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7일 토요일
3주전에 산행날을 받아 놓고 장마라서 걱정이 많았는데
이번 주말은 다행히 구름낀 날씨로 결정난 듯 하다 ㅋㅋㅋ
경주행 심야 버스를 탔는데 예정시간 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하여 쓸데없는 시간이 남아돈다.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버스터미널은 문이 닫혀있고
차에서 내린 승객들이 오갈데 없어 오락가락하다 어디론지 사라진다.
우리도 터미널 뒤쪽에 있는 24시 국밥집을 찾아 들어
국밥 한그릇을 시켜놓고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한무당재에서 땅고게까지 31km를 악으로깡으로 걸어보고자
작정을 한터라 택시를 타고 와서 일찍 산행을 시작한다.
내리던 비도 주춤 물러서서 선선한 날씨다 ^^
풀잎에 맺힌 물방울을 바람이 날려보내고 있다.
바람결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느닺없이 쿼~엉? 하며 후다닥 뛰는 소리에 놀라
정신을 수습하고 눈으로는 소리를 좇아가 본다.
멈춰선 커다란 멧돼지가 나뭇잎 사이에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새끼 멧돼지 3~4마리가 어정어정 어미한테 달려가는게 보인다.
이후로는 서로 놀라는 일이 없도록 스틱으로 탁탁 소리를 내면서 걷는다.
물기를 머금은 낙엽 쌓인 폭신한 등로에
마실나온 버섯들이 도란도란 속삭인다.
오늘 날씨가 정말 좋다고~
오~ 사진으로만 보았던 관산이로군!
관산이 우릴 뺑이 치고 있나?
관산을 옆에 두고 계속 돌아서 간다.
이번엔 된비알 유격 훈련까지....
관산정상
묘지 봉분위에 있는 관산 삼각점
같이 있으니 묘지도 삼각점도 특이해 보인다.
이 동네 검은 나비가 모두 모여서 꽃과
풀잎사이로 날아다니며 숨박꼭질을 하는것 같다.
잡목들도 우리더러 숨박꼭질을 하자는 건지...
나뭇가지들을 헤치고 감춰진 등로를 찾아낸다.
축사가 아닌 듯한 미심쩍은 건물들을 돌아보며
분뇨더미를 지나 시멘트길로 내려간디.
폐쇄된듯한 건물과 농장간판이 어수선한
길을 내려와 시그널을 찾아다닌다.
애기재
산길로 오른다.
만불산
겨우 흔적만 남아있는 표지판
탑들은 오데가고 풀들만 무성하노?
황금대불 뒷모습
버섯에게 헌신하는 그루터기
아화고개
길가에 먹음직스런 자두가 주렁주렁~
손대면 안 되니 사진에 잔뜩 담아본다.
4차선 도로를 건너가기 위해 지하 통로로 내려간다.
철길 건너 저온창고 방향으로 간다.
마을길 따라 올라가 탐스런 과일들이
주렁주렁 열긴 과수원을 지나간다.
포도나무 밭
송이송이 포도송이
복숭아 밭
붉으스레 익어가는 복숭아
황금대불 앞모습이 바라보인다.
동네 뒷쪽 과수원길로 접어든다.
진드기가 무서워 옷과 배낭에 약을 뿌렸지만 안심이 안된다.
진드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약이 앖다고 해서.
송산철탑 방향으로 올라 정맥길을 이어간다.
잡초 때문에 길이 안보일 뻔 했지만 우리 앞에서
4~5명의 정맥꾼이 길을 내주고 있는것 같다.
알바하기 딱 좋은 야산과 과수원길, 갈림길을
앞서 지나간 선답자들 덕분에 잘 찾아간다.
예쁜 꽃밭을 무심코 지나가면 예의가 아니지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낙과한
살구와 복숭아들이 널려있다.
마음 아파할 농장주들을 생각하니
아깝지만 함부로 손을 댈수가 없다.
과일 나무와 밭 농사가 많아
살고살기 좋은 마을같다.
길이 뻥 뚫려있어 휘적휘적 걷는다.
시원스레 뻗은 경부고속도로가 보인다
좌측으로 내려가 지하통로로 건너간다.
풀이 무성하여 산으로 오르는 길을 못찾고
시멘트길을 계속 따라왔다.
양봉장 아래로 내려온 선답자들의
흔적을 발견하고 시그널을 찾아본다.
바로 앞 갈림길에서 좌측 산길로 들러선다.
목초지인듯한 가장자리를 따라가다
'고압 송류관 매설지역' 표지판을 지나간다.
키 작은 코스모스가 몇 송이 보이고,
잠자리와 나비들도 낮게 날고 있다.
벌써 가을 운운하기는 이른데.
낡은 경운기를 이용하여 솜씨있게 지은
마춤한 쉼터가 있어 쉬어가기로 한다.
이번엔 도시락 대신 떡과 빵, 과일을 가져와
여러차례 먹었는데도 점심은 안 먹은거 같다 ㅋㅋㅋ
909 지반도 횡단하면 사룡산 산행안내도가 있다.
