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8일 일요일
암릉구간이 많고 산세가 수려한 개룡산을 가기위해
겨울지나고 봄이 오기를 기다린날... 오늘 당첨!
새벽을 가르고 2시간을 달려 계룡으로 간다.
충남 계룡시 엄사면에 있는 무상사 주차장에서
간단히 요기하고 산행을 준비한다.
싸리재 이정표따라 시멘트 도로를 오른다.
중간 갈림길에서 공부가 미흡한데다 찍기도 잘못하여
향적산 방향으로 올라 갔다가 마루금에 접속.
우중충한 날씨가 천황봉을 슬쩍 가려 놓는다.
난 정말 차카게 살고 싶은데 내가 가야만 할길을 막아놓고
출입금지 기간도 무기한 이라서 부득불 목책을 넘는다.
군사기지 보호구역이라하니 심장이 또 떨리기 시작한다.
생강나무가 노랗게 꽃눈을 틔운다.
남다르게 살아가는 소나무
거대한 암릉을 힘들게 오르고
먹먹한 하늘을 마른나무 열매가 수놓고 있다.
알바 할뻔한 묘비있는 갈림길
헬기장을 지나간다.
어~~ 이건 이제보니 지나온 길인지 걸어갈 길인지 헷갈린당
길눈이 이래 어두워가지고 산에 다니니 내 발 고생이 말이아니다 ㅋㅋ
가운데 제일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향적봉이고 걸어온 금남정맥임을 밝힌다.
어느 블로그에는 여기가 용천령이라 하던데...
어떤이는 다르게 올려 놓았다.
이정표가 없으니 정확하게 아는이가 드문가 보다.
나도 잘 모르는데 어쩌나~
천황봉 오르는 된비알 시작.
바위에 오르니 조망이 탁 틔였는데
미세먼지인지 구름인지 안개인지가 분간을 못하게 한다.
베일을 벗고 모습을 드러낸 봉우리들
맨왼쪽 연천봉 아래에 등운암도 보이고 가운데 문필봉,
관음봉과 우뚝한 쌀개봉이 차례로 보인다.
금남정맥은 쌀개봉지나 관음봉에서 우향하여
삼불봉 방향 자연성릉으로 이어진다고.
천황봉을 오르려면 좌측 아래 협곡으로 우회하여야 한다.
눈오고 얼음 얼었을때 이길을 간 선답자들이 무모한건 아니었을까?
그 무모함이 있어야 9정맥 완주가 가능할것 같지만.
천황봉 갈림길에 서서 천단을 바라본다.
버젓한 좋은 길이 나있데도 올라가면 안 된다고.
아쉽고 서운한 마음에 천단을 당겨본다.
최대한 천황봉 가까이에 가보고 싶어 철조망. 철그물로 통제하고
경고문을 세워놓은 선을 넘어 철계단 밑까지 올랐었다.
철조망을 넘으려다 겁이나 다시 돌아온 천황봉 갈림길에서
쌀개봉능선을 바라보며 마음을 가다듬고....
ㅎㅎㅎ 천단 앞에 섰다!!!
천황봉 갈림길에서 천단을 다녀오시는 분을 만났는데,
왜 가다가 돌아섰냐며 여기까지 왔는데 후회하지 말고 갔다오란다.
천단에 서니 너무 좋더라고, 막는 사람도 없으니
10분이면 충분히 갔다올수 있다고 마구마구 부채질을 하셔서 그만~
어렵게 천단 앞에 서니 저절로 절을 올리고 싶어진다.
감사하는 마음과 소원을 담아서....
선답자가 올린 천단 사진에 반해 꼭 올라보고 싶었었다.
가리말라는데 왜 가냐고~
사진도 찍으면 안된다고 말렸던 남편도 기분 업!
천황봉 천단이 먼저 여기 있었고 군시설은 나중에 했을텐데
죄책감 없이 자랑스런 천단에 오르게 해주셨으면 좋으련만.
막힘없는 조망이 장관이다.
천단을 내려서며 산아래 도시와 저수지 조망.
철계단을 내려가 천황봉 갈림길로 되돌아 간다.
맘 졸여서 다시는 못 오를것 같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쌀개봉 능선을 간다.
되돌아 본 천황봉과 쌀개봉 능선
쌀개봉을 우측으로 우회하면 석문을 지나 정상에 오를수 있다고.
석문에 서다.
