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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떠도는 인생길/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9일째/ 나헤라~그라뇽 28km 7시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8. 6. 2.

2018년 4월 24일 화요일

 

 

스틱 둔 곳에 있어야 할 스틱이 1개 뿐이다.

누군가 자기 것과 바뀐걸 모르고 가져 간 모양이다.

달랑 한벌 가져 온 스틱으로 이제껏 남편과 딸내미가

불편한 몸을 스틱 1개에 의지하며 걸어 왔는데....

아쉽지만 잃어 버린 셈 치고 숙소를 나선다.

 

 

 

모처럼 컨디션이 좋다는 딸내미와

얼굴의 붓기가 많이 가라앉은 남편의 순조로운 출발~ 

 

 

 

안개가 살짝 껴있어 날씨가 시원해서 좋다.

 

 

 

무르익은 까만 포도가 주렁주렁 열려있는 어느 가을 날

달콤한 포도향이 진동하는 이 길을 걸으면 얼마나 좋을까!

가을이 되면 이 포도밭들이 문득 생각 날 것 같다.

 

 

 

어께가 많이 아파 배낭 한 개를 배달 시켜 

한결 가벼운 발걸음과 유쾌한 순례길~

 

 

 

큰 수로가 마을로 이어져 있다.

 

 

 

 

 

 

꽃나무 가로수 아래에서~

 


 

아침에 한 두 시간 걸은 후에 '바' 에 들어가서

간식을 먹으며 커피나 쥬스를 마시는 시간이 좋다^^

떠듬떠듬 주문하고 순번 기다렸다 화장실 다녀오고

와이파이로 카톡하는 사이 시간이 훌쩍 지나버려 항상 아쉽지만.

 

 

 

한 눈 파는 사이에 점점 간격을 벌이며 멀어져 가는 두사람.

 

 

 

순례길 걷기 9일째

몸도 마음도 술례길에 적응되어 가는 듯 하다.

딸내미가 나를 견제하며 열심히 걷고 있다^^

 

 

 

 

 

 

 

걷기에 좋은 조건이 고루 갖춰져

경쟁하듯 선두다툼을 벌인다.

 

 

 

게 섰거라~~~

 

 

 

우리보다 2시간 가량 일찍 출발하여 걷다가 벤치에 앉아 있는

캐나다로 이민 간 한국인을 다시 만나니 쉬었다 가라 한다.

1970년대에 이민가서 모진 고생하며 자식들 뒷바라지한 이야기와

의사가 된 딸이 순례길을 추천하여 오게 된 사연등을 들려주신다. 

천주교 신자라 성당을 들러가며 천천히 걷는다 하여

사진촬영을 같이 한 후 '부엔 까미노~" 하며 아쉽게 작별한다.

 

 

 

 

 

 

 

 

 

 

 

이곳애 서 있는게 꿈만 같은데 꿈이라면 깨지 말기를~^^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다양한 경험을 할수 있어

계속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다시 찾아오는 순례자가 많은게 당연하게 느껴진다.


 

 

 

 

 

 

딸내미가 노래를 부른다 신나게~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년 살고 싶어~'

 

 

 

군데군데 포인트를 주는 푸른 초원위의 노오란 유채꽃

 

 

 

 

 

 

 

지루한 줄 모르고 꽃길만 걸어온 것 같다.

 

 

 

 

 

 

 

점심으로 세 사람이 나눠먹을 또르띠아와 샌드위치

또르띠아는 감자와 계란이 주재료인 듯한 스페인 음식이다.

'바' 마다 크기도 다르고 맛도 다르지만

제일 믿고 먹을 수 있어 자주 시키는 메뉴다.

 

 

 

동네가 조용하다.

학교가는 애들도 못 봤는데

아이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햇볕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한 걸음이라도 빨리 가야지~

 

 

 

그늘이 없어 아쉽다.

 

 

 

 

 

 

그라뇽 교구 호스텔

 

 

 

우리의 흔적도 남겨둬야지~~

 

 

 

시설이 열악하지만 기부제로 운영되며

핸드폰 사용을 금한다.

저녁과 아침 제공하며 순례자들이 함께 

저녁을 만들고 교류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저녁 걱정을 덜어서 할일 없이 베회하다 그늘에서 쉰다.

 

 

 

시에스타 시간에 문닫힌 슈퍼앞에 서서

문이 열릴때까지 열려라~ 참깨!! 주문하나?

 

 

                                        

 

아빠가 사준 딸내미 까까

 

 

 

낯선 순례자들이 한데모여 서로를 소개하고

수다를 떨며 저녁 준비를 하고 있다.

 

 

 

눈물없이는 썰 수 없는 셀러드용 양파 썰기

 

 

 

막간을 이용한 와인 마시기 쑈!!

세번째 도전자~

 

 

 

세계인이 하나가 되어 흥겨운 노래와 율동을 연습하여

동네를 행진하며 즐거움을 선사하고 음식을 기부 받아 오는 의식.

지목받은 사람들이 각 나라를 대표하여 노래를 부르는데

첫번째로 갑작스레 우리가족을 지목하여 '오~ 필승 코리아"를 부른다 

몇몇분이 크게 따라 부르며 호흥해 주셔서 기뻤다^^

 

 

 

 

구운 고구마를 기부받아 숙소로 돌아오는 행렬

 

 

 

행복한 식사 시간~

 

 

 

다진 고기와 가지를 볶아 만든 소스로 버무린 파스타,

셀러드와 구운 고구마, 바게트 빵과 와인, 과일등 풍성한 식탁

 

 

 

그 많은 그릇들을 설겆지하여

순식간에 말끔히 정리 한다.

다 같이 참여하니 일하는것도 즐겁다.

 

나름 인테넷 강의를 들으며 영어회화 공부를 했는데

막상 외국인이 질문을 하면 머리속이 뒤죽박죽.

무슨 말인지 어쩌다 알아 들어도

순서가 뒤죽박죽으로 떠오르고 겨우 단어만 튀어나온다.

한마디 이상 외국인들과 대화를 나누진 못했지만

좀 더 친밀해진 느낌이 들고 뿌듯해진다.

 

 

 

**3인 하루 지출내역

바- 3.3/3.5유로

수퍼-3.99유로

알베르게 -기부제

가방 배달-6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