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4일 일요일
어제 두타산에 올라 무릉계곡으로 내려오는데
급경사 내리막길이 험하고 거칠어서 힘들었다.
연휴라 1박 2일 산행할 계획으로 왔는데 피곤해서
다음날 몸상태를 봐서 산행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동해시에서 잠을 자고 일찍 깨었는데 몸이
불편한 것 같지는 않아 설악산을 가볼까 한다.
지금이 아니면 설악산까지 다시 오기가
힘들고 단풍철도 지날 것 같아 무리수를 둔다.
1시간 30여분을 달려 한계령으로 오르는 길에
설악산의 수려하고 웅장한 산세에 마음을 빼앗긴다.
백두대간 오색령?
여긴 한계령인데 오색령이라 하는가 보다.
한계령 휴게소
주차장을 막아 놓아서 차들을 좁은 도로가에 주차하느라
어수선하고 복잡한데 코로나 19 때문이 아니라 한다.
사유지라서 아침 일찍 개방을 하면 새벽부터 등산객들의
차가 들어차서 낮에 장사를 할 수가 없어 그런다고.....
초반부터 뻑센 오르막이다.
설악산이니까
곱게 물든 단풍을 보니 때 맞춰
잘 온 것 같아 뿌듯하다.
서방님, 힘들어도 고개 들고
예쁜 단풍 좀 봐 보소~
어쩜 이리 아름답게 물들었을까!
오르막에 올라 조망을 보는데 좁은 길 사이로
누군가 떨어뜨리고 간 스틱이 있어 주웠다.
손에 들고 가다가 주인이 나타나면 줄 요량으로~
능선길에 나타난 이정표를 보니 정상까지의 거리가
조금 전 지나오면서 봤던 것보다 줄지 않고 그대로다.
조망을 보고 다시 한계령 방향으로 잘못 간 것 같다.
뒤에 오는 줄 알았던 남편도 만나지 못해 전화를 했더니
나보다 앞서 가고 있기에 맘이 급해 돌부리에 걸려 고꾸라졌다.
다행히 본 사람도 없고 다치지 않았지만 오 년 정도 감수했다 ㅋㅋㅋ
봉우리 직전에 좌측 아래로 내려 기는 길을 보지 못하고
능선의 우회길을 잘못 들어서 원맨쇼를 한 것 같다.
새벽 3시에 출발하여 벌써 대청봉에 다녀오시는 분을 만났는데
그 멀고 힘든 길을 밤새 걸어가서 정상만 찍고 온다고 한다.
이런 진풍경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게 아닐 텐데...
요즘은 높은 산에 오를 때면 지금도 힘이 드는데
더 나이 들면 다시 못 오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원점회귀 산행보다는
종주산행을 하면서 볼거리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설악산의 이런 절경을 보는 행운에 감사하다.
설악산에 올 용기를 낸 것도 스스로에게 칭찬한다.
볼수록 멋지군!
거친 너덜길
멋진 조망 감상
TV에서는 이렇듯 같은 장면들이 계속 나타나면 질릴 텐데
자연은 볼수록 정이 들어 계속 바라보게 된다.
문턱이 연상되는 굽은 나무
대청봉 3.7km
중청대피소 3.1km
떨어진 단풍도 예쁘당.
지나온 능선과 귀때기청봉
끝청봉
중앙에 보이는 봉우리가 귀때기청봉
지나온 방향
코로나로 인해 단체 등산객은 보이지 않고
삼삼오오 무리 진 등산객과 부부, 홀 산하는 분들이 많다.
하얀 공이 있는 왼쪽은 중청봉
오른쪽은 대청봉
중청봉 자락에 알록달록 단풍이 물들고 있다.
당겨본 백담사
중청봉 가는 길
지나온 서부능선
중청봉에서 바라본 대청봉
중청대피소 가는 길
울산바위와 속초시가 확 들어온다.
디청봉을 배경으로 한컷
돌아본 중청봉
설악산 등산은 이번이 4번째이다.
올 때마다 풍경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다.
그러나 벅찬 감동과 황홀함은 여전하다.
중청봉 능선
날씨가 조금 더 맑았으면
동해바다도 잘 보일 텐데...
대청봉에 많은 사람들이 포진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단풍철이 아직 일러서 그런지 여유롭다.
대청봉 1708m
국립공원인 설악산은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높은 산이다.
대청봉을 중심으로 북쪽의 미시령과 남쪽의 점봉산을 잇는
주능선을 경계로 하여 동쪽을 외설악, 서쪽을 내설악이라 부른다
또한 북동쪽의 화채봉과 서쪽의 귀때기청봉을 잇는 능선을
중심으로 남쪽은 남설악, 북쪽은 북설악이라 한다.
1982년에 한국에서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되었다.
100 명산 일흔세 번째 설악산 대청봉 인증~^^
남설악탐방지원센터 5.0 km
한계령에 차를 두고 왔지만 택시를 타면 될 것 같아
남설악탐방센터 방향으로 하산키로 한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청봉을 뒤로 가고 하산한다.
가파른 급경사 내리막에서 몇 번을 넘어질 뻔하다가
한 번은 심하게 발목을 접질려 순간 식은땀이 솟는다.
길가에 주저앉아 발목을 주무르고 돌려보며 안정을
취하고 조심히 살살 걸어보니 삔 것 같지는 않다.
천만다행으로 설악산 산신령께 감사드린다^^
만약 발이 삐어서 걸을 수 없었다면 본인은 물론이고
남편도 몸고생 마음고생이 많았을 거다.
누구든 다치면 안 되니 더욱더 조심스레 내려간다.
계곡을 건너서 우회길로 내려간다.
예전에 한번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오른 적이 있었는데
깜깜한 새벽에 렌턴 불을 켜고 계단을 오른 기억만 남아있다.
모두 다 초행길인 듯 생소하다.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날머리에서 만난 분이
택시비를 1만원씩 반반 부담하자 하여 합승한다.
한계령에 도착하니 아침과 달리 여행 온 사람들로
휴게소가 북적이고 주차장도 꽉 차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늦은 점심을 먹고
연이틀간의 산행사진을 넘겨보니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