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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떠도는 인생길/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8일째/ 로그로뇨~나헤라 29.4km 8시간 50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8. 6. 2.

2018년 4월 23일 월요일

 

 

5시 부터 짐을 챙기느라 부시럭거리는 소음에 일어나 보니

순례자들이 야반도주를 한듯 침대들이 텅 비어있다.

우리도 널브러져 있는 짐들을 챙긴다.

침낭을 돌돌말아 침낭주머니에 넣어 배낭  맨 밑에 쑥 밀어 넣는다.

잠 자리 옷과 여벌옷도 갈무리하여 집어넣고

양말, 속옷, 수건을 넣은 주머니와 화장품 케이스, 세면도구와 세제봉투

간식 봉지등도 차곡차곡 배댱에 넣으니 크기와 무게가 장난 아니다.

 

 

 

스틱 한 벌을 가져와서 몸 아픈 딸내미와 남편이

스틱 1개에 몸을 의지하고 다녔었다.

어제 아침 알베르게에서 나오며 스틱둔 곳에 가보니

누군가 스틱 1개를 바꿔 들고 간 모양~

아무리 찾아 봐도 없어 잃어버린 셈치고 한개만 들고 나온다.

 

 

 

 

늘 같이 다니는 두 사람.

외국인들은 몇 번을 봐도 볼때마다 누가 누군지 헷갈린다.

반대로 외국인들은 우리 세식구를 보면 금방 알아보는 듯이

Are you Korean?

부엔 까미노~^^ 하고 먼저 인사 할 때도 많다.

 

 

 

 

공원안에서 맘 놓고 사는 청솔모

사람이 지나가는데 아는체도 안 한다.

 

 

 

호수를 지나간다.

 

 

 

이~~~딴만 호수

 

 

 

 

고기반 물 반

 

 

 

안개가 껴서 시원한 아침

 

 

 

철그물 울타리에 순례들이 만든 십자가가 수두룩~

 

 

 

 

스페인에 와서 제일 먼저 좋아 하게 된 또르띠아

토마토까지 겉들여 나와서 맛있게 먹었당^^

 

 

 

노란 화살표와 조개문양 이정표 따라 낯선 골목길 행진

 

 

 

 

 

 

 

젖은 빨래가 들어있는 배낭 때문에 

갈수록 어께가 빠질듯이 아프다.

남편이 내 짐을 덜어 준다.

 

 

 

무엇인지 몰라도 의미가 있는 동상일것 같아 사진에 담아본다.

 

 

 

딸내미 발바닥이 불난 듯 따끔거려 열을 식혀준다.

 

 

 

정상을 되찾은 남편의 한껏 여유로워진 모습이랄까 ㅋㅋㅋ

 

 

 

외국인 순례자들은 등산화를 폼으로 갖고 다니다가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분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툭하면 배낭에 매달고 샌들 신고 가고,

전기줄에 매달아 놓고 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꽃을 꽂는 화병으로도 쓰고

입 간단에 장식해 놓고 가기도 하는걸 보면...

 

 

 

 

 

 

 

고대하던 휴식시간

 

 

 

'뭐를 시켰길래 아빠가 싫어하는 하몽 바게트 샌드위치가 나온기고?'

자기는 다른걸 시켰는데 바텐더가 잘못 알아듣고 이렇게 주었으니

담부터 우리더러 시켜 먹으라고 큰소리 치는 딸내미~

"뭘 그걸 가지고 그려냐~

하몽 빼고 먹을테니 계속 니 맘대로 시켜줘잉"

 

 

 

 

 

 

 

포도주로 유명한 '리오하' 지역

 

 

 

 

 

 

 

봄을 맞아 풀을 없애고 거름을 주기위해 밭갈이 한 포도나무 밭

풀약을 치고 포도나무 옆에 막대를 세워

줄을 연결하는 작업까지 해야 하는 것 같다.

 

 

 

 

들에서 일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는데

포도나무 밭들이 새봄맞이 단장을 마치고 있다.

 

 


다리건너에 있는 알베르게를 찾아 간다.

건물 위의 산들이 멋지다.

 

 

 

땀흘리며 들어서는 순례자 들에게 자원 봉사자 할아버지가 

두 손으로 공손히 차를 대접해 준다.

할아버지의 친절한 접대에 포근하게 느껴지는 알베르게.

 

 

 

해가 쨍쨍한 날은 세탁비를 아끼려고 손빨래을 해서 널어 놓는다.

잘 마르게 하려면 햇볕이 비추는 곳으로 옮겨가며 

뒤집어 널어야 하고 해지기 전에 걷어 들이는 것도 신경쓰이는 일이다.

 

 

 

슬슬 마실겸 장보기하러 나가볼까나~

 

 

 

알베르게 뒷 골목에 있는 슈퍼를 두고 다리건너 멀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뒷골목에서 장을 봐 온다.

고생이 모자라서 종종 사서도 한다 ㅋㅋㅋ

 

 

 

 

 

 

 

양파 1개와 햄을 넣어 만든 토마토 파스타와 컵 라면

가장 손 쉬워서 자주 해먹는 단골 메뉴~

외국 사람들 앞에서 파스타 면을 삶으니

코리안은 밥을 먹지 않느냐고 묻는다.

순간 말문이 막혀 있다가 밥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렵다고 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계란 값이 싸서 12개 들이 한판을 사면

후라이 해먹고 나머지는 삷아서 간식으로 먹는다.

 

오랜만에 캐나다로 이민 간 한국인 순례자 부부와

젊은 남녀 순례자가 라면을 끓여 먹으러 주방으로 들어와

서로 인사하고 얘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핸드폰 불빛을 비추며 딸내미 발바닥의 물집을 바늘로 쑤셔대는데

겁이나서 구멍을 뚫지 못하는건지 발바닥이 두꺼워서 안 뚫리느건지 모르겠다.

건너편 침대에서 구경하고 있던 외국男이 렌턴을 주며 계속 해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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