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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간 9정맥/한남금북정맥(終)

한남금북정맥 ....4구간 ;추정재~선두산~현암삼거리~것대산~산성고개~상당산~이티재 약 27km 11시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8. 1. 18.

2018년 1월 14일 일요일



무술년 새해가 밝은지도 보름이 되어간다.

세월이 유수와 같이 빠름에 허겁지겁 뒤따르는 꼴이다.

겨울인데다 구간거리가 길어 '뜨거운 감자처럼 물고 있던

추정재~이티재 27km' 맥잇기 산행을 굳은각오로 나선다.


예상과는 달리 눈이 많이 쌓여있어 살짝 걱정이 되면서도 

아이젠이 있으니 눈산행에 대한 기대감이 부푼다. 




어둡고 인적이 없는 눈밭에서 갈팡질팡 

20여분 헤메다 정맥길에 올랐다.

등로엔 선답자들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길을 터놓았다.



예쁠것도 하나 없을 마른나무가지와

안개낀 썰렁한 새벽추위가 조화를 부려 예쁜 상고대를 피웠다.



나무가 빽빽한 숲속에서 자라났으면

이처럼 각광받지 못했을 소나무인데...

살다보면 때로 이런 행운도 찾아오려니~



먼동이 트려는지 산너머에 붉은기가 돈다.



대항산

이름이 있는걸 모르고 483.1봉이

안외워져서 메모지를 몇번씩 들춰봤었다.

이름....쉽게 알려주려고 만든 것인가 보다



앞서간 발자국을 따라가니 편하고 알바할 걱정이 없어서 좋다.




산정말 남산등산길 이정표 방향으로 간다.




산아래 동네는 안개가 자욱하다.



발밑의 눈이 포슬포슬하여 걷기 좋다. 

고지가 높은곳이 더 추울줄 알았는데

아래로 내려오면 더 춥고 상고대도 피어있다.







바람한점 없는 고요한 아침 산중







산정말고개







한계리 방향으로



스테인레스 벤치가 있는 이곳이 선답자들의 발자국으로

어지럽혀진 이유가 뭔지 파헤쳐본다 ㅋㅋ

추리 1 ; 오르막을 올라왔는데 벤치가 모자라서 서로 앉으려고 밀고당겼나?

추리 2 ; 오랜만에 벤치를 만나서 의자 뻿기 게임을 하며 신나게 놀았나?

추리 3 ; 아침밥을 어떻게 앉자서 먹어야 할지 왔다갔다하며 궁리했나?

 



앞에 있는 높은산이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선두산으로 오른다



고대하던 정상은 아니지만 많은 시그널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최근 3일 동안 내린 눈이 쌓여 걸음이 더디고 힘도 많이든다.



선두산




감기를 떨쳐 버리지 못하고 달고 온 남편

산행내내 더운김을 내뿜으니 기침은 찍소리도 못냈다.




우측으로 눈덮인 기산리 마을과 들녘이 보인다.




선답자들이 이번엔 무슨재주로 미끄럼타기를 하였을까?

작심하고 집에서 부터 비닐포대를 가지고 온건지...

천 돗자리를 길게 깔고 앉자 줄줄이 내려간건지...

울툭불툭 튀어나온 돌맹이와 나무뿌리에 채여 엉덩이가 꽤나 아팠을텐데

내리막마다 미끄럼을 타고 내려간 선답자들이 징하요ㅋㅋㅋ




안건이 고개

지난 구간에 이곳까지 하려다 접속거리가 부담되어

추정재에서 조퇴했더니 시간이 널널하고 좋았었다

그 댓가를 오늘 치른다 ㅋ



선도산




하얀 솜사탕처럼 나무가지에 뭉텅뭉텅 얹혀져 있는 눈송이들

어찌보면 목화솜꽃이 활짝 핀듯 보이기도~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선도산 등산객 6~7명을 만났다.

길을 비켜가시던 분이 우릴 보고 '멋있으세요 두분이서~' 하신다.

낯선이의 정감있는 말한마디가 오래도록 여운이 남아

뿌듯한 마음과 미소로 번지며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멋있게 살고 싶었는데.....우리가 지금 멋있게 살고 있는건가?! 




터널이 보여서 당겨보았다.

우리가 지나야 할 터널인것 같다.




현암리 마을로 내려간다.



250년 된 느티나무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 전경



겨울이 아니었으면 현암묵집에 들러 점심을 먹고 갈텐데....



현암삼거리



터널쪽으로 올라간다.



터널 직전, 눈길위에 또렷이 찍힌 발자국을 따라가보니 철조망을 넘어갔다.

나도 따라 넘어가야만 했다.



것대산 방향으로 간다.



청주목련공원묘지



공원묘지 윗쪽으로 길이 나있다.






토옥고개



것대산



것대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의 조망은 미세먼지가 망쳐놨다



팔각정이 있다.



물이 빨리 식어 덜 퍼진 사발면을 곁들여 점심을 먹는다.

나름 맛이 괜찮다.



것대산 봉수대



상봉재








산성고개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날씨가 따뜻하여 아이젠에 눈들이 달라붙어 키높이 등산화를 신고 걷는다.



상당산성



상당산성 안으로 들어와 성벽길 따라 서문방향으로 걷는다.



날씨가 좋아 산책나온 사람들이 많다.




상당산성 서문, 미호문이라고도 한다.



상당산 정상을 가기 위해 성벽길을 버리고 산길을 따른다.

만만한 나무가 보이면 발로 걷어차서 신발의 눈을 떨군다.




상당산 정상



정맥 시그널이 달려있는 상당산성 동북암문으로 빠져나간다.




산악위치번호가 적힌 표지목을 1번부터 차례로 지나간다.

일자 아이젠을 차에 두고 내린 줄알았다가

찾아서 갈아 신었더니 신발이 한결 가벼워졌다.




내리막을 내려가서 임도지나 다시 산으로 올라야 한다.




속을 비우고 사는 고목



아침일찍 나와서 따뜻하게 지켜봐준 해님 덕분에

엄두가 안났던 장거리 겨울산행을 무사히 마무리 할것 같네요^^



넘버 10

임도지나서 부터 20여분 된비알을 오르느라 진이 다 빠졌다.




이티봉

봉우리를 또 오를줄 알았는데 쉽게 왔다.



넘버 11도 생각보다 빨리 왔다

마지막 봉우리라네~~~



이티재

랜텐 안 켜고 환할때 산을 무사히 내려와 얼마나 좋은지 ㅎㅎㅎ

이동네 이장님 차를 히치하였는데 고개 넘어까지만 가신다고.



'산넘어 남촌에는' 식당에 볼일이 있으시다 하여 내리니 

동태찌게 끓이는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택시를 불러놓고 우리도 청국장으로 저녁을 먹기로 한다.

한상 차려준 음식이 맛있고, 값싸고, 사장님 인심도 좋으시다.



택시를 타고 추정재에 있는 차를 회수하러 가면서 기사님이

지난달에 태웠던 산꾼들 얘길하는데 듣다보니 우리 얘기다.

어디가서든 나쁜짓을 하고 다니면 절대 안되겠다 ㅋㅋㅋ



*청국장 2인분 - 1만 2천원

 미원면 미원초정로 '산넘어 남촌' ㅡ추정재 차회수 비용 1만 5천원 

*미원면 개인택시 043-279-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