물과 함께 꾸역꾸역 넘기고 누우니 나뭇잎 사이로 

들어온 바람이 얼굴을 쓰다듬어 주며 지나간다.



431봉 오르는 가파른 암릉길



우회길도 가서 혹시 뭐가 있나보니 암봉이다.



탁 틔여서 전망이 좋군!



화순군 청풍면 이만리의 무명 능선들~



431봉 정상인가 보다.



땡볕이라 반갑지 않은 안부

물 좀 얻을까 했는데 사람은 그림자도 안보이고 개만 짖어대더군.



오르막은 넘 힘들지만 바람이 불어주어 한발 한발 힘겹게 오르 내린다.

앞서 가던 남편이 길가에 있는 벌집을 건들었는데 확 날어오르는 벌들을 

발견하는 순간 피해서 남편은 두 방 쏘이고 난 종아리에 세 방을 쏘였다.

다행이 쇼크는 없어서 맨소래담으로 수습~




숫개봉



걷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늘어간다.



보기만 해도 겁이나는 까마득히 높은 봉우리






임도를 지나 494봉 된비알을 올라야 한다네



힘들다 힘들어~

여름산행 장난 아니네~

젊지도 않은데 왜 고생을 사서 하는지 모르것네~



드디어 봉미산

이제 진짜로 내려가기만 하면 되는지 몰러.



다리도 풀리고 내리막도 가파라서 세 번이나 크게 넘어졌는데

손끝하나 다치지 않고 땅을 사서 오히려 감사한 마음^^

 


곰재로 올라오는 도로가 보인다!!

원래 계획은 곰치에서 시간이 되면 바람재까지 더 갈까 했었으나,

오늘은 여기가 한계선...더 이상은 죽어도 못 가겠네ㅋㅋ



화순군 청풍면과 장흥군 장평면 군경계도로



도로 따라 200미터 더 가면 곰치 휴계소가 있다는데...

히치하이킹 시도하여 차를 얻어타고 화순군 이양면에서 내렸다.

마트에서 사이다와 이온음료 한캔씩을 시원하게 들이키고 

택시를 불러주어 탔는데 3개월 전에도 이용했던 택시다.

기사님과 반갑게 지난얘기 나누고...

예재에 있는 차를 회수하여 보성으로 갔다. 



보성역 부근에 있는 숙소를 잡아 샤워하고 빨래해서 널어놓고,

식당 찾아 이골목 저골목 기웃기웃~

국물이 먹고 싶어 시킨 얼큰하고 시원한 동태탕 한 냄비를 비우고,

마트에서 과일을 사가지고 숙소에 들어가 전기료 부담없이 

시원하게 에어컨을 틀어놓고 초저녁 부터 골아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