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12일 토요일
오전에 걸은 해파랑길 27코스 종료 지점이 부구삼거리인데
100대 명산인 응봉산이 9km거리에 있다하여 오르기로 한다.
하늘이 도우시려는지 이번구간은 해파랑길이 짧아서
일찍 끝나 시간도 있는데다 날씨도 좋으니 금상첨화다.
남편이 차를 회수하는 동안 점심을 먹은 식당에
눌러 앉아 멸치 대가리와 똥을 까며 시간을 떼운다.
덕구계곡입구 등산안내소
어물거리다 오후 2시가 넘어서 산에 오르려니
날이 저물기전에 하산할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등산안내소에 계시는 분이 정상에 올라 원탕 방향으로
하산하여도 4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셔서 믿어 보기로 한다.
빽빽한 소나무 숲
평탄한 등산로가 맘에 쏙 든다.
현위치 : 모랫재
정상까지의 거리를 안내해주는
안내석이 일정한 거리에 박혀 있다.
능선따라 부드럽게 이어지는 등산로
제1 헬기장
점점 거칠지는 오르막길을 만나니
숨소리도 거칠게 튀어 나온다.
친구가 힘들어하여 스틱 한개를
양보하고 앞장서서 걷는다.
오전에 해파랑길을 걸으며 체력을 소모한지라
계속되는 오르막길이 부담스럽고 싫어진다.
제 2헬기장
어께를 짓누르는 배낭무게가 힘겹게 느껴지고
녹초가 된 친구 생각에 마음마저 무거워진다.
정상이 가까워지니 잔설이 많이 보인다.
코 앞으로 다가선 정상
응봉산 정상 998.3m/경상북도 울진에 위치
100명산 아흔 여섯번째 울진 응봉산 인증~^^
정싱에서 내려다본 조망
날씨가 계속 흐려지고 있다.
많이 뒤쳐져 있을줄 알았던 친구부부가 금새
뒤따라 올라와서 잠깐 쉬고 하산을 서두른다.
원탕방향으로 가파른 계단를 굽이굽이 내려간다.
급경사인데다 잔돌이 많아 미끄러지기 쉽상인
등로를 스틱으로 의지하며 조심스레 내려간다.
우람하고 멋진 금강송
안아주고 싶은 잘생긴 금강송들아~~
잘 자라줘서 고맙고 반갑다^^
내리막길은 좀 쉽게 갈줄 알았는데 갈수록 태산이구만!
전망대에서 뭘 보고 있는지 궁금하여 올라가 본다.
작은 금강송이 외초롭게 자라고 있다.
등산보다 더 힘든 하산길~
이럴줄 알았으면 왔던길로 되돌아 갔을거라는 일행들.
좀 미안하지만 난 원탕을 못 보고 가면 더 억울할거 같다.
'악'소리 나오는 급경사 낭떠러지길이 계속 이어진다.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하다!
낙엽 쌓인길도 미끄럽고 위험스럽긴 마찬가지.
13교량 / 영국 포스교
원탕만 보게 될 줄 알았는데.... 지자체에서 아이디어를 내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13개의 다리를 계곡에 놓은것 같다.
덕구온천 원탕
자연용출 되는 온탕에 발 좀 담구고 갑시데이~
원탕과 수건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둣 보인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구고 고생한 발을 위로해 준다.
물이 좀 더 뜨거웠으면 좋았을텐데...
뜨거울것 같은 온천수도 마셔보니
뜻뜨미적지근하다 ㅋ
12교량 /중국 장제이교
효자샘
11교량 / 일본 도모에가와교
다리를 다 지나가야 날머리에 도착할 터인데
아직도 11개의 다리가 남아 있어 마음이 조급하다.
10교량 / 잉글랜드 트리니티교
9교량 / 불국사에 있는 청운교. 백운교
8교량 / 경복궁 향원정에 있는 취향교
7교량 / 스페인 알라밀로교
6교량 / 스위스 모토웨이교
점점 날이 어두워지고 있어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아직도 6개의 다리를 더 건너가야 된다.
5교량 / 독일 크네이교
어슴프레 보이는 계곡이 넘 멋지다.
얼음인지 돌인지 구분이 안가지만
갈 길이 너무 바빠서 사진만 급히 찍는다.
용소 폭포를 아직 못 봤는데 어두워서
찾아볼 엄두도 안나 아쉬움을 남기고 간다.
4교량 / 오스트레일리아 하버교
얼마나 더 가야 될지 모르기에
다리보다 전화기가 먼져 눈에 들어온다.
저 전화기로 구조신호를 보내라는 것처럼 보여서....
3교량 / 프랑스 노르망디교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늘 배랑에 넣고 다니는
헤드렌턴을 커내서 켜보니 건전지가 다 닳아 버렸다.
엎친데 덮친격이다.
2교량 / 한강의 서강대교
지금 시각 오후 6시 43분
산속이라 더 일찍 깜깜해졌을텐데 정월 대보름이
얼마 남지 않아 칠흑 같은 어둠은 면한것 같다.
1교량 / 미국 금문교
드디어 마지막 다리를 건넜다!
덕구온천과 콘도에서 켜 놓은
환한 불빛이 이리 반가울수가 ~!!!
무사히 산행을 종료하게 되어 다행이다.
내 욕심이 과하여 무리하게 끌고 간 여정을
함께해준 분들께 더없이 고맙고 미안헌 마음이다.
남편이 400m 거리에 있는 차를 회수하는 동안
평화롭게 노니는 고양이들을 보며 여유를 되찾는다^^
내일은 해파랑길 28코스를 걸을 예정이라서
부구삼거리에 있는 '그 바닷가 팬션'에 묵는다.
배가 고파서 급하게 시장보고 냄비밥 짓고,
된장국 꿇이고 살겹살을 구워 밥상을 차린다.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은 푸짐하고 행복한 저녁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