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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떠도는 인생길/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28번째/페레이로스 -팔라스 데 레이 35.4km 9시간 20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8. 6. 12.

2018년 5월 13일 일요일

 

 

오랜만에 가방을 보낸다.

35.4km를 걸어야 해서...

가방 하나에 무거운 짐들을 때려놓고

바 에 갖다두고 한국인 순례자들과 작별을 고한다.

우리보다 짧게 걸으실테니 다시 만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산티아고 순례길100km 표지석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가 딱 100km

누군가 등산화를 또 두고 갔다.

이제는 맨발로도 갈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인가?

 

 

 

어느사이에 뒤따라 온 산악회원팀(중년 남 ,여 ) 두분과

서로 기념사진을 찍어 주고 끝까지 파이팅 하길 다짐한다.

 

 

 

산티아고까지 4일이면 머나 먼 여정이 끝난다.

지나간 날들을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고,

벌써 끝날날이 멀지 않았음이 믿기지 않는다.


 

 

시골마을이라 바 도 안보이고 어쩌다 

만나는 바 도 아직 문을 안 열었다.

엊저녁에 남은 밥을 다 처리하느라 과식한 것이  

딸내미의 배탈로 이어져 또 고역을 치르고 있다.

 

 

 

길게 잡으면 2개월 짧게는1개월을 끊임없이 걸어야

끝낼수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

이 길은 끝날때까지 맘을 졸이며 하루하루를

버텨내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 같다.

초보자도 노련한 경험자도 똑같이 인내하며

한걸음 한걸음 꾸준히 걸어야만 되는 길이다.

 

 

 

중간중간 바가 없었다면 걷는 재미도 덜 하고

순례자의 처지도 매우 고달펐을 것 같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와 휴식공간

그리고 깔끔한 화장실을 제공하는 바 ~

알베르게와 함께 순례길의 일등공신이 아닐련지...

 

 

 

 

 

 

오늘도 주인을 찾지 못한 모자를 배낭에 달고 다닌다.

어쩌면 우리가 모자와 모자주인을

영영 갈라 놓은 건지도 모르겠다.

좋은 일 좀 해보려 했는데...

맘대로 안되는구만!

 

 

 

완만한 오르막길

 

 

 

강 건너 마을 구경하기

 

 

 

다리 한켠에 나 있는 인도로 강을 건너가는데

물이 깊고 찰랑거려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포르토마린

뒤에 있는 줄 알았던 산악회원팀 아줌마가

혼자 계단에 앉아 있다.

우릴 보더니 혹시 자기랑 같이 다니던

아저씨를 못 봤냐고 묻는다.

볼일이 있다고 먼저 가라 해서 앞에 와서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를 않는다고.

 

 

 

 

우리가 앞에 가면서 혹시 아저씨를 만나게 되면

뒤에서 아줌마가 기다린다고 전해주기로 한다.

 

 

 

일행과 헤어져서 애가 타는 아줌마를 보니

남의 일 같지가 않아 걱정이 된다.

아저씨는 비행기에서 내릴 때 가방도 잃어버려서

거의 빈몸으로 다니시는것 같았는데....

 

 

 

승합차로 이동하여 짧은 구간 순례길

체험을 하시는 분들을 만난다.

하필이면 비오는 날 이고, 풍경도 인상적인

구간이 아니라 실망하시지나 않으실련지. 

 

 

 

생장에서 출발한 우리들은 그 동안 쌓아 온 추억이 있어

어떠한 코스를 걸어도 아름다웠던 순례길로 기억 될것이다.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 말구~

 

 

 

스페인에서 처음 보는 공장 건물.

냄새가 고약한 걸로 봐서 분뇨 정화시설이나

거름 공장이 아닐까 점쳐본다.

맞으면 한국가서 돗자리를 깔아야지 ㅋㅋㅋ

 

 

 

날씨가 우중충하고 춥다.

스페인의 북서부인 갈리시아지방에 들어오면서

연일 구름이 끼거나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

 

 

 

어제는 발가락이 아프다더니 오늘은

발등이 아파서 천천히 걷고 있는 남편

 

 

 

저녁마다 세 식구가 맨소래담으로 어께와

다리를 맛사지 하고 안마도 해준다. 

4일만 걸으면 되니 한편으론

빨리 끝내게 되어 기쁘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몸은 계획한 만큼씩만

체력을 준비하는지도 모르겠다.

팔팔하게 걷다가도 알베르게에

짐을 풀고 나면 만사가 귀찮다.

몸이 천근만근이라 동네마실은 고사하고

마트가는 것도 큰 일이고 계단오르기는 죽음이다 ㅋㅋㅋ


 

 

오랫만에 만난 바 에는 순례자들로 인산인해다.