점점 고도를 높여가는 오르막
산불 난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한쪽만 타고 등산로 너머로 번지지 않아 다행이다.
우뚝 솟은 저 산이 사룡산 일테지~
계속되는 오르막
정상적인 여름날씨 처럼 덥다면
된비알 오르다 뭔일 나겠다.
이렇게 시원한 바람이 불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이 자리를 빌러 바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본다 ㅋㅋㅋ
깨끗하고 선명한 조망
좀더 당겨서 봐야지~^^
바위를 뒤덮은 노란 돌나물 꽃
높이 오르니 조망은 좋은데 힘들어 죽것네~
와~ 경부고속 철도인듯~
조금 전에 본 마을과 딴판일세
큰 바위을 타고 돌면서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한다.
사룡산 갈림길
정맥길은 좌측방향이지만 0.6km 떨어져 있는
사룡산 정상에 큰맘 먹고 다녀오기로 한다^^
예쁜 산불감시 초소를 지나간다.
워메~ 먹은 것이 금새 또 꺼져 불것네.
요런 길은 이쁘기도 하고 걸을만 해서 좋구만.
사룡산 정상 685m
그렇게 앉으니까 폼은 나는디
꼴은 말이 아니구만 ㅋㅋㅋ
산수국 핀 길을 지나 사룡산 삼거리로 다시 되돌아 간다.
갈길은 많은디 우린 낙동정맥 하러 가야지~
혹시 누군가 딴길로 새버린 사람도 있었을까?
생식마을
무슨무슨 비석도 많고 좋은 말도
많이 새겨 놓았던데 왜 사람은 없을까!?
그리고 빨간 벽돌은 뭐 할라고 이렇게나 많이
사방천지에 쌓아서 쟁여 놨는지 당최 속을 알수가 없구만.
진입로 따라 계속 내려가도 된다는데
굳이 산길로 올라간다.
내리막도 엄청 가파른데.
숲재
여기서 오늘 산행을 종료하먼 좋을텐데
기여히 악으로 깡으로 땅고개까지 가련다.
타 블로그엔 도솔암 진행로라던데
그새 주인이 바뀐모양
앞만 보고 가면 재미 없으니 한번 쯤 뒤도 돌아본다 ㅋㅋㅋ
시그널 따라 잡목숲으로 진행
부산 서문터가 맞는지 모르것지만 퉁치고 간다.
산그리메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비가 고인곳이 많아 철벅철벅한 풀밭을 걸어간다.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760봉
청천봉 표지판이 있음직한데
슬쩍 둘러보고 내려간다.
갈길이 멀어서 맘이 쪼매 급한것도 있구.
오랜만에 부드러운 길을 걸어보는 것 같다.
목장 옆으로 둘러쳐져 있는 선에
살짝 닿았는데 전류가 흘러 깜짝 놀랐다.
앞서 가던 남편이 고라니가 감전되어 죽어 있다하여
시체을 보지 않으려 고개를 외로 틀고 지나간다.
독고불재/어두목장
캠핑장에 텐트 여러동이 자리 잡고 있다.
별볼일 없는 장소 같은데 뭐하러 여기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남들도 우릴 보면 힘든데 뭐하러 하루종일 걷냐고 할거 같다ㅋㅋㅋ
서로의 입장이 되어봐야 그 맘속을 헤아려 볼수 있으리라!
651봉
한발 한발 내딛어 정상에 오르고 목표로 하는 까미득한 길을
완주하는 이 기쁨과 자연이 주는 갖가지 선물을 그들은 모르리라!
급경사 내리막에선 넓적다리와 무릎에
묵직하고 날커로운 통증이 찾아온다.
삐끗하면 넘어져 크게 다칠수 있으니
극히 조심하면서 내려간다.
사나운 억새와 맞서기 위해 복면하고
모자를 단단히 눌러 쓴 다음 돌진한다.
증말 너무해~
오리재
이제는 마지막 1.8km만 가면 된다.
오르내리면서 가면 이거리도 상당히 먼 거리다.
땅고개
12시간 20분간의 기나긴 산행을 종료한다.
속이 다 시원하네 그려~
땅고개에 도착하여 사진 좀 찍어볼려는 찰라에
버스가 와서 급하게 쫒아가 버스에 올랐다.
운수 대통~^^
건천시장에서 내려 건천을 건너가 숙소를 정하고
낼 하루 더 산행을 해야하므로 푹 쉬기로 한다.
난 오늘 처음으로 밥을 먹는다.
된장찌게와 순두부찌게에 밥 한그릇을 뚝딱하고
남편이 한 공기를 더 시켜서 나눠먹는다.
마트에 들러 낼 먹을 간식을 푸짐하게 사들고 숙소로 들어간다.
**2인 지출 내역
동서울 -경주 심야버스 46400원
돼지국밥 1인분 -7000원
경주시외버스 터미널 -한무당재 택시비 2만400원
저녁식사 -1만 5000원
마트장 -8420원
숙박비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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