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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떠도는 인생길/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5일째/ 푸엔테 데 레이나~에스테야 21.9km 7시간 20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8. 5. 30.

2018년 4월 20일 금요일

 

 

베개가 높아 불편하여 뒤척뒤척하며 자다깨다 반복

다행이 남편은 코를 골며 잘 자는 듯 하다. 

딸내미도 한번 잠들면 피곤하여 깊이 자는 듯~ 

6시에 일어나 캄캄한데서 짐을 정리하느라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 같다. 

잠자는 분들에게 미안하고 시간은 너무 많이 걸린다..

남편 얼굴을 살펴보니 얼굴 전체가 부어올라 

오늘은 무슨일이 있어도 병원엘 가봐야 겠다고 다짐한다. 

 

 

 

바 에 가서 모닝빵과 커피, 오렌지쥬스로

간소한 아침을 먹고 출발~

 

 

 

200m 가량 길을 가다가 내 손에 있어야 할

핸드폰이 없어서 기절초풍하며 되돌아 가본다.

분명 딸애의 등산화끈을 묶느라 계단에 올려 두었었는데

잠깐 사이에 핸드폰이 온데간데가 없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달려온 나를 보고 딸내미가

진정하고 다시 가 보자며 앞장 선다.

마침 외국인 여자 순례자들이 나오다가 당황한 우릴 보더니

두 손으로 네모를 그려보이며 건물 안을 가르킨다.

카운터에서 핸드폰을 찾아나오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아침부터 험난한 하루가 예고 되는 듯 하다.

 

 

 

내 핸드폰은 여행하는 동안 길라잡이

역할을 해줄 해외 유심칩을 내장하고 있다.

카메라를 따로 가져오면 무거울것 같아 카메라 성능이 좋은

새 핸드폰으로 바꾼지 1개월도 안 되었고.

더구나 순례길 걷기 전 3일간의 파리여행 사진과

순례길에서 찍은 사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국보급이다.

 

 

 

몸이 천근만근이라 무겁기만 한 남편의 발걸음

 

 

 

시름을 달래주는 예쁜 봄꽃들~

 

 

 

뭐가 문제니?

도마뱀~

 

 

 

남편과 딸내미를 기다렸다가 다시 걷기를 반복

 

 

 

어느새 또 뒤쳐져 있는 이들을 기다리며....

 

 

 

엊저녁 간만에 과식을 한 탓인지 

배가 아프다는 딸내미 

요동치는 뱃속을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오르막을 오른다.

 

 

 

아픈을 잠시 잊고...

 

 

 

매일 매일 던져지는 총체적 난국을

어찌 헤쳐나갈 수 있을련지 심히 걱정된다.

 

 

 

무거운 짐들을 배낭 하나에 꾸려 배달 시키고

가볍게 걷는다는 줌마 3인방~

그녀들이 가는 길은

겉으로 보기에 즐겁고 유쾌하다.

 

 

 

유채꽃과 흡사한 노랑꽃들

 

 

 

어제 빨아 널은 수건과 양말이 

덜 말라 주렁주렁 달고 간다.

 

 

 

햇볕은 뜨겁고

몸은 아픈데

어께를 짓누르는 무게를 견디며 고행~

 

 

 

몸이 아픈 남편과 딸내미의 짐을 덜어 

더 커진 내 배낭도 어께를 짓누르고 있다.

 

 

 

주저앉지 않고 발걸음을 옮겨 줘 고마운 딸내미

 

 

 

우리 뿐 아니라 생장을 넘어와 순례 5일째를 맞는

대부분의 순례자들이, 절뚝이며 걷거나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며 느리게 걷고 있다.

 


 

힘겨움을 가중시키는 오르막내리막 연속~

 

 

 

노란 화살표와 조개문양은 순례길 증표

 

 

 

기부제로 운영하는 간식과 기념품 판매대

 

 

 

예쁜 꽃을 즐길 마음의 여유가 없이

걷기만 하는 것 같다.

 

 

 

풀꽃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이

빨리 나오기만을 학수고대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

 

 

 

 

 

 

 

몸살기가 있는지 춥고 구토중세도 있다고.

콜라를 마시고 상비약으로 가져온

복통약을 먹고 누워서 쉰다.

 

 

 

정신을 가다듬으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딸내미

 

 

 

걸음이 느리니 가야 할 길이 멀기 만 하다.

 

 

 

몇 km를 더 가야하나?

 

 

 

몇 시쯤 알베르게에 들어갈 수 있을까?

 

 

 

찻길 안쪽으로 나 있는 안전한 순례길

 

 

 

시원한 바람이 불고 하늘은 맑고 푸른데

몸이 아파 얼굴에 웃음이 사라진 두사람

 

 

 

풀꽃 가득한 공원 안에서 여유를 즐기는 순례자들

 

 

 

 

 

 

 

큰애가 병원 있는 곳을 알아보고 카톡으로 알려와

에스테야까지 가기로 한다.

 

 

 

이왕이면 꽃밭에서 쉬었다가 가야지~

 

 

 

에스테야에 왔는데 시립알베르게는 어디에 있는지...

 

 

 

ㅋㅋㅋ 아픈 중에도 물많은 계곡에서

사진을 찍어달라는 남편

 

 

 

간신히 시립알베르게에 도착하여 병원위치를 안내받아

남편과 딸내미가 10분 거리에 있다는 병원엘 간다.

나만 혼자 남아 샤워를 하고 두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동안 애가 탄다.

2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돌아 온

두 사람을 보니 반갑고 안심이 된다.

의사도 원인을 알수 없다고 하며

벌레에 물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1주일분

알약을 처방해 주시며, 2일 후에도

효과가 없으면 큰병원에 가보라 하였단다.

약을 먹고 우선 열이 내리면

점차 붓기도 빠질거라 했다고...

 

 

 

병원에서 서로 안통하는 전문용어로 소통하느라

진땀을 빼는 바람에 딸내미는 아픈것도 잊고 있었단다.

지금은 배 아픈 것보다 배고픈게 더 한다고 마트에 가자한다.

 

 

 

이곳도 관광객이 많은걸 보니 아름답고 이름난 관광지 같다.

시간이 널널한 순례자들은 마음 내키면 하루나 이틀씩

휴식을 취하며 관광을 하고 가는 분위기.

 

 

 

일용한 양식

까르푸에서 사온 냉동식품을 전자렌지에 데워 먹는다.

 

 

 

잠자리에 들기 전 간식을 챙기고

물건하나 하나를 체크하여 배낭에 넣는다.

배낭 무게 때문에 꼭 필요한 물건만

엄선하여 가져왔기에 잃어 버리면 큰 낭패다.

 

 

**3인 하루 지출내역

자판기 콜라 -1.5유로

(바) 콜라 -2개 2유로

시립알베르게 -18유로

수퍼 -20.5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