순례자가 부쩍 늘어나기도 했고 비를 피하기 위해

너도나도 쉬었다가려고 들어온 모양이다.

주문을 하는데도 20여분을 기다려서 했는데,

피자가 나오기까지 30여분이 더 걸린다.

 

 

 

덕분에 푹 쉬고 있다가 아침에 작별을 고했던

한국분들을 모두 다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산악회윈팀 아줌마가 잠깐 바 에 들러

일행인 아저씨가 계시나 살펴보고 나간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못 만나고 엇갈릴까봐

바에서 쉬지도 않고 계속 찾아 다닌다고 한다.

 

 

 

완만한 오르막이 길게 이어진다.

순례자들이 지쳐서 아주 천천히 걷고 있다.

 

 

 

비옷색이 다양한데 분홍색을 입은 사람은 딸내미 뿐이라,

비옷이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순례자도 있다.

 

 

 

순례자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가는데,

천천히 걸어도 쉬지 않고 걸으면 앞서 가게 된다.

 

 

 

고개를 넘어오니 마을이 보이고

비가 더 세게 내린다.

 

 

 

아직도 뱃속이 좋지 않은 딸내미의

바 를 향한 급한 발걸음을 좇아간다.

 

 

 

아무리 급해도 바 에 들어가 주문을 하고나서 

화장실을 사용하는 딸내미 인데 화장실 먼저 가라고 떠민다.

화장실에 다녀온 딸은 배탈이 났으니 뭘 먹으면 안 되고,

점심을 많이 먹은 우리도 배가 부르니 그냥 가기로 한다.

 


 

딸내미가 화장실 사용료 격으로 음료수라도 마셔야 하는데

그냥 가자 했다고 우리에게 일장연설을 한다.

얌체같은 행동을 하여서 한국사람들 욕 먹이는 거라고.

담부터 그런일이 있을땐 중국사람 인척 해야 되겠다 ㅋㅋㅋ

 

 

 

걷던 길에서 조금 산위로 오르면

보이는 곳에 사람들 소리가 난다.

갔다 오기도 귀찮고 가서 봐도

뭔지 모를것 같아 아래에서 사진만 찍어둔다.

 

 

 

 

 

 

돌담에서 서식하는 다육이가 욕심나게 예쁘다.

 

 

 

비를 맞고 쑥쑥 올라오는 고사리

한국에서라면 열일 재쳐두고 꺽을텐데,

두고 가기 아까워서 사진에 욕심껏 담는다.

 

 

 

커다란 개미 모형

 

 

 

딸내미가 놀라는 소리에 돌아보니

오래전에 만났던 순례견이다.

세상에나~~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반갑고 대견하다.

그때 만났던 순례자들도 모두 이처럼 잘 걷고 있겠구나!!

 

 

 

오늘은 우리가 하루에 걷는 거리 중

제일 긴 35.4km를 걷고 있다.

체력을 충전하여야 남은 거리를

마저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동네 맛집인지 이 동네서람들이

다 나와서 식사을 하는 것 같다.

직원들이 여럿인데도 바빠서 한참만에야

주문을 받고, 음식도 시간이 오래 걸려 나온다.

 

 

 

산티아고가 가까워지면서 부터는

바 에서도 스템프를 찍고 간다.

스템프를 찍어주고 동전을 기부받는 곳도 있다.

 

 

 

나무들의 몸통을 칭칭 감고 올라 간

담쟁이 넝쿨과 식물들이 볼만하다.

 

 

 

조금 남은 거리가 항상 더 멀게

느껴져서 지루하다.

 

 

 

미리 예약한 캡슐 알베르게

독특한 알베르게에서 새로운 체험을 하게 한

딸내미의 안목에 찬사를 보낸다.

 

 

 

주방에 딸린 다이닝룸

첨보는 한국인 남,녀,노,소 여러분들이

익숙한 솜씨로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문을 연 마트가 어디에 있는지 물어서 장보러 나간다.

마트에도 첨보는 한국인 들이 어찌나 많은지,

김사장, 최사장, 사모님....등등

그들의 저녁거리를 컨닝하여 쌈채소와 전기구이 통닭을 산다.

 

 

 

고기가 먹고 싶다는 딸내미의 요청이 있었는데

전기구이 통닭으로 대신하여 쌈에 싸먹는다.

별미라서 절반만 먹으려던 통닭을

앉은자리에서 다 끝내 주었다^^

 

 

 

딸내미 집 방문 기념 샷~ㅋㅋ

 

 

 

나 만의 공간

굿 이브닝~

해브어 굿 드림즈^^

 

 

 

**3인 하루 지출내역

바 -20/ 4/ 8/ 유로

맘트장보기 -23.25 유로

알베르게 -30유로

가방- 5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