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람따라 떠도는 인생길/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29번째/ 팔라스 데 레이~리바디소 26.4km 7시간 20분

by 막무가내 옥토끼 2018. 6. 14.

2018년 5월 14일 월요일

 

 

캡슐 알베르게에는 좁은 침실이지만 

전기 콘센트를 비롯 선반, 전등이 설치되어 있다. 

커텐을 치면 아늑한 나만의 공간이라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쉬다가 편히 잠들수 있었다.

일찍 잠이 깨었으나 밖은 안개에

휩싸인채 비를 뿌리고 있다.

차갑고 어두운 거리로 나서기 싫어서 

게으름을 피우며 귀한 시간을 흘러보낸다.

 

 

 

주방으로 내려가 컵라면에 샌드위치,

요플레를 먹고 출발 준비를 서두른다.

 

 

 

딸내미는 항상 바빠서 등산화끈을 묶을 시간이 없어 보인다 ㅋㅋㅋ

 

 

 

팔라스 데 레이 경계를 지난다.

 

 

 

초반에는 순례자들이 어두컴컴한

새벽에 출발을 서둘렀다.

그들도 산티아고가 가까워질수록

우리처럼 게으름을 피우는 것 같다.

 

 

 

아침을 먹고 나와서 바 를 그냥 지나간다.

 

 

 

비오는 날이라 그런지 배낭을 보내고

빈몸으로 걷는 순례가 많다.

 

 

 


 

 

비가 내리고 있어 한층 더 싱그러운 숲

 

 

 

 

 

 

 

2시간 걸어와서 쉬어간다.

 

 

 

 

 

 

 

다리를 건너고

 

 

 

건물벽에 예쁘게 화분을 걸어놓은

집도 구경하며 지나간다.

이 곳의 사람들은 대부분 꽃을 좋아하여 집 앞의

작은 텃밭에 채소 대신 꽃밭을 가꾸는 곳이 많다.

 

 

 

 

요즘 계속 비가 오락가락 하는데

신발이 젖을 정도의 큰비는 아니라서 다행이다.

 

 

 

멜리데에서 유명한 문어요리집을 찾았다.

식당이 꽤 큰데 문전성시를 이룬다.

전날 마트에서 만났던 한국사람들이

모두 이곳에서 문어요리를 먹고 가는 듯 하다.

한입 몰아넣은체 사진에 찍힌다 ㅋㅋㅋ

 

 

 

'뽈뽀"라 부르는 문어요리를 처음 먹어 보지만

부드럽고 맛있어서 바닥을 본다^^

 

 

 

잠시 멈추었던 비가 더 세게 내려서

벗었던 우비를 다시 입고 걷는다.

 

 

 

 

 

 

 

기념품 가게

 

 

 

소를 키우는 곳을 지나면 분뇨냄새가 나긴 해도

흐르는 물은 어디가나 깨끗하게 보인다.

정화 시설이 잘 되어있어 그런가?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가 어디나 비슷해 보인다.

좁은 내리막길과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어서.

 

 

 

 

 

통통한 고사리가 지천인데 이곳 사람들은

고사리를 먹지 않는가 보다.

탐스러워 그냥 두고 가기가 아깝다.

 

 

 

 

 

 

 

 

 

양들을 애완용처럼 뜰에 풀어놓고 키우는 듯하다.

 

 

 

어느집 앞에나 작은 집이 세워져 있어서

뭔지 궁금하지만 말이 안 통해서 물어보질 못한다.

자세히 살펴보니 건조장 비슷한 용도인지

통풍이 잘되게 사방벽에 틈새를 두었다.

 

 

 

돌담을 장식하는 담쟁이

 

 

 

특이한 꽃도 구경하며 쉼없이 걷는다.

 

 

 

얼마전에 만났던 한국 젋은이가 앞에

혼자 걷고 있어서 다가가 얘기를 나누어 본다.

 

 

 

동생이 몇해전에 먼저 다녀오고 소개해줘서

군재대 후 바로 이곳으로 날아왔단다.

여기를 혼자 오길 잘 했다며 아마도 친구랑  같이 왔으면

서로 힘들어서 짜증을 내거나 헤어져 걸었을것 같단다.

 

 

 

새벽에 눈이 떠지는대로 걸었는데 새벽별이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없었다고 한다. 

내일은 남은 42km를 하루에 다 걸어서

산티아고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그 후, 묵시아와 피니스테르에도 걸어서 갈 계획이며

한달 정도 유럽예행을 더 한 뒤, 귀국 할 예정이란다.

젊음과 패기있는 도전에 맘속으로 응원의 박수를 치며 

귀국하는 날까지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길 기원해준다^^

 

 

 

 

 

리바디소 언덕위에 있는 알베르게에 짐을 풀었다.

잠시 후에 전날 마트 있는 곳을 친절하게 알려준

아가씨 일행을 만나 반가워서 자리를 같이 한다.

제주도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온 싹싹한 효녀 아가씨와

순례길 초반부터 함께 걸으며 한솥밥을 먹는다는 중년 부부~

제주도 아버지가 이 길을 걷고 싶으셔서 

오랜시간에 걸쳐 어머니를 설득하셨다고 한다. 

올레길을 걸으며 체력을 보강하고 왔어도 연세가 있으셔서

엄마가 힘들어 하시는데 아버지는 눈치 없이 좋아하신단다.

딸의 입장에서 엄마 건강이 염려되어 초반에 순례길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아쉬움이 커서 담에 혼자 다시 오겠단다.

 

 

 

 

남편이 발등과 발목이 많이 아프고 부어서

어제, 오늘 진통제를 먹고 걸었었다.

제주도 부모님이 초반에 다리가 아파 가져온 쑥뜸으로

효험을 많이 봤다고 남편발에도 직접 쑥뜸을 해주신다.

 

 

 

 

한가하던 분수대에 외국인 청년들이 몰려들어 떠들썩 해졌다.

차가운 물속에 몸을 담구고 소리소리 지르는데,

우린 부러운 눈길로 발산하는 젋음을 바라보았다.

 

 

 

**3인 하루 지출내역

바 -6/ 뽈뽀요리 23.6 유로

알베르게 -30유로

저녁식사 -13.5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