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30일 일요일
▼서해랑길 66코스(22.8km)
어제 오후에 태안 서부시장에서 회덮밥과 물회를 먹고
숙소로 들어가 씻은 뒤 시원한 냉방에서 일찍 잤다.
폭염에 걸을 엄두가 안 나지만 가을까지 기다리는건
더 못할 일이라 해뜨기 전에 일어나 걷기로 했다.
새벽 4시 알람소리에 일어나 배낭을 꾸려
서둘러 연포해수욕장으로 간다.
하지가 지나 해가 짧아졌는지 아직 날이 어두워
차 안에서 자다가 눈을 뜨니 5시가 지났다.
도황 1리 다목적회관 앞에 있는 시작점
서해랑길 66코스를 역방향으로 시작한다.
어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분위기의
조용한 연포해수욕장을 다시 한번 둘러 본다.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온갖 풀벌레 소리가 화음을 넣고 있다.
무슨 용도로 쓰이는지 알 수 없는 드넓은 잔디밭이 보인다.
어제도 더 넓어 보이는 잔디 운동장을 지나왔었는데
시설물이 없어 공을 차거나 치는곳도 아닌 둣 하다.
차 길을 건너 우측 길로 들어선다.
일출을 보며 즐겁게 걷다가 길을 잃었다 ㅋㅋ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가 방향을 어설프게 가리키고 있어서
먼 길을 왔다갔다 하느라 30여분 알바하고 제 길로 들어선다.
좌측 언덕에 축사 건물이 있는 길로 진행해야 한다.
아스팔트 길을 따라 근흥의용
소방대 건물을 지나간다.
길 건너 직진~
근흥면 용산리 마을길
꼭끼오~~
여기저기서 장탉이 회를 치며 목청을 높여
마을 사람들을 깨우는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바다가 가까이 보이는데
서해랑길은 숲으로 들어간다.
며칠 전까지 내린 장마비로 농장물 피해가 많다고 했는데
이곳은 다행히 피해 지역이 아닌 둣 하여 맘이 편하다.
이침 7시 20분~
바람이 조금씩 불어와 아직은 시원한 편이다.
지나온 방향을 돌아본다.
날씨는 더워도 왕성한 생명력으로 온갖 곡식과
식물들이 쑥쑥 자라나는 푸르름이 보기 좋다.
그늘이 있어 걷기 좋은 길
방조제길을 따라 갯벌을 바라보며 걷는다.
수 많은 생명을 품어 살리는 갯벌
벌써 폭염이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 밖엔 달리 대책이 없다.
중간에 주차하고 마중 온다던 남편이 몽산포
종료지점까지 가서 주차를 했다고 한다.
물이 무거워 차에 두고 2병만 가져왔는데
벌써 1병을 마셔서 물이 많이 부족할 것 같다.
가게나 민가가 나오면 물을 보충하려던 참에
한적한 농로에 펜션인듯한 건물이 보여 멈춰선다.
맘씨 좋으신 분들이 주춤거리는 나를 보고
들어오라고 불러서 물병을 꺼내 들고 다가간다.
오픈 준비중인 <세프카페>
주인분이 덥겠다고 하시며 얼음물과 시원한 식혜,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까지 선뜻 내주셨다.
이곳은 카페입구와 가로등을 세우고 테라스를 장식하여
카페와 옆에 있는 펜션을 오픈 할 준비중이라 한다.
이 길을 지나는 분들께 시원한 물과 쉴 자리는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 하니 서해랑길을 걷는 분들의 많은 이용 바람^^
펜션 건물
근처에 가게와 쉼터가 없어 힘들었는데 다리쉼도 할겸
더울때나 추울때 들어가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재충전 단단히 하고 의기충천하여 걷는다.
정자가 있어 또 쉬어간다.
카페에서 주신 물과 찐옥수수, 냉커피를
꺼내 놓으니 부자가 된 기분이다^^
갯벌에 숨겨진 보물찾기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그늘에서 다시 땡볕 속으로~
핸드폰에서 폭염경보가 계속 울린다.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물 마시기와
휴식으로 건강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누가 시켜서 이 길을 걷는다면
국민청원이라도 올릴 일이다 ㅋㅋㅋ
간간히 드리워진 그늘을 찾아 걸음을 옯긴다.
축사앞으로 지나간다.
남편이 시원한 언덕배기 그늘에 깔아놓은
돗자리에서 간식 먹고 쉬어간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도 머무는 예쁜 펜션
폭염에 맞서 복면과 양산으로 완전무장하고 걷는다.
참깨밭
감나무길
구간 거리가 길어 힘들면 절반만 걸을까 생각했는데
이미 절반을 넘어섰으니 끝까지 가보는 수밖에....
남들은 펜션이나 콘도를 얻어 바다로 여름휴가를 가는데
난 해년마다 산 아니면 둘레길을 걷느라 땀을 빼고 있다.
일하는 것은 아닌데 쉬는것도 아니어서 여름휴가가
뭔지를 모르고 살고 있는것 같다 ㅋㅋㅋ
몽산포항
몽산리 해변을 걷는다.
그늘 아래 있는 평상에서 쉬어 간다.
물을 원없이 마시면서.
솔숲에 자리한 펜션과 캠핑장이 많이 보인다.
캠핑장도 넓고 캠핑하는 사람들도 엄청나다.
몽산포 자동차야영장
몽산포해수욕장
그늘 한 점 없는 바다를 찾는 이들이 많은걸 보면
더위보다 시원함과 즐거움이 더 우세하나보다.
몽산포 관리사무소
서해랑길 66코스 종료지점
아직 12시가 안 된 시각에
생각보다 일찍 무사히 끝냈다^^
몽산포 해수욕장 부근 식당에서
굴국밥을 시켜 점심을 먹는다.
뜨거운데 시원하고 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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