오롯이 보이는 천황봉
날씨가 흐려 조금 아쉽지만 산행하기는 더없이 좋은 날이다.
거센 비. 찬바람. 눈과 얼음. 강한 햇볕속에서는
험한 바위길 오르내리기가 위험천만 할것 같다.
흙투성이가 된 가느다란 줄에 의지하여 벼랑을 내려가고
암벽을 기다시피 올라간다.
천황봉과 쌀개봉
관음봉 고개
후들거리는 다리로 다시 돌계단을 오른다.
정상석 다툼을 피해서 인증샷~
쌀개봉능선에서 밧줄과 씨름하며 수직에 가까운 암릉을
오르락내리락 하였더니 녹초가 되었다.
관음봉 765m
겨우 차지한 정상석
가야할 계룡능선
금잔디 고개와 삼불봉 장군봉이 보인다.
노란모자를 쓰신분은 무안에서 계룡산을 한번 와보고 싶어
노래를 부르다가 결국 털고무신을 신고 혼자 오셨단다.
경치가 이리 좋으니 친구들에게 보여줘야겠다고
투지폰에 열심히 절경을 담는다.
멋진 배경 앞에서 사진을 찍어드리니 무지 좋아하신다.
사진찍을 틈새를 안주고 올라오는 사람들땜에 그냥 찍었는데
모두들 자연스레 잘도 피하셨네ㅋㅋ
험난해 보이는 가야할 바윗길
암릉길을 숨기고 부드럽게 보이는 지나온 길
기암괴석과 멋진 소나무가 많은 곳엔 사람도 많다.
벼랑끝에 엎드려서 살아가는 소나무
관음봉에서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길은
암릉길이지만 안전 가이드와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지나온 쌀개봉과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자연성릉
암릉이 자연스럽게 성곽처럼 둘러쳐져서
붙여진 이름이 자연성릉이라고.
넘나 멋지고 신비스럽다.
쌀개봉에서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골짜기에 자리한 동학사와 학봉리 마을도 어슴프레 보인다.
몇걸음만 더 가면 아늑하고 편안한 장소가 있었는데
한치 앞을 못보고 옹색스런 자리에서 점심을 먹는다.
뒤돌아 볼 때마다 멋진 풍광이 더해져 수려한 계룡능선
삼불봉 직전 삼불봉 갈림길에서
금잔디고개 방향 진행
금잔디고개로 내려가는 가파른 길
금잔디고개
갑사쪽으로 내려가고 올라오는 등산객이 많다.
수정봉에 수정은 없고 웬거여?
ㅋㅋㅋ 아재개그 하면 눈총 받는디.
612봉을 가려면 된비알을 더 올라야만 할것이니라
612봉
만학골재로 내려가는 도중 능선 중간쯤에서 좌측 9시 방향 진행
시그널이 가뭄에 콩 나듯 붙어 있어 갈림길에서
무심코 알바 하러 가는 남편을 여러번 불러 세운다.
찡그리고 있던 날씨가 더 못 참고 비를 뿌릴 모양이다.
능선타고 가다가 우측 사면으로 내려가는 갈림길로 간다.
만학골재
도로건너 절개지 철조망 좌우로 시그널 따라 마루금 접속
간식 먹고 된비알 오르기
삼각점이 있는 걸 보니 327봉 인가 보다 했는데
324.8봉 이란다.
이봉이 그봉 맞겠쥬?
봉우리 내려 섰다가 차례를 기다리는 봉우리로 오른다.
차분한 마음으로 걷는길
269봉 이려니 하고
윗장고개에 내려선다.
블친인 동생이 마중나와 반갑게 해후하고
무상사에 있는 차를 회수하러 간다.
꽤 먼거리를 왕복하게 해서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이 교차한다.
백두대간 2차례 완주와 9정맥 완주를 기록하고도
지금 무엇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겸손해 하는 사람.
늘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성실하게 실천하며,
배려하는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는 바른사람.
이런 사람을 가까이 하면 찔리는 구석이 많고
반성할것도 많은 나같은 사람은 처신하기가 어려운데....
두번째 만남인데도 20년을 알아온 지인처럼
친근하고 싹싹하게 구는 젊은 친구~
칼국수 사주고 새집구경도 시켜주며
다음번 산행까지 픽업해주겠다며 부담을 팍팍준다.
난 받는것도 베푸는 것만큼 어색한 사람이라
많은걸 배우고 본받